식비인상 후 학생식당 풍경
식비인상 후 학생식당 풍경
  • 유정우 기자
  • 승인 2003.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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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학부생 박모 군. 1교시 수업을 30분 남긴 아침 9시에 50%나 올라서 1500원이 된 조식을 먹기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식비 인상 후 첫날이라 그런지 아침에도 식당에 사람이 많다. 반찬이 하나 추가되고 후식으로 과일을 제공해주기는 하지만 아직 식질향상을 말하기는 이르니 며칠 기다려 볼 일이다.

점심시간, 오후 수업에도 불구하고 다시 78계단을 내려와 학생식당에서 먹기로 결정했다. 귀찮음을 무릅쓰고 학생식당 이용자 수도 많아져야 적자 폭도 줄지 않겠냐 하는 생각에 내려왔지만 20%의 식비 인상은 예전의 적자 폭 메꾸는 것에 불과한지, 그 동안 복지회를 향해 식질향상을 이야기했던 것은 힘없는 메아리였나보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들린 Posb에서도 다들 학생식당 식질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의견창구가 있으면 식질에 대해 건의하기 편해질텐데 소리함은 명목상 가져다 놓은 듯, 조식에 관한 이야기 밖에 없질 않나. 여전히 학생식당은 ‘오늘의 메뉴’를 확인하고 가야하는 믿을 수 없는 식당인가보다. 박모 군은 찹잡한 심정으로 저녁 식단을 보면서 피해야 할 반찬이 무엇이 있는지 살펴본다.

이것은 지난 9월 15일 식비 인상이 실시되면서 대다수의 학생들이 겪은 일상이다. 이와함께 인상 후 식단, 식질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증가하였다. 대개는 불만에 가득찬 볼멘소리이기도 하지만 일부 학생들의 경우 복지회에 자신의 의견을 조리있게 내세우기도 한다. 실제 이번주 조식에서 우유가 제공된 바 있는데, 아침에 우유를 꺼리는 학생들이 많다는 의견이나 일부 반찬은 짠 편이다 라는 의견 등이 영양사에게 전달되어 앞으로도 이러한 식단에 대해 조정을 할 것이라고 영양사는 말했다.

인상 전에도 학생식당의 식질이나 반찬의 선호도에 대해 맛이 없다, 너무 짜다 등의 이야기는 항상 있었지만 식질의 맛이라는 부분이 상당히 주관적인 요소이고 모두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는 없는 점을 고려하면 볼멘 소리의 불만보다는 적극적인 의견제시가 식질향상을 이끌어낼 수 있다. 실제 이번 인상안이 논란화되는 가운데 이러한 학생과 복지회의 의사소통, 공청회 등 의견 전달이 힘들다는 점이 지적되면서 현재 복지회에서 학생들의 의견수렴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자체적인 창구를 만드는데 고심하고 있다.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제시와 복지회의 적극적인 의견 수렴이 학생식당을 ‘믿을 수 있는’ 식당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