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오름돌] IT 인프라
[78 오름돌] IT 인프라
  • 정민우 기자
  • 승인 2007.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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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속도에 대한 학우들의 불만이 요즘 들어 잠잠해지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시험기간이 다가옴에 따라 학우들의 인터넷 사용이 줄어든 것에 기인하여 인터넷을 사용하는 학우의 인터넷 속도는 상대적으로 빨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 속도의 근본적은 원인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매학기 시작될 때마다 화두로 떠오르는 인터넷 속도는 이렇게 매번 학우들의 인터넷 사용이 줄어듦에 따라 해결되고, 다음 학기 시작될 때쯤에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다.

며칠 전에는 학교의 Unix Shell Service가 다운되면서 프로그래밍 관련 과목 수강생들이 숙제를 제때에 제출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역시 숙제 마감시간이 닥쳐 많은 학우들이 동시에 프로그램을 컴파일하다 보니 Unix Shell Service가 과부하되어 일어난 사태라고 할 수 있다. 프로그램 관련 과목을 매학기 수강하는 학우의 얘기들 들어보면 Unix Shell Service의 다운은 사용자가 많으면 으레 일어나는 일이며,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쯤에서 우리대학 IT 인프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 호에 인터넷 속도 문제 기사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은 장비 교체와 회선 증설이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매번 인터넷 속도와 관련해 시행착오가 거듭되는 상황에서 왜 좀처럼 빨리 개선이 안 되는 것인가? 지난번 취재에서 파악한 바에 의하면 학교는 IT 인프라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하여 매년 예산이 책정될 때마다 IT 인프라는 예산 책정 리스트 거의 아래에 있고, 이로 인한 예산 부족으로 본질적인 하드웨어 보수가 안 되어 전체가 요구하는 인터넷 사용량을 수용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로부터의 불만과 예산 부족의 괴리에서 미봉책에 불과한 대처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학우들은 인터넷 속도 개선에 대한 요구가 매번 묵살된다 생각하기에 이른다.

IT 인프라를 벗어나 생각하면 문제의 해결책은 이런 IT 인프라의 사용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인터넷 속도를 올리기 위해, Unix Shell Service가 다운되지 않게 사용하지 말자는 얘기는 이 얼마나 모순된 얘기인가. 인터넷 속도의 경우 개선책으로 많이 거론된 것은 학우들의 P2P 프로그램 사용과 바이러스 웜에 대한 원천봉쇄이다. 하지만 우리대학처럼 모든 학우가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거의 모든 학우가 PC를 하나씩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러스와 웜의 차단은 쉽게 되지 않는다. 거의 모두 차단했다 해도 학우들이 학기가 끝나고 집에 PC를 가지고 갔다가 다음 학기에 돌아오는 순간 인터넷 속도 대란은 또다시 시작된다. 또한 바이러스와 웜은 차단하려한다 해도, P2P 사용의 경우 개인적인 취미의 일환이 아니냐는 논리로 비일비재하게 사용하는 학우도 있다. 현재 여론이 P2P사용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생각해보면 P2P사용은 개인의 취사선택에 달린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은 역시 IT 인프라의 대대적인 보완이라 할 수 있겠다. 언제까지 미봉책으로 일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금이라도 IT 인프라 관련 예산을 확충하고, 더욱 본질적인 하드웨어 보수가 이뤄진다면 해결할 수 있다. 덧붙여, 대학은 학생들의 요구에 좀 더 신경 써 예산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 학우들이 불만 없이, 눈치 없이 자유롭게 IT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