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가장 익숙하지만 가장 소중한 사람들
가족, 가장 익숙하지만 가장 소중한 사람들
  • 손도원
  • 승인 2020.11.2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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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막내아들이자 형의 동생으로 태어났고 어렸을 적 유난히 부모님 말씀을 잘 들었던 나는 가족에게 항상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하지만 중학생이 되면서 점차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려 했고, 가족들을 멀리했었다. 그랬던 가장 큰 원인은 당시 나는 열심히 공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노력하지 않는다는 걸 아셨기에, 부모님은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셨고 나는 그 대화 자체에 피로를 느꼈다. 형은 다른 학교에 진학하기도 했고, 일찌감치 학교 공부 외의 것에서 진로를 모색 중이었기에 나와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 형과는 심하면 일주일에 말을 한마디 할까 말까 할 정도였다. 고등학생이 돼서는 기숙학교에서 생활했기에 상황이 더 심해졌다. 친구들은 저녁 시간이 되면 다들 각자의 전화기로 가족들과 통화했지만 나는 그 시간에 잠을 자거나 운동을 하러 갔다. 이후 대학생이 돼서는 부모님과 다투는 일이 거의 없었지만 그렇다고 자주 연락드리진 않았다. 그 자체로 어색하기도 했고 딱히 대화할 주제가 없었다.
이랬던 내게 코로나19 사태로 집에서 생활했던 올해 1학기는 다시는 없을 소중한 시간이었다. 부모님은 출근하시느라 바빴고, 형은 입대를 앞두고 친구들을 만나거나 아버지 일을 도와드렸기에 자연스럽게 내가 집안일을 했다. 부모님과 형이 퇴근할 시간에 맞춰 청소하고 음식을 만들어 기다리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는 바쁜 일상 속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내 아침을 차려주셨고 아버지는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서 저녁이 지나서야 돌아오셨지만, 불평 한번 하지 않으셨다. 매번 차려져 있는 밥을 먹고 항상 주시는 용돈을 받아 쓰면서 그 소중함을 너무 늦게 알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좋은 환경에서 많은 지원을 받으면서도 노력하지 않았던 나와는 참 대조된다고 느꼈다.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할 때쯤 형이 입대했다. 평소 부모님의 건강을 챙기고 자주 연락을 드리던 형이었기에 요즘 나는 그 빈자리를 채우려고 많이 노력 중이다. 처음엔 어색했던 부모님과의 통화가 자연스러워졌고 전보다 훨씬 다양한 주제로 부모님과 대화를 한다. ‘진작 이랬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도 종종 들지만, 그만큼 앞으로 더 잘해드리고자 한다.
만약 이전의 나처럼 가족들에게 소홀히 대하고 있다면, 하루 24시간 중 10분씩만이라도 가족들과 통화 혹은 대화하는 데 사용해보자. 그렇게 한다면 분명 잊고 지냈던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을 다시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