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전후 식생활 트렌드 변화
코로나19 사태 전후 식생활 트렌드 변화
  • 고평강, 탁영채 기자
  • 승인 2022.09.1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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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에 의해 변화해가는 식사 비중(출처: 오픈서베이 푸드다이어리 데이터). HMR은 Home  Meal  Replacement의 약자로 가정 대용식을 의미
▲코로나19 사태에 의해 변화해가는 식사 비중(출처: 오픈서베이 푸드다이어리 데이터).
HMR은 Home Meal Replacement의 약자로 가정 대용식을 의미

코로나19 사태 전후 3년간 식생활 트렌드는 유례없이 큰 변화를 겪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움직임도 있지만, 기존의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되거나 완전히 새로운 변화가 등장하기도 했다. 보편적인 한국인의 식습관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인식할 필요가 있다.

 

외식 감소 및 대체

취식 형태 변화로 외식이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시행된 5인 이상 집합 금지 및 식당 영업시간 제한 등의 방역 조치는 외식 비율 급감으로 이어졌다. 질병관리청이 2021년 발표한 ‘우리 국민의 식생활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1회 이상 음식 업소에서 음식을 섭취하는 비율은 2019년 56.0%에서 52.8%로 감소했다. 외식 비율이 감소함에 따라 기존 외식 메뉴가 △집밥 △유통형 HMR △외식형 HMR 등으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HMR이란 ‘Home Meal Replacement’의 약자로 일부 조리가 된 상태로 가공 및 포장을 거쳐 별도의 과정 없이 신선한 음식을 섭취할 수 있게 하는 가정 대용식을 의미한다. 유통형 HMR은 편의점 도시락, 밀키트와 같이 간단한 가열만으로 섭취할 수 있는 가정 대용식을, 외식형 HMR은 배달 음식과 포장 음식을 포함하는 가정 대용식을 의미한다. 

 

한식 메뉴와 비 한식 메뉴의 섭취 방식 변화

△제육볶음 △보쌈 △불고기와 같은 한식 메뉴는 대부분 집밥의 방식으로 대체됐다. 집밥의 특성상 누군가 직접 조리를 해야 하므로 한국인에게 익숙한 한식 메뉴가 집밥으로 개편됐다. 특히 외식으로 많이 섭취하던 육류가 대체됨에 따라 육류 및 단백질 섭취량 전반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반해 비 한식 메뉴의 대다수가 HMR 형태로 대체됐다. 부대찌개, 조갯국 등 한 상 차림 부류의 메뉴는 유통형 HMR로, 햄버거, 떡볶이 등 간소화된 한 그릇 메뉴는 외식형 HMR로 전환됐다. 여기서 나타나는 중요한 차이 중 하나는 HMR이 외식을 대체한 정도가 연령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떡볶이, 햄버거와 같이 간단하게 시켜 먹기 좋은 스낵형 메뉴가 주를 이루는 외식형 HMR의 경우 20대가 대체 비율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와 반대로 흔히 말하는 집밥과 같은 형태를 띠는 유통형 HMR의 경우 30대 이상에서 취식이 더 많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처럼 식생활 트렌드는 하나의 흐름으로 표현할 수 없으며, 연령대에 따른 각자의 선호도와 그 변화가 다르다.

 

한식 취식 감소에 따른 상차림 간소화

오픈서베이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이전에 한 식단에 포함되는 메뉴의 수는 3.08개였으나, 꾸준히 줄면서 작년 2.89개까지 줄었다. 재작년 대비 취식이 증가한 메뉴는 △햄버거 △파스타 △샌드위치 등으로 주로 단품으로 먹는 메뉴다. 즉, 한 그릇 메뉴 취식이 늘고 한식 취식이 줄면서 한번 식사할 때 먹는 메뉴가 감소했다. 전체 식단에서 한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가장 높지만, 그 비중이 점차 줄고 있다.

 

사그라드는 유통형 HMR의 성장세

코로나19 사태 동안 방역 규제로 식당이 문을 닫고 직장인과 학생이 가정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밀키트, 간편 조리와 같은 키워드를 가진 유통형 HMR이 주목받았다. 오픈서베이 2022 Eat 트렌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통형 HMR의 비중은 재작년에 보여준 상승세에 비해 작년 상대적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사태에 의한 제한이 일부 완화되면서 재작년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던 외식의 비중이 어느 정도 완만한 감소를 하게 되며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외식형 HMR의 경우 그 성장세가 사그라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런 결과는 완전 조리 상태로 나오는 맛의 차이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건강식 취식 증가

먹기 간단하고 건강에 좋은 닭가슴살과 샐러드의 취식이 많이 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헬스장과 피트니스 센터 이용 제한 △코로나19로 인한 건강 악화 △대면 활동의 감소가 건강에 관한 관심을 증가시켰다. 달리기와 등산, 자전거 라이딩 등과 같은 운동과 식단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건강식의 취식이 증가했다. 이와 함께 간편하고 건강하게 한 끼를 해결하고자 소비자가 건강식을 선호하게 되면서 판매가 증가했다. 샐러드는 주로 반찬류로 취급됐으나, 최근 들어 식사 대용으로 먹는 샐러드 볼 형태의 한 그릇 메뉴로 소비되고 있다. 소비자의 식생활은 건강과 웰빙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단순 영양 보충뿐만 아니라 면역력 강화 등의 기능성 건강식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외에도 아침을 챙겨 먹는 사람이 감소하고 마라와 로제와 같이 새로운 음식 키워드가 등장하는 등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이런 변화 속 특정 먹거리 키워드 유행과 HMR 트렌드 변화 등의 여러 트렌드에 있어 20·30세대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다양한 문화 트렌드가 등장했고 그에 발맞춰 음식 트렌드 또한 변화해왔다. 앞으로도 우리의 식생활 변화를 살핌으로써 음식뿐만 아니라 문화 트렌드 역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