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순환체계 개선을 통한 친환경도시 만들기
물순환체계 개선을 통한 친환경도시 만들기
  • 오충현 / 공학박사, 서울시 도시계획국 도시생태팀
  • 승인 2003.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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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토양 피복 현황
최근 환경친화적인 도시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이를 위해 1999년부터 2000년까지 서울시 전역에 대한 도시생태현황을 조사한 후 국내 최초로 도시생태현황도(biotope map)를 제작하여 도시계획에 활용하고 있다.

도시생태 현황조사 결과 서울은 전체면적의 58%가 시가화된 지역이고 나머지 42%가 녹지 및 오픈스페이스 지역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전체면적의 48%가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 수 없는 포장정도를 가지고 있어서 서울은 비가 내릴 경우 약 50%의 면적에서는 빗물이 토양으로 스며들지 않고 바로 하천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서울 주변에 있는 북한산, 관악산 등의 산림과 한강과 같은 하천을 제외한 시가지면적을 기준으로 산정할 경우 시가지 면적의 82.7%가 포장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서울과 같이 집약적인 토지이용이 이루어지는 유럽의 대도시들과 비교해보면 프랑크푸르트 42%, 하노버 47%, 뮌헨 58%, 베를린 57% 등으로 서울의 토양포장 정도가 매우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과다한 토양포장은 홍수의 위험, 하수처리량의 부하증가, 열섬현상 발생, 온도 및 습도의 변화, 식물생육공간의 부족에 따른 생태계 교란, 지하수위 하강에 따른 지반 불안정 등과 같이 다양한 문제점을 수반하게 된다. 이런 결과는 광복 이후 지난 50년 동안 진행된 건축물 및 도로의 증가, 녹지공간의 개발 등과 같은 도시개발에서 비롯되었다. 또한 식수를 지하수가 아닌 강물에 의존해왔던 방식도 토양포장에 대한 무관심을 증폭시킨 간접적인 원인이 되었으며, 현행 법체계에서는 건축물을 건축할 경우 건폐율이나 용적율과 같은 강제적인 지표는 있지만 마당과 같은 오픈스페이스를 포장하는 행위에 대한 별다른 제어수단이 없다는 점도 도시의 포장율을 증가시킨 주요 원인이 되었다.

토양포장의 심화는 궁극적으로 도시의 물순환 시스템을 왜곡하여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해치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서울과 같이 토양포장 정도가 심각한 도시에서는 토양포장을 억제하거나 개선하여 물순환 시스템을 회복시키는 것이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유도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물순환 시스템을 회복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토양을 자연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도시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기 위해 집약적인 토지이용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므로 자연상태로 토양을 유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대안으로 제시되는 방법이 투수성 포장이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도 건축물이 들어선 곳의 투수성을 보장하기 어려우므로 제한적이지만 건축물의 경우에는 옥상녹화와 같은 인공지반 녹화 등의 방법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 나라와 같이 여름철에 강우가 집중되는 국가에서는 빗물을 저장하기 위해 건축물마다 빗물저장시설을 설치하거나, 공원ㆍ도로ㆍ학교 운동장 등의 지하에 대규모 물탱크를 설치하여 빗물을 모아 갈수기에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방법들을 단순히 권장하는 것만으로는 효용을 얻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이를 강제적으로 시행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한 것이다. 서울시에서는 이런 점을 고려하여 물순환을 건폐율이나 용적율과 같이 건축행위의 강제적인 지표로 활용하는 방법을 마련 중에 있다. 이를 생태기반지표라고 하는데 이것은 투수포장면적, 인공지반 녹화면적, 빗물저장시설 용량 등을 종합적으로 지표화하여 건축에 반영하는 방법이다. 서울시에서는 2003년 지표를 개발하여 2004년 이후 조례 제정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시행해나갈 계획이다.

서울시에서 2000년 이후 임시로 만들어진 생태기반지표를 환경영향평가 대상 대형건축물(연면적 10만㎡ 이상)에 대해 시범 적용해본 결과 생태기반지표를 30% 이상 확보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이 비율은 법정 조경 의무면적을 훨씬 상회하는 결과로서 조경면적 외에 포장면의 투수성 확보, 벽면녹화, 인공지반 녹화 등의 면적이 증가하였기 때문에 얻어진 결과이다. 서울시는 생태기반지표를 건축 및 각종 도시개발사업에 적용할 경우 과다한 토양포장을 억제하고, 인공지반 녹화면적을 확대해 나감으로써 서울의 물순환 환경 및 생태기반을 개선하는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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