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윤재 청계천 복원 추진 본부장
[인터뷰] 양윤재 청계천 복원 추진 본부장
  • 문재석 기자
  • 승인 2003.10.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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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우리 사회의 도시에 대한 그릇된 의식’
- 구상하고 있는 친환경 도시의 방향은

인간들의 필요에 의해 자연환경을 훼손하여 과도한 인공환경을 구축한데 따른 여러가지 도시문제와 병리현상, 그리고 이상기후와 오염, 공해 등 환경문제가 인류의 공생에 위협을 주고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도시에 대한 개념이 특히 60년대 말부터 모더니즘적 도시만들기(예컨대 신도시건설, 교외화 현상, 고층고밀개발, 획일적, 거대규모, 상징화, 반생태적 등)와 인간소외도시에 대한 반성론이 심각히 대두되기 시작했다. 인공화된 도시는 자연환경을 되도록이면 보존하고,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통하여 도시환경을 인간이 보다 안전하고 풍요로우며,지속적으로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 학술적으로 친환경도시를 다루는 것에서 실제 친환경도시를 만드는데 있어 가장 큰 차이는

학문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친환경도시를 만드는 일은 대단히 간단한 일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선진국에서 해온 예들만 가지고도 충분히 만들어갈 수가 있으며, 지금까지 학술적으로 도시계획에서 제시해 온 여러가지 방법과 기술이 결코 환경친화적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따라서 남은 일은 학자나 전문가들이나 관료들, 정치인들이 말로만 친환경을 떠들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실천할 수 있는가를 모색하는 일이 필요하다. 더 이상 연구나 기술개발은 필요치 않고 의식개혁,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이 요구된다.

- 이번 청계천 복원 사업을 하시면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어떤 부분이었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고 있는지

청계천의 경우, 복원사업 자체에 대한 필요성에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표시하였으나 막상 실현단계에 있어서는 교통문제, 상인대책문제, 인공하천문제 등 예견되는 문제에 대한 우려가 주된 반대이유로 나타났으며, 이런 우려때문에 복원사업이 시행되지 못하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동조를 했을 때 가장 안타까웠다. 꼭 해야할 일이라면 어떤 이유나 어려움이 있더라도 실천해야 할 당위성에 대해 호응해 주는 다수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특히 전문가집단에 의한 부정적 태도나 언론기관, 시민단체들의 겉으로는 찬성이나 안으로는 반대라는 입장(총론 찬성, 각론 반대)이 사업추진에 대단히 어려움을 가져왔다. 상대적으로 상인들의 반대는 예견되었던 문제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속적인 대화와 설득, 복원의 필요성과 복원후의 미래상 등 홍보를 통하여 어려움을 극복하고 상인들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배려가 실효성을 가져다 주었다.

- 사회적으로 친환경도시를 고려할 수 있는 단계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보는가

친환경적인 도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도시민들 스스로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가 결코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주기 어렵고,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운 삶을 누리기에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음을 깨닫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사람들을 계몽하고 사회적으로 각 부문에서 홍보하는 일이다. 둘째로는 우선적으로 공공부문에서 시행하는 각종 사업과 정책에 환경친화적인 내용을 포함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이를 차츰 민간사업에 확대시키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친환경적인 사업에 대해서는 세제혜택 등 각종 인센티브를 개발하여 시행하며, 이를 위한 국가의 재정확충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과 달리 국가예산의 충당이 어렵고, 기업이나 개인의 경우도 경제적인 이유로 친환경적 도시를 만드는데 투자가 절대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 현실적으로 만들어나가는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시민단체나 교육기관, 자치단체의 정치집단에 의한 압력으로 국가예산을 확보하는 일이 행해져야 한다. 다시 말하면 국민의 자각, 기술투자, 경제력, 그리고 정치적 집단의 의지와 결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