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클라우드 디지털 생태계로의 전환점
코로나 팬데믹: 클라우드 디지털 생태계로의 전환점
  • 서리빈 / 산경 대우조교수
  • 승인 2021.01.02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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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된 오늘날, 비대면·비접촉 방식인 ‘언택트(Untact)’가 주목받고 있다. 언택트란, ‘접촉한다’란 의미의 ‘Contact’에 부정 의미의 접두사인 ‘Un-’을 합친 말로, 사람과의 접촉을 기술로 대체하는 활동이다. 언택트에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On)을 접목한 개념으로, 온라인을 통해 소통하는 방식을 ‘온택트(Ontact)’라고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온택트 시대에서는 각자의 공간에서 업무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협업 도구가 필요하다. 그 도구의 근간이 바로 ‘클라우드(Cloud)’다. 사실, 클라우드에 기반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이하 DX)은 지난 수년간 사회, 경제, 산업, 문화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빠르게 진화했다. 미국, 유럽 등에 비해 클라우드 체제로의 전환이 비교적 더디게 진행되던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DX를 가속화·본격화하고 있다.
DX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제공하는 고객 가치를 개선·개발하고 이를 제공하는 운영 플랫폼을 최적화해, 차별화된 고객 만족과 내부 운영 효율화를 추구하는 혁신 활동이다. 여기서 클라우드는 왜 중요할까. 우선, 클라우드는 대규모 투자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기존의 성과 창출 방식에서 벗어나,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조직에 공정한 경쟁 기회를 제공한다. 실례로, 오늘날 수많은 신생 기업이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실현해 기성 기업이 지배하는 시장 구도를 재편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또한, 클라우드 체제를 갖춘 조직은 외부 변화에 신속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 다양한 구성원들로 이뤄진 조직을 기민하게 움직이도록 만들고, 이들 디지털 사용자에게 실용성, 편의성 및 경제성의 핵심 경쟁력을 보장하는 것이 바로 클라우드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서 클라우드가 적용된 소프트웨어들은 생산성 향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혁신 프로젝트에 대한 구성-검증-학습-수정의 피드백 사이클을 단축할 수 있다. 
이처럼 프로젝트의 개발 속도가 촉진되면 이에 들어가는 개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혁신 선도 조직들은 이미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더욱 다양하고 고도화된 기술을 최소 비용으로 개발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다변화되는 시장 요구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솔루션을 클라우드 기술에서 찾는 것이다. 물론, 현대의 조직들이 클라우드 도입과 활용을 고민하는 이유는 단순히 비용 절감 때문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민첩성을 확보해 급변하는 외부 환경의 진화 속도에 발맞추기 위함이다.
클라우드 기반 DX의 서막은 이미 올랐다. 전례 없는 변화의 속도를 경험하고 있는 혁신 선도 기업들과 세계 유수 대학들은 변화의 방향을 결정할 주도권을 선점하고자 ‘플랫폼의 플랫폼’ 방식으로 내·외부 이해관계자 간 새로운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제까지 각 분야에서 통용돼 온 기성 관례가 더는 유효하지 않고, 이들 이해관계자의 역할 관계가 달라지고 있다.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창출할 부가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조직만이 생존과 성장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런 기술적 진화가 조직이 목표하는 방향대로 이뤄지려면, 그 진화가 불러올 변화를 구성원들이 수용하도록 만드는 조직 문화의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만 디지털 전환을 향한 전사적 노력이 기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급변하는 글로벌 교육 및 산업 환경에서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정보화 전략으로서 클라우드 기반 DX를 추진할 때 도입 원칙과 기준, 그리고 체계에 대한 구성원의 일치된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면, 그 가치를 제대로 누릴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변화에 대한 민첩성과 수용성을 조직문화에 내재한 후, 클라우드를 통해 디지털 사용자와 소통·교감을 이루며 협력 활동의 반경을 점차 확대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저성장-고위험의 뉴 노멀(New Normal) 시대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의 초석은 디지털 생태계 진입에 적합한 조직 시스템의 개발·운영에 놓여 있다. 2021년에는 이런 혁신의 물결 한가운데에 우리대학이 있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