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인 삶이 주는 행복
규칙적인 삶이 주는 행복
  • 장유진 기자
  • 승인 2021.09.06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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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20학번은 개교 이래 최초로 비대면으로 입학한 학번이다. 사실 처음에는 비대면 상황을 새내기 때 맞는 것이 가장 낫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대학 입학 첫해에는 동아리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여행을 다니고, 하루건너 하루 술을 마시며 놀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갓 입학한 20살의 나는 이렇게 노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믿었다. 차라리 이 시기에 집에서 혼자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것에 꽤 만족하고 있었다. 그러나 비대면 상황은 예상과 달리 공부에 집중하기 힘든 환경이었다. 혼자 수업을 들으니 동기부여가 될만한 것이 없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공부할 의지는 점점 약해졌지만, 1학년 때까지만 해도 과제는 최선을 다해 해결했다. 그러나 2학년 1학기까지 이어진 비대면 상황에 긴장이 풀리면서, 학점이 떨어졌다.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다. 그래서 이번 여름방학에는 인턴을 하면서 마음을 다잡기로 했다. 종일 유튜브와 넷플릭스만 열심히 봤던 지난 방학 때와 달리 인턴을 하며 매일 밖으로 나가고 사람들을 만나며 쉴 틈 없는 일상을 보냈다.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활기를 되찾았고, 사람들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며 생각이 많아졌다. 그리고 지난 대학 생활을 돌아봤다.
입학할 때의 나는 의욕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포스텍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훌륭한 교수님들 아래서 열심히 사는 동기들과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다. 수도권 대학 대신 우리대학을 선택한 이유도 놀기보다는 똑똑한 친구, 선후배들과 지내면서 서로의 좋은 점을 배우고 공부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지독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람들과 단절되고, 외출하는 시간도 감소하면서 생기를 잃어갔다.
이번 인턴 생활을 통해 굳이 새로운 곳에 가지 않아도, 많은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음을 알았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곳으로 출근하면서 규칙적으로 생활하면 비대면 상황에서도 충분히 긴장감 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음을 느꼈다.
예상보다 오래 지속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잊을만하면 다시 증가하는 확진자 수에 우리는 많이 지쳐있다. 본인만의 일상을 만들어 매일 햇빛을 보고 사람들과 대화해보자. 방에서 늘어져 있는 일상은 기분까지도 우울하게 만든다.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서라도 규칙적인 생활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혼자 시간을 갖기보다는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과 힘든 코로나19 사태를 잘 버텨내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