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포항공대신문 비판] ‘정체된 여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옴부즈맨/포항공대신문 비판] ‘정체된 여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 임강훈/ 신소재 01
  • 승인 1970.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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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남지 않은 2005년 한해가 지나면 우리대학, 그리고 우리대학의 언론인 포항공대신문은 동시에 개교 20돌을 맞이할 준비에 바빠질 것 같다. 2001년 3월, 내가 포항공대신문과 첫 대면을 하고, 한 때는 학생기자로서, 또 지금은 독자로서 이렇게 인연을 이어온 지도 어느덧 5년이 되어 간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그동안 포항공대신문은 참으로 많은 발전을 이루어 왔다. 해마다 수습기자 모집과 양성에 난항을 겪고, 편집장을 공석으로 비워둬야 했던 해가 더 많았던 과거의 어려움들을 하나씩 풀어내고, 지난 3년간 연이어 편집장이 나오고 기자들의 업무체계가 보다 안정화되면서 신문지면의 내실 역시 더욱더 다져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올해의 신문들 역시 학내의 주요 사안들을 심도있게 취재해 구성원들에게 알리고 이공계 대학의 언론으로서 학계의 이슈가 되고 있는 정보들을 소개하는 한편, 문화와 지역사회의 문제에도 눈을 돌리는 등 대학언론으로써의 역할에 소홀함이 없었다고 평가한다. 특히 방학동안 직접 외국의 유명대학 및 연구시설을 탐방하고 그들의 연구 활동과 학생활동에 대해 우리대학과 비교하여 소개한 연재기사들은 매우 유익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언론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학내여론의 반응이 뒤따라주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특히 올해는 교지편집위원회 청년과학과 학생자치단체들이 함께 교내회지 ‘Union’을 발간해내고, 총학생회에서 학생여론의 반영을 위한 여러 창구를 만드는 등 학내언론이 비교적 다양해지고 활성화되어 학내여론이 형성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내여론의 움직임은 이렇다 할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학내여론의 문제점과 한계에 대한 논의는 어제 오늘의 일만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대학의 핵심 언론을 자처하는 포항공대신문사가 이러한 여론 정체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지난 학기동안 포항공대신문은 우리대학의 기술이전을 통한 수익창출 현황, 교수업적평가제, 졸업생에 대한 취업지원 문제 및 포항 방폐장 유치에 대한 논란 등 여러 주요한 사안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심도 깊은 기획기사들을 여럿 다루었다. 하지만 한번도 그것이 학내여론의 움직임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여론이 형성이 되더라도 포항공대신문의 역할은 여전히 미비했거나 온라인상의 논쟁에 밀려 뒷북기사가 되기 일쑤였다. 포항공대신문 역시 이러한 고민에서 지난호 신문에 학내 여론소통에 대한 기획기사를 다루었으나 오히려 구성원들로부터 아무런 관심도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이러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다.

신문의 역할은 양질의 기사를 만들어 제공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지금의 독자들은 예전처럼 언론이 제공하는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지는 않는다. 특히나 온라인 문화가 발달한 우리대학 구성원들은 더 말할 바가 있으랴. 포항공대신문이 학내언론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쌓아온 내실을 바탕으로 학교 구성원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기 위한 새로운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한 노력으로 먼저, 지면상의 기사들을 현재 구성원들이 가장 활발히 이용되고 있는 매체(PosB, POSIS 등)에서의 논의로 연결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대다수의 사람들이 각종 포털사이트를 통해 각 언론사들의 기사를 접하고, 언론사들 역시 이를 이용해 자신들의 기사를 읽게 하려고 혈안이 되어있는 현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상의 난상토론의 문제점만 탓할 것이 아니라 그러한 관심들이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그것이 대학언론으로서 더욱더 적극적인 역할이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러한 관심들을 포항공대신문사 홈페이지의 게시판, 기사에 대한 의견란 활성화 등으로 끌어들여 닫혀있는 학내여론이 좀 더 다양화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더불어 신문지면 외 신문사 홈페이지를 통한 실시간 기사 제공을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포항공대신문은 3주에 한번씩 발행되기 때문에 새로운 소식을 전달한다기 보다는 장기간동안의 소식과 이슈를 정리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는 학생기자들이 학업과 신문의 질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한계이겠지만, 단신기사나 당장 이슈가 될 수 있는 사안들에 대한 의견제시 등이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될 수 있다면 더 많은 학우들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고, 이를 통해 지면의 내용도 더욱 풍성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