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목소리] 영어생활화동 여학생 제한 시정돼야
[지곡골목소리] 영어생활화동 여학생 제한 시정돼야
  • 허계연 /기계 01
  • 승인 1970.01.01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학교 학생이면 누구나 영어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 있고, 혹은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을 것이다. 졸업을 하기 위해서는 토플 550점이상을 취득해야 하고, 강의 교재는 모두 원서이며, 영어로 강의가 진행되는 수업도 있다. 또 학위를 마치고 유학을 꿈꾸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학과 공부가 바쁘고, 동아리 활동과 같은 다른 일들까지 하다 보면 끓어오르는 의욕에도 개인적으로 영어 공부를 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도 느꼈을 것이다.

이런 우리의 이목을 집중시킨 공고가 이번 중간고사의 막바지에 있었다. “영어 생활화 기숙사 운영”이 그것이다. 현 기숙사 20동을 영어 생활화 기숙사로 특성화 시켜서, 거주자들은 기숙사 생활에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영어공부를 함께 한다는 내용으로 이에 목마른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기숙사 각 동의 자치성을 추구함으로써 동민들 사이에 유기적 관계를 형성하여 최근의 기숙사 도난 사건과 같은 고질적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나아가 각 동의 개성있는 발전을 추구한다는 기자회의 동특성화 정책의 일환의 의미도 갖는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는 거주자를 남학생으로 제한하고 있다. 모든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여학생을 배제하였다는 것은 매우 아쉽게 느껴진다. 한 개의 동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그 한계가 있었겠지만 기숙사 개별 동 중에서는 처음으로 추진되는 프로그램인 만큼 여학생이 참여할 수 있다면 다른 여자 기숙사의 동 특성화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여학생이 참여하게 된다면 남녀가 같은 기숙사에 살아야 한다는 점이나 이미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동과 같은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20동에는 여자 기숙사에 방이 부족해서 이미 여자 대학원생들이 그 곳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거주하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겠지만 이는 20동에 여학생이 거주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님을 시사한다. 그렇기에 이 프로그램을 주목하고 있는 여학생들은 여학생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데 어떤 세부적인 문제점이 있으며 그 해결 방안이 없는지에 대해 관심어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기숙사 자치회에서 추진하는 “영어 생활화 기숙사” 의 도입은 많은 학생들의 흥미와 욕구에 부합하는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그 취지와 내용이 훌륭한 만큼 여학생들과 함께한다면 그것을 더 잘 살릴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한다면 그 대상에게 원천 봉쇄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공유하고 함께 대안을 모색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향으로 일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이 프로그램이 완전히 자리잡기 전에 여학생의 참여 제한의 원인이 되는 문제들을 알아보고, 그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함께 마련해 나갈 수 있는 자리를 한번 마련해 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