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사고 길러주는 과학교육 절실
과학적 사고 길러주는 과학교육 절실
  • 구정인 기자
  • 승인 2004.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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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풀이보다 탐구중심 수업 필요···학교 밖 과학교육도 병행해야
지난해 11월 한국과학문화재단에서 이공계진로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설문에서 전체적으로 학생들의 과학수업 만족도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감소하였으며, 학생의 2/3는 지난 1년간 학교 밖의 과학활동에 참여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중·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을 만나보면 초등학생 시절에는 과학에 관심이 많았고 좋아했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말하는 학생들이 많다.

학생들이 이렇게 변한 이유는 단순히 과학교사의 영향만이라고 탓할 수는 없다. 이해하기 쉽고 흥미로운 과학이 되고 있지 못하는 현재의 교육 또한 책임이 크다.

무엇보다도 수업방식의 개선이 시급하다. 학생들은 강의위주의 수업 이외에도 실험과 탐방을 원하지만 일선현장에서 과학고를 제외하고는 실험을 거의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은 “실험을 하고 싶었지만 학교에서는 수행평가 때 형식적으로 하는 실험들이어서 별로 흥미도 없었고 보고서에 결과를 쓰기가 급급해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불만에 대해 한 과학교사는 “현실적으로 교과서에 있는 실험을 하면서 수업을 진행해 나가기에는 진도가 맞지 않아서 불가능하다”며 어려움을 표했다.

국제 비교 연구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과학수업 중 탐구활동 비율은 최저 수준이다. 문제풀이 과학에서 벗어나 탐구중심의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우리나라의 과학교육은 제자리일 것이다.

또한 학교 내의 과학교육뿐만이 아니라 학교 밖에서도 과학을 쉽게 접하고 과학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학생들 대부분이 학교 밖에서 과학활동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1년 평균 과학관 방문횟수는 0.4회이다. 학교에서도 제대로 된 과학교육을 받기가 힘든 상황에서 학교 밖에서도 과학을 접해볼 기회가 없다면 그들에게 과학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알려줄 기회조차 없는 것이다.

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은 물론 적극적인 학생참여 유도방안을 마련하여 좀 더 학생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과학행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학생들은 ‘과학캠프’나 ‘천문관측’이 열린다면 가고 싶다는 대답들이 많았다. 교실 내에서만 이루어지는 수업이 아니더라도 과학행사 등으로 학생들이 과학을 배우고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 또한 중요한 것이다.

과학교육의 목표로 과학인재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반 학생들에게 과학적인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그러나 현재 교육의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인문계열 학생들은 단지 수학능력시험으로 과학을 치르지 않음으로 인해 과학은 뒷전이다.

실제 한 고등학교에서는 지구과학 한 과목만을 배우고 있지만 그마저도 자습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꼭 이공계 진로를 택하지 않은 학생들 중에서도 과학에 관심이 있고 성인이 되어 생활에 필요한 과학으로써 원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다.

학생들을 위한 과학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그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자연스레 과학에 대한 관심도가 높을 것이다.

또한 학생들에게서 먼저 부담스럽지 않은 ‘과학’으로 인식되어야 그들이 사회구성원의 하나가 되었을 때 과학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며 과학대중화는 사회구성원들의 참여와 더불어 한걸음 더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