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신문을 읽고] 비중 큰 주제기획, 시의성 부족이 흠
[포항공대신문을 읽고] 비중 큰 주제기획, 시의성 부족이 흠
  • 김덕환 / 신소재 3
  • 승인 2001.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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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이었던가. 신입생 학과 배정 문제로 한참 학교가 떠들썩 할 때, 포항공대신문의 형산 만평을 인상 깊게 본 적이 있다. 총장님의 캐리커처와 선풍기 앞에서 신입생 이름을 날리던 모습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당시 학교에서 몰라주는 학생들의 답답함을 잘 꼬집은 그 만평을 본 후로 포항 공대 신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었다.

내가 입학할 때와 비교해보면 포항공대신문이 많이 발전했다고 느끼게 된다.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그 당시에는 학생들 사이에서 포항공대신문이라 하면 심하게 말해 ‘모임에서 바닥에 까는 종이(?)’정도로만 인식되었으니 말이다. 이런 인식 때문에 포항공대신문을 외면한 구성원이 나를 비롯하여 적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모임에서 바닥에 포항공대신문을 깔거나 하는 모습들을 잘 찾아 볼 수 없다. 이는 포항공대신문의 수준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뜻할 것이다. 인터넷을 이용하여 설문 조사를 쉽게 유도한 Live Poll, 특정 주제에 대해 생각해보는 주제 기획, 공대라는 제약을 장점으로 잘 이용한 학술면, 이런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서 지금의 성장을 해왔을 것이다.

하지만 포항공대의 대표 언론이라 부르기에는 아직도 많이 부족한 것 같다. 교내에서 무슨 문제가 있으면 우선 BBS의 게시판에서 여론이 형성되고 그에 대한 불만, 의견이 토론된다. 물론 포항공대신문도 그에 따라 이 문제들을 다룬다. 하지만 다음 신문이 나올 때가 되면 여론은 또 다른 문제에 집중하고 다시 신문은 그 여론을 따라가게 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언제나 여론을 따라가는데 급급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포항공대의 대표 언론이라 자신 있게 말하기 위해서는 여론을 나타내는 것 뿐만 아니라 이 여론을 이끌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가장 신문사의 생각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주제기획에 대해 생각해보면, 가끔은 ‘이 주제가 과연 지금 꼭 ‘주제기획’이라는 면에서 다루어야 할 문제인가?’ 라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물론 주제기획에서 다루는 내용은 한번쯤 생각해야 할 문제인 것은 분명하나 시의성과는 동떨어진 것도 가끔 눈에 띄는 것이 아쉽다. 지금은 흠이 되지는 않지만 더더욱 성장한 포항공대신문이 되기 위해서는 개선되어야 할 문제들이다. 신문사의 뜻을 담아내는 주제기획이 3자적 입장에서 관찰만 하는 수수방관자적인 시각과 때에 맞지 않는 내용은 피해야 할 것이다. 이런 것들을 위한 급격한 변화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시간 제약 등 주위 상황에 맞추어 조금씩 틀을 깨며 차츰 성장하여야 할 것이다.

2002년도에는 지금보다 더 나은 포항공대신문을 부탁하며 계속 노력하고 나이지는 모습만을 보게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