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복지 위한 대학 측 지원 대폭 늘려야
학생복지 위한 대학 측 지원 대폭 늘려야
  • 이창근 기자
  • 승인 2006.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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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포항으로 내려와 생활했다는 그 선배는 연구시설과 교육환경은 만족해 했지만, 기숙사 얘기가 나오자 얼굴을 붉혔다. “공짜로 제공하는 기숙사지만 책상조차 제대로 쓸 수 없는 방에서 어떻게 공부 하라는지 모르겠다”며 “현재 학부생(2인 1실)과는 달리 3명이 한 방에 살고 있어, 아침만 되면 한정된 세면시설로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고 불편을 하소연했다.
포항공대신문 지난 200호(2003년 11월 26일자) ‘포항공대 대학원 진단, 복지 ․ 생활여건' 이라는 기획에서 대학원생 기숙사 문제를 다루며 “국내 최고 대학은 물론 세계적인 대학이라는 목표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좋은 환경 제공은 필수적이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호 주제기획으로 복지회를 다루면서 ‘총학게시판’과 ‘복지회 건의사항’에 올라온 식당의 식질 개선, 24시간 운영하는 매점,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 제공 등을 요구하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또한 포항공대신문 지난 212호(2004년 11월 13일자) 여론면에서 한 학우는 “교내 의료시설이 부족해 약국을 설치해 달라”며, 기숙사 생활을 하는 우리대학 학생들은 저녁부터는 어떠한 대학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점을 지적했다.
최근 취재원으로 만난 복지회 관계자는 학생들의 건의사항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학생들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나, 대학과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복지회’가 매년 거의 적자를 면하는 실정이기에 많은 돈이 투자되어야 하는 것들은 어쩔 수 없다”며 “대학 측에 생활복지와 관련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연구’와 ‘교육’을 우선으로 하는 대학 특성상 결국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우리대학 장기 로드맵인 ‘Vision 2020’에서 ‘생활복지’와 관련한 어떠한 투자항목도 없다는 것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창의성, 진취성,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과학기술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대학비전에 학생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것 중 하나인 복지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없다.
이제 곧 개교 20주년을 맞이해 국제관이 착공된다. 200억 원 이상이 들어가는 이 건물은 앞으로 대외홍보 및 강연공간 등으로 쓰여질 예정이다. ‘20주년’은 본격적으로 어른으로의 성장을 의미하지만, 이를 기념해 수백 억 원을 들여 국제관을 건립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어쩌면 20년이 지난 학생회관 의자를 교체하고, 학생식당을 리모델링 하는 것이 진정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 발전모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