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 목소리] 우리들의 문화가 표출되는 장이 되기를
[지곡골 목소리] 우리들의 문화가 표출되는 장이 되기를
  • 최김용상 / 화학 4
  • 승인 2001.05.0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년 여름의 문턱에 이르면 우리 학교 봄 축제 ‘해맞이 한마당’이 어김없이 찾아고, “이번 해맞이 한마당 때는 무엇을 할까” 하는 생각에 4월 중간고사가 끝날 때부터 가슴 설레이곤 한다.

5월 16, 17, 18일… 숨가쁜 학교 생활의 한 가운데 주말을 끼고 자리잡은 해맞이 한마당은 마치 기나긴 사막여정 중에 발견한 달콤한 오아시스의 이미지 바로 그것과 같다.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고, 긴 연휴를 이용해 한동안 가지 못했던 집에 다녀온다거나, 바빠서 못했던 여가활동을 할 수 있는 등 해맞이 한마당은 다양한 측면의 메리트를 갖는다. 그러나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해맞이 한마당이란 행사가 우리 학교의 메인 축제로서 포항공대 학생문화의 한 단면을 제시해줄 수 있다는 점이다.

첫째, 해맞이 한마당을 계기로 대학문화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각 동아리들의 활동상이 나타난다. 공연, 이벤트, 시범, 전시회, 발표회 등 동아리 단위의 행사들이 해맞이 한마당이라는 이름 아래 모두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다. 축제 기간 중에는 학생들이 많이 모인다는 이유 뿐만 아니라, 흥겨운 축제에 동참함으로써 동아리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해맞이 한마당은 동아리들의 주요 활동 무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 학교의 많은 동아리들이 해맞이 한마당을 위해 특정 행사들을 마련하고 있으며 그것이 동아리 활동의 중요한 부분이 된 것이 사실이다.

둘째, 해맞이 한마당 기간 중 진행되는 행사들은 우리 학교 학생들과 가까이에 있는 소재 및 아이디어를 반영하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좁다고 느끼는 우리 캠퍼스의 곳곳을 배경으로 문제를 찾아 이곳저곳을 누비며 미션을 수행하는 ‘미션 파서블(Mission Possible)’, 지곡못에서 벌어지는 ‘연못 이벤트(Le Grand Gleu)’ 등은 이미 몇 차례 해오던 행사로써 우리 학교만이 갖는 특징적인 장소들을 잘 활용한 경우이며, 매우 비효율적인 작업을 많이 하는 우리 학교 공돌이들의 양태를 비꼬는 표현인 ‘삽질’의 이미지를 살려 ‘삽질경기’와 같은 행사도 있어왔다.

흔히들 “우리 학교에는 문화가 없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우리네 대학 생활의 모습들을 적절히 반영해준다는 점에서, 해맞이 한마당은 ‘작은 학교’, ‘지방 대학’ 이라는 단점으로부터 생겨난 문화 결핍의 이미지를 ‘또 다른 대학문화’, ‘우리만의 문화’ 라는 독창성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