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계단] 상호존중·신뢰하는 관계로
[78계단] 상호존중·신뢰하는 관계로
  • 송양희 기자
  • 승인 2005.05.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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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간 ‘한가족’ 인식 되새기자
교수와의 거리감뿐만 아니라 최근 교직원들과 학생들 사이의 미묘한 벽을 보면서 학생들의 잘못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지난 17일 중강당에서는 ‘Town Meeting’이 열려 학내 구성원 간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지금까지 학교가 학생과의 대화를 기피하는 것이 아니냐는 학생들의 지적이 많았던 점을 생각하면 학교에서 주선한 이번 행사는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이날 모임에는 학생이 열 명 남짓 밖에 참석하지 않았다. 여기서 물론 참석하지 않은 학생들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축제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바쁜 때였고, 수업이 진행되는 시간에 이렇게 중요한 만남을 주선한 학교측 역시 실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를 두고 학교측에서 의도적으로 이렇게 시간을 잡았다느니 교직원들이 일을 대충한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는 학생들 역시 실망의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

이 뿐만 아니라 지난번 학교측의 ‘배달음식을 자제해달라’는 요청문으로 인해 각종 게시판에는 ‘글쓴이가 초등학생이냐’는 글에서부터 시작하여 ‘탁상행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교직원들의 태도를 질타하는 글까지 학생과 대학(교직원)이 감정싸움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몇몇 학생들은 기자인 내게 “높은 분들이 오니?”라고 물어오기도 했고, 또 복지회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학생식당을 많이 이용하게 하기위해서가 아니냐는 등등의 해석이 난무했다. 왜 우리는 교직원을 이해할 생각은 안하고 이렇게 나쁜 쪽으로만 생각하는 것일까?
이러한 일은 현재 교직원과 학생들 사이에 서로의 가치에 대한 인정과 신뢰감이 존재하지 않기에 생긴 일이다. 학생과 교직원 사이에 신뢰 부재는 등록금 인상문제 이후부터 커지고 있는 것 같다. 학생들에게 얘기 한마디 없이 등록금을 인상한 것에 많은 학생들이 실망을 느꼈던 작년이었다. 하지만 이번 일을 통해 부총장과 여러 자치단체·학생들 간의 만남의 시간에서 내가 가장 많이 느낀 것은 학생들만큼이나 학교 역시 학생들과 대화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자’라는 활동을 통해 본의 아니게 많은 교직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교직원들의 학교에 대한 애정을 였볼 수 있다. 우리학교 학생들의 자질에 대한 확신과 학교에 대한 자부심은 같은 POSTECH의 구성원이기에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학우들 역시 교직원들이 밤늦게까지 진행되는 각종 선거투표장에 찾아와 후보들을 격려하고, 축제·새터 기간 중에 무슨 일이 생길까봐 새벽까지 학생들과 같이 하며, 또한 자치단체 학생들이 참여하는 LT에는 교수가 아닌 교직원이 참여하여 하루를 같이 보내고 있는 모습 등을 통해 학교와 학생에 대한 애정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신문사 기자교육 중에 김호길 초대총장의 서거일 모습을 담은 비디오를 본 적이 있다. 여기서 나를 가슴 뭉클하게 만든 것은 김 총장의 죽음보다는 학내 구성원 모두가 하나가 되어 슬퍼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학생과 교직원, 학생과 교수 또한 교직원과 교수 사이에서 신뢰감이 사라진 지금 이러한 모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제2의 도약을 도모하고 있는 이 시점에 무엇보다도 필요한 건 나와 함께 모두가 학교를 사랑한다는 생각으로 서로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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