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소셜 미디어 싸이월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돌아온다
원조 소셜 미디어 싸이월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돌아온다
  • 소예린, 안윤겸 기자
  • 승인 2021.05.18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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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를 앞둔 싸이월드 홈페이지(출처: 싸이월드)
▲복귀를 앞둔 싸이월드 홈페이지(출처: 싸이월드)

 

 

2000년대를 아우른 추억의 플랫폼 싸이월드가 이달 25일 부활할 예정이다. 당시 주 소비층이었던 3040세대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킴은 물론, 메타버스와 암호 화폐를 도입한다고 해 어떤 색다른 모습을 보일지 기대를 자아낸다.

국민 플랫폼 싸이월드
싸이월드는 1999년 설립된 소셜 미디어로, 미니홈피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많은 인기를 끌었고 10년 만에 일촌 건수가 10억 건, 회원 수가 3,200만 명을 돌파해 전성기를 맞았다. 싸이월드에서는 사용자에게 개인별로 꾸밀 수 있는 공간을 주는데, 이것이 미니홈피다. 사용자들은 미니홈피를 블로그와 비슷하게 사진과 자신의 일상을 올리는 용도로 사용했다. ‘도토리’라는 사이버 머니를 통해 자신의 미니홈피를 꾸미거나 다른 사용자에게 배경음악을 선물할 수도 있었다. 또한 친한 사용자와는 일촌 맺기를 통해 일촌에게만 공개된 미니홈피 게시물을 보거나 개인적인 메시지를 보내곤 했다. 이런 미니홈피, 도토리, 일촌 맺기와 같은 단어는 개그 프로그램 ‘폭소 클럽’에서 소재로 사용되는 등 유행어로도 널리 쓰였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스마트폰이 널리 사용되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새로운 소셜 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싸이월드의 인기는 사그라들었다. 싸이월드는 모바일 환경으로 변화하기보다는 PC 플랫폼을 유지하고자 했고, 이는 매출 및 영업 이익과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후 2019년 10월 홈페이지 접속 오류로 서비스 종료 우려가 있었지만, 싸이월드 측은 도메인을 연장하고 서비스를 앞으로도 계속 운영할 것이라 밝혔다. 그리고 지난 1월, 신설 법인인 ‘싸이월드제트’로 운영권이 양도됐다.

싸이월드의 화려한 복귀 예고
이달 25일 복구가 예정되면서 싸이월드는 지난달 29일부터 아이디 찾기와 도토리 환불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9년 10월 기준 싸이월드의 회원 수는 약 1,100명, 도토리 잔액은 38억 4,996만 원이다. 도토리를 가진 이용자는 현금으로 환불받거나, 2배의 ‘진화된 도토리’를 받을 수 있다. 진화된 도토리는 기존의 도토리를 대체해 암호 화폐 형태로 새롭게 발행할 계획인 사이버 머니다. 또한, 기존의 싸이월드 서버 안에 있던 △사진 △음원 파일 △동영상 등은 복구되는 싸이월드로 동일하게 넘어온다고 한다. 싸이월드제트 측은 기존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재개한 이후 모바일 3.0버전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실 세계를 가상 공간으로 확장하는 메타버스
싸이월드는 미니홈피를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구현할 예정이다. 메타버스는 가상·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 세계와 같은 문화·사회·경제적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 세계를 가리키는 말이다.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가상 공간을 구현할 기술력의 부족으로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모바일 소셜 미디어의 인기에 밀려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최근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의 범용 기술이 발달하면서 메타버스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언택트(Untact)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메타버스 콘텐츠가 급부상하고 있다. 고도화된 기술에 기반을 둔 콘텐츠는 오프라인 세계를 가상 공간으로 확장하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며 각종 플랫폼과 가상 세계에 익숙한 MZ세대들에게 확산하는 추세다.

메타버스 입힌 싸이월드, 3D 미니미와 암호 화폐의 공간
비영리 기술 연구 단체 ASF(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는 메타버스를 △증강현실 세계 △라이프로깅(Life-logging) 세계 △거울 세계 △가상 세계로 분류한다. 라이프로깅은 사람의 대화·생각·움직임과 같은 정보를 기록하고 가상의 공간에 재현하는 활동으로, 자신의 삶을 가상 공간에 투영하고 다른 사용자들과 소통하는 행위다. 기존 싸이월드는 미니홈피와 일촌 맺기 등을 통해 라이프로깅의 성격만을 가지고 있지만, 복구되는 싸이월드는 증강현실과 시뮬레이션까지 더한 플랫폼으로 개발됐다. 이를 위해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인 에프엑스기어와 협업해 AR 기술이 접목된 3D 미니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메타버스 버전에서 ‘도토리’를 대체할 암호 화폐를 도입하는 등 고유한 자체 암호 화폐 발행과 거래가 가능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싸이월드제트는 콘텐츠 제작 및 펀딩, 크리에이터 육성 플랫폼인 MCI재단과 협업 중이며, 메타버스 플랫폼 내 경제활동이 가능한 블록체인 메인넷을 개발해 싸이월드 생태계 구축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싸이월드에 이어 버디버디까지, 1세대 소셜 미디어의 컴백 성공할까
한편, ‘국민 메신저’로 불렸던 버디버디 또한 복귀를 예고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일단 버디버디 홈페이지를 열었지만, 앞으로의 구체적인 서비스 일정 등 사업 방향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라고 전했다. 버디버디도 싸이월드와 같이 메타버스 플랫폼을 도입할지 주목받으면서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1세대 소셜 미디어의 복귀가 이목을 끌고 있다. 범용 기술과 결합한 원조 소셜 미디어의 부활이 MZ세대를 다시 사로잡을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