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를 파고든 패션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MZ세대를 파고든 패션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 탁영채 기자
  • 승인 2022.03.2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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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무신사, 더블유컨셉, 하프클럽, 29CM (출처 : 이뉴스투데이)
▲왼쪽부터 무신사, 더블유컨셉, 하프클럽, 29CM (출처 : 이뉴스투데이)

네이버, 쿠팡과 같이 △낮은 가격 △다양한 상품 △빠른 배송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전자상거래 기업 중 한 가지 영역에 집중하며 단연 돋보이는 기업이 있다. 바로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Vertical Commerce Platform)’이다.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은 특정 분야의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의미한다. 그 중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패션으로, 남성, 여성, 20·30, 40·50, 명품족 등 특정 고객층을 겨냥한 여러 플랫폼이 있다.

대표적인 패션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기업으로는 △무신사 △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가 있다. 패션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무신사의 경우 국내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중 최초로 시가총액 1조 원을 넘기며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지난해 무신사 스토어를 비롯해 스타일쉐어, 29CM, 솔드아웃 등 무신사가 운영 중인 서비스의 총 거래액은 2조 3,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에서 약 6.5%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이다. 무신사는 디자이너 브랜드를 위주로 판매하며, 남성 의류 제품은 무신사에서, 여성 의류 제품은 우신사에서 판매한다. 또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만큼 유행을 많이 타고, 품질과 유행 측면에서 검증된 성격이 강하다.

무신사가 남성 온라인 패션에서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면 지그재그는 여성 온라인 패션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카카오 인수 이후 지그재그는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들어갔고, 자체 브랜드 기획 및 판매를 추진하며 성장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거래액 1조 원 돌파에 이어 올해 1조 5,000억 원 돌파를 목표로 하며, 앞으로 카카오와의 높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지그재그는 앱 디자인이 깔끔하고, 리뷰 작성에 대한 적립금을 많이 지급해 소비자의 피드백을 장려하며, 연령대별, 제품별 인기 제품 분류가 잘돼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외에도 에이블리와 브랜디 역시 올해 거래액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다.

패션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기업이 저렴하고, 유행을 많이 타는 패션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고가의 명품 시장을 정조준하는 △머스트잇 △발란 △트렌비 역시 높은 성장세를 보인다. 머스트잇은 지난해 거래액 3,500억 원을 달성하면서 누적 거래액 1조 원을 돌파했다. 또, 업계 최초로 압구정에 오프라인 매장도 선보였다. 발란은 지난해 연간 거래액 3,150억 원을 기록했고,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630만으로 전년 대비 약 250% 증가했다. 트렌비의 경우 최근 2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이번 투자를 포함한 누적 투자금액은 600억 원에 달한다. 전반적인 패션 버티컬 플랫폼의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앞으로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패션 온라인 쇼핑을 주도하는 사용자는 MZ세대다. 그렇다면 MZ세대가 이렇게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전문성과 편리성 때문이다.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은 한 분야에 집중하는 만큼 검증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구축한 제품 추천 서비스는 소비자의 제품 구매에 많은 도움이 된다. 직관적인 디자인을 추구하고,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로 구성해 앱 사용도 편리하다. 예를 들어, 지그재그의 경우 이용자마다 시작 화면이 다르다. 이는 소비자 개인이 주로 어떤 스타일의 상품을 구매하는지, 장바구니에 어떤 상품을 담았는지를 분석해 최적화된 상품들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서베이의 ‘MZ세대 패션 앱 트렌드 리포트 2021’에 따르면 MZ세대의 76.5%는 본인이 직접 의류를 구매한다. 의류 구입 시에는 앱을 주로 이용하는데, 패션 버티컬 서비스 플랫폼 중에선 △무신사 △지그재그 △LF몰 △에이블리 △브랜디 순으로 사용 빈도가 높았다. 리뷰를 작성하는 비율이 높다는 점도 다른 세대와 구별되는 특징이다.

패션 플랫폼이 다양해진 만큼,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은 끊임없이 진화 중이다. 무신사가 온라인 채널과 오프라인 매장을 동시 운영하는가 하면, Z세대 패션 커뮤니티 스타일쉐어는 실시간 방송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의류를 판매한다. 실제 착용 모습을 확인하기 힘든 단점을 보완하고, 인플루언서와 소통을 통해 신뢰성을 증가시키기 위함이다. 실제로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의류를 구입해 본 소비자의 재구매 의향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높다.

MZ세대를 플랫폼과 브랜드의 팬으로 만들고 그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많은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기업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직관적인 디자인, 알맞은 제품 추천 알고리즘, 친절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인다. 첫 방문에서 고객이 만족해야 재방문율이 높아지고, 재방문은 브랜드에 대한 친밀도를 쌓아 충성도를 높인다. ‘차별화된 서비스-소비자 만족-재구매-충성도 상승-기업 이익 증가-투자 증가-더 좋은 서비스 제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차후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기업과 소비자가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어나갈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