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마당] 학우들의 목소리 한데 모아 대학발전 한 축 되는 총학생회 되기를
[토론마당] 학우들의 목소리 한데 모아 대학발전 한 축 되는 총학생회 되기를
  • 정리 : 김혜리 기자
  • 승인 2000.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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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총학생회장 선거가 끝나면 1년의 공백을 뒤로 하고 15대 총학생회가 출범할 예정이다. 작년 총학 구성의 불발로 인해 생긴 여러 문제들을 짚어보고, 15대 총학이 해야 할 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자리를 마련해 보았다. 이 자리에는 총학에 몸담았거나 관심있는 학우들이 참석했다. 지난 153호자 신문에서 열린 토론마당에서 이루어졌던 이야기와 중복되는 사항은 피하고자 했다.

참석자 : 옥현욱(전자 석사과정), 위장환(화학 4), 이영록(산업 3), 김혜리 기자

-신입생 학과배정위원회라는 올해 총학 부재로 불거진 문제들을 짚어보자.

위장환 : 총학의 역할을 대신했던 학과협이 경험 부족과 의욕 상실로 활동이 미진했다는 것은 벌써 몇 차례 이야기되어 왔던 사실이다. 학과협 문제는 논외로 하고, 우선 지금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총학을 보면 총학이 구성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기 때문에 매번 같은 문제가 순환되는 것 같다.

이영록 : 우선 옆에서 지켜보기가 답답했다. 신입생 학과배정문제나 박기환 교수 문제 등 학교를 시끄럽게 했던 일들을 보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문제들임에도 불구하고 실무적 준비가 너무 부족했다. 명분적 위상만 그대로 이어받은 모습이었다고 해야겠다. 조직적 측면에서 많이 부족했으며 실무적 준비를 확실히 하지 못한 것 또한 총학 부재의 여파다. 또 학생생활위원회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도 문제로 지적할 수 있다. 색깔을 띠고 활동할 수 없었다면 실무적인 부분에서 더 준비를 해야 하지 않았나.

김혜리 : 학교와 학생이 맞닿는 대화창구가 없었다. 의사소통의 단절을 가져와 문제가 쌓이고 악순환되었다고 본다. 또 복지문제에 소홀해진 면도 있지만 이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해결될 것이라고 본다.

-이번 후보자들이 가지고 나온 공약을 보고 느낀 점들은 무엇인가.

위장환 : 앞에 내세우기 위해 학생들의 입맛에 맞추었다는 느낌이 든다. 또 적어도 3개월 전부터는 공약을 준비했어야 하고 왜 그 공약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데 철저한 준비가 부족했던 것 같다. 막연한 도전의식이나 기대감으로 만든 공약은 막상 당선되고 나서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모르고 쉽게 지칠 수 있다. 공약을 남발해서는 안된다.

이영록 : 마찬가지 생각이다. 외부적인 면에만 치중하느라 실무적인 준비에 소홀한 것같이 보인다. 총학이 구성되면 즉각적으로 실무에 들어가야 할텐데 기본적인 준비 부족으로 실제 공약을 실천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우려된다.

옥현욱 : 공약안이 세습되고 있다. 이번 공약을 보면 10대부터 계속 있어왔던 안들이 대부분이다. 기본적인 것들을 제하고 전체적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것을 제시해야 하지 않았을까. 그것이 왜 필요한지 어떤 식으로 해결해야 할지에 대해 자세히 생각을 했어야 했다. 4개월 동안 공약을 준비해보면서 생각할 것이 꽤 많았던 것 같은데, 그런 것에 비하면 근시안적 대안들이다 싶은 점도 있다.

위장환 : 복지문제 등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제외하고 시대 분위기를 타는 새로운 공약이 눈에 띄지 않는다. 자기만의 아이디어가 있어야 하는데 다른 사람 것이 멋있다고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번 공약을 보면 대학문화에 대한 고민이 거의 없는 것 같아 아쉽다. 우리 학교만의 지역사회 네트워크, 사회봉사 등을 계획해 보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5대 총학생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옥현욱 : 우선 이번 선거에 두 팀이나 나와서 기쁘다. 학교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서 많은 힘을 불어넣어주고 싶다. 경선이라는 점 때문에도 학생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것 같다. 11대 경선 후 가장 아쉬웠던 점이 학교가 작아서 어떤 식으로든 섞여서 학교 인적 자원을 낭비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다. 당선된 사람은 함께 어우를 수 있도록 노력하고, 당선되지 않은 사람도 힘을 보탤 수 있었으면 좋겠다.

위장환 : 적어도 학교 환경은 총학의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이성적 대화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뜻이다. 무의식적으로 학교는 학생의 적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역으로 자치를 요구할 만한 역량이 아직은 안되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얻어내자는 자세가 아니라 얻어낼 수 있을 만큼 역량을 기르는 데 힘쓰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김혜리 : 학생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총학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총학 대표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학생들이 있었는데 이래서는 학생들의 대표로서 부족하다. 학생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선 충분한 홍보활동이 필요하다.

이영록 : 총학은 이익단체로서 학생에게 서비스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까지의 미진했던 실행도 여론을 타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여론의 수렴이 이루어지면 학생들의 인식도 함께 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장환 : 학생들의 여론을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다. 총학 구성원들이 학업과 총학활동을 같이 하느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학생들의 지나친 기대에 부담을 많이 가져 오히려 활동이 위축되는 경향을 보였다. 그래서 여론 수렴에 소홀했던 것 같다. 집행부원들의 자치활동에 대한 마인드를 새롭게 다져야 할 것이다.

위장환 : 내가 총학에 몸담고 있을 때를 생각하면 총학집행부가 작은 업무에 매여 너무 쉽게 지쳤던 것 같다. 필요하다면 다른 조직에 잘 분배시켜 시스템이 잘 돌아가게 구상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집부 구성원들을 혹사해서는 안된다.

이영록 : 전체 학생을 어울러서 같이 나갈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키우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속감과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좋다.

김혜리 : 각 조직을 함께 수렴하는 총학의 리더십도 필요하다. 작년에 총학을 들여다 보았을 때 조직 내부 뿐 아니라 조직간에도 대화가 적어 일이 질척거리며 진행되는 것 같았다.

위장환 : 역할 분담만 잘 되면 문제가 될 게 없을 것 같다.

옥현욱 : 조금 다른 생각이다. 한사람-총학-이 정점에 있고 수직적인 구조로 밑을 잘 조율해야 원활히 수행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옥현욱 : 학교는 현재 학생을 대등한 관계로 보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대등해질 부분에서는 당연히 대등해져야 한다. 학교의 구성원이면서도 학생이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다. 노력은 어느 정도 했으나 현실화되지 못했다. 부족한 역량을 메꾸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고, 전체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서 대변할 수 있는 충분한 위치에 설 수 있어야 학교 측의 성의있는 답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영록 : 학교 측에서 안을 정하면 바꾸기가 힘든 현실이다. 무학과 문제 등도 학생들의 목소리가 담기지 못했다. 앞으로 학생이 학교 정책에 관여하고 어느 정도의 의사결정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총학의 역할이다.

옥현욱 : 잠시 선관위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선관위에 대해 불만이 많다. 단독출마인 경우에는 선관위의 역할이 별 필요가 없지만 경선일 경우 선관위의 역할은 상당히 크다. 그런데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78계단 홍보, 화장실 공고 등의 공정성을 따지고 적절히 중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위장환 :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도 선관위의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