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6호 ‘사재기로 얼룩진 음원 차트’를 읽고
제416호 ‘사재기로 얼룩진 음원 차트’를 읽고
  • 진영서 / 무은재 19
  • 승인 2020.02.13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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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사재기 문제는 오래전부터 의혹이 제기돼 왔다. 아이돌 그룹 블락비의 멤버 박경이 의혹을 받는 가수들을 SNS상에서 저격하며 논란이 재점화됐다. 이어 시사 탐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측에서 취재를 진행하기도 했고, 현재 검찰 역시 조사 중이다. 또한, 유튜브 등의 SNS를 통해 정보와 개개인의 의견이 공유되며 음원 사재기 문제는 지금 뜨거운 감자이다.
기사에서도 언급됐듯 사재기 의혹을 받는 소속사 측에서 주장하는 바이럴 마케팅과는 완전히 별개로 음원 사재기가 실재한다는 것을 다양한 증거들이 가리키고 있다. 심지어 얼마 전에는 가수 송하예의 노래가 의도적으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해 반복 재생되고 있는 영상이 공개됐을 정도로 음원 사재기가 존재한다는 것은 이제 공공연한 사실처럼 보인다.
이런 심각한 문제에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은 대단히 많다. 가수, 작곡가, 음반 기획자, 바이럴 마케팅 업체, 브로커 등 많은 직업군의 사람들이 음원 사재기 문제에 얽혀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은 바로 음원 사이트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문제의 중심에 있으면서 논란과 비난에서는 다소 배제돼 있다.
게임을 예로 들어보자. 한 게임에서 핵, 즉 버그를 쓰는 유저가 있다면 다른 유저의 신고 또는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게임 업체는 그 유저에 대한 제재를 가할 것이다. 만약 이런 부분에 대해 제대로 된 조치가 없다면 그 게임은 소위 ‘망겜’으로 불리며 유저들은 게임을 그만둘 것이다.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SNS와 사이트 또한 마찬가지로 비정상적인 활동이 감지되면 당연히 제재에 들어간다.
하지만 이런 당연한 것들이 음원 사이트에서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음원 사이트들은 오래되고 반복된 사재기 논란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그들이 최소한 경고 차원의 조치라도 했더라면, 지금 이 상황까지 오게 됐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음원 사이트의 무책임함이 음원 사재기 시장에 가속을 붙여준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음원 사재기를 한 가수들이나 기획사를 비난하기만 하고, 사재기를 제재할 법의 제정을 마냥 기다리기만 하기엔 음원 사재기 의혹은 이미 너무 오랫동안 해결되길 기다려 온 문제이다. 우리는 음원 차트가 시장의 트렌드를 올바르게 이끌어 나가며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능동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따라서음원 사재기 문제의 본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적절한 대상에 대한 직접적인 보이콧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