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셋이 인생에 대해 느낀 점
스물셋이 인생에 대해 느낀 점
  • 박은하 / 컴공 20
  • 승인 2023.02.1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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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학년이 다가올수록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 내가 여태껏 해 온 것들이 맞는지, 또 앞으로는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에 관해 하루에 다섯 번 이상은 고민하는 것 같다. 짧은 고민의 과정이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얻은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대부분의 주변 사람은 더 좋은 직업이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많이 벌고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 같다. 그 속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나 또한 휴식의 필요성을 무시한 채 끊임없이 달려왔다. 

나는 학창 시절 때부터 피 튀기는 경쟁과 입시를 거치면서 항상 최고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고, 주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잘못된 길을 선택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을 가지며, “저들과 달리 반드시 내가 원하는 바를 이뤄야지”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대학교에 다니면서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얻기도 했고, 이런 좌절의 시간을 견뎌내고 더 크게 성장해나가는 주변 사람들을 겪으며 가치관이 바뀌었다.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며 그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타인의 삶을 제삼자가 판단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행복에 대한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다. 고등학교 때는 최고의 자리에 있을 때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언제든지 행복해질 수 있다는 태도다. 진부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행복은 어디에든 존재하고 또 가까이 있는 것 같다. 놀랍게도 내가 20살 때 쓴 글을 읽어보니 똑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중요하지만 쉽게 잃어버릴 수 있는 가치를 강조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우리가 목표를 향하다 보면 방향이 바뀔 수도 있고 도착지까지의 긴 여정에 지칠 수도 있다. 유일한 도착지로 알고 달려왔으나 수많은 도착지 중의 하나였음을 깨달았을 때 드는 허탈함이 클 수도 있다. 나도 고등학교 때는 대학교 진학이 삶의 전부인 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내 인생이라는 여정의 조금 큰 첫 번째 역인 셈이다. 

여행의 아름다움은 도착지에 내려서 경험하는 것들도 있겠지만 여행지로 가는 와중에서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긴 여행이면 더욱이 그렇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버스의 창가 자리에 앉아 아름다운 풍경에 압도당하고, 친구들과 노래를 부르고 평소에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하던 아늑하고 시시콜콜한 기억들이 여행을 더 뜻깊게 만들어 줬다. 목표를 향하는 인생의 걸음이 길고 지루할 수 있기에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법을 알아가야 한다.

앞으로 내가 삶의 목표를 구체화한다고 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도 많을 것이고, 주변에서 내린 잣대에 의해 내 삶이 평가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내 삶은 나만이 결정할 수 있고 그 속의 행복 또한 남에 의한 것이 아니기에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 몇 년간 바쁜 일상에서 놓치고 살았던 휴식과 여유의 행복도 조금씩 더 알아가고 싶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바쁘게 달려가는 와중에도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