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수업에서 교수님들께서는 학생들에게 경어를 사용하신다. 나는 그것이 교수님들께서 지키고 있는 학생들과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학생 한사람 한사람과의 대화가 아닌,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그것은 비단 학교에서만이 아니라 어느 집단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미덕이다. 또한 학생들의 빗나간 질문이나 엉뚱한 행동까지도 교수님들께서는 진지하게 받아주신다. 그것이 ‘교수’라는 자리에 대한 본분이고 책임이 아닐까?
스스로를 뒤돌아 보자. 교수님께 대한, 같이 수강하는 학생들에 대한 예의를 얼마나 지키고 있는가? 만약 생활비를 위해 열심히 하고 있는 과외시간에, 배우는 학생이 시간 다 되었다면서 말하는 도중에 책 덮고 나가버렸다고 하자. 공부보다 ‘인간 되기’를 먼저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이렇게 하면 어떨까. 어차피 수업시간에 전화가 와도 받을 생각이 없다면, 시작하기 전에 꺼 놓는 것이다. 전화기로 시각을 확인해야 한다면, 자동응답으로 해 놓는 것이다. 교수님께서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오시면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하는 것이다. 혹시 교수님께서 나를 이쁘게 보셔서 학점을 잘 주실수도 있으니까. 질문은 상황에 따라 간단하게 한 두 개 정도로 끝내고 나중에 개인적으로 찾아가는 것이다. 수업시간은 정해져 있고, 교수님은 나만의 교수님이 아니니까. 수업시간이 지났고, 밥도 먹어야 하고, 다음 수업도 바쁘고, 그 전에 만나야 할 사람도 있지만 교수님께서 ‘다음시간에 봐요’라는 말을 하실 때까지는 펜을 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큰 소리로 외치는 것이다. “감사합니다”라고. 그것이 바로 우리들이 지킬 수 있는 교수님께 대한, 또한 서로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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