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on’을 보며- 끝없는 고민과 가능성에 도전을
‘Union’을 보며- 끝없는 고민과 가능성에 도전을
  • 황희성 기자
  • 승인 1970.01.0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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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의 일이다. 매해 겨울마다 총학생회 주최로 열리는 자치단체 리더십 트레이닝(이하 LT)에 취재차 후배 기자와 함께 참석한 적이 있다.

LT는 그 해 출범하는 각 자치단체 간의 첫 회합이므로, 각 단체는 자신들의 한해 활동방향과 목표를 설명할 중요한 의무를 가진다. 서로간의 방향을 확인하고 조절하며 성공적인 한해를 보낼 준비를 이때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해 연수원에서 열린 올해 LT에서도 각 단체의 한해 목표와 방향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토론을 가졌다. 재미있는 것은 대부분 단체의 목표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학우들의 참여율 향상이었다는 점이다.

올해 자치단체들은 그래서 하나의 타개책을 내놓았다. 바로 지난 주 3호(가을호)가 발행된 자치단체 통합회지 ‘Union’이다. 교지편집위원회(이하 교편위)에서 편집과 기획을 맡고 각 자치단체의 목소리를 전하는 Union의 야심찬 발걸음은 어떻게 보면 자치단체들의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우리는 관심이 고파요”하고 온 몸으로 외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몸부림’이라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자치단체나 학생활동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 저하는 사실 우리대학만의 문제는 아니며, 본지 227호(11월 9일자)에 소개한 독일 대학 자치단체 학우들 역시 같은 고민에 빠져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모두들 머리를 싸매고 있지만, “이것이 정답이다!”하고 큰소리 칠 수 있는 사람을 본 일은 없다. 정답을 찾기 힘든 상황에서는 하나의 방안이라도 더 시도해보는 것이 정답에 다가가는 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대학 자치단체들의 ‘몸부림’은 참으로 긍정적이고 격려할만하다.

그러나 매 호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Union의 외형-편집이나 사진-과는 달리 내용면에서 이를 살펴보면 아쉬운 모습이 눈에 띈다. 바로 자치단체 회지에 어울리는 각 자치단체들의 고민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애초에 설정한 Union의 목표는 대학생활정보지였나? POSIS나 각 자치단체 게시판에서 봐야 할 글들이 회지에 실리고 있는 것은 계간지가 속보성(速報性)이 떨어진다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지면의 낭비가 아닐까.

물론 그렇다고 항상 고민에 휩싸여 다가가기 힘든 분위기를 내는 것도 좋은 것은 아니다. Union이 왜 나왔는가. 학우들이 자치단체의 고민을 함께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고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나. 학우들과 함께 생각해볼 학내 사안들을 꼽자면 두 손 두 발 다 써도 모자라는 현실인 만큼, 각 자치단체의 Union 필진들은 좀 더 매력적이면서도 발전적인 주제를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포항공대신문도 위의 비판과 주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매력적인 매체와 깊이 있는 매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앉아서’ 잡으려 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여러 학보사 조직 내에서도 충분히 논의된 사실이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에 중요한건 끊임없는 고민과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도전이다.

Union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아직 3호밖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며, 그렇기에 이렇게 비판하는 것도 어찌 보면 잔인한 짓이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해 보자. 최초의 한걸음의 중요성을 여기서 또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조직이나 단체의 변화는 매 순간 고민을 거듭할 때마다 이뤄진다. 변화는 나쁜 것이 아니다. 그 변화가 현재 평가했을 때 퇴보라 할지라도 크게 보면 전진의 또다른 모습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변화는 그 조직이 약동하고 있다는 뜻이니까. 움직이는 것과 머물러 있는 것, 당신은 어느쪽에서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