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상의 내가 잊힐 권리
온라인상의 내가 잊힐 권리
  • 손주현 기자
  • 승인 2019.12.05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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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사회에 들어서면서 우리가 공유하는 정보는 사라지지 않고 온라인상에 계속 남아있게 됐다. 누구든지 특정 정보를 인터넷에 검색하면 그것과 관련된 여러 정보를 손쉽게 얻어낼 수 있고, 개인 정보 또한 어렵지 않게 알아낼 수 있다. 이에 따라 ‘잊힐 권리’가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잊힐 권리란?
잊힐 권리란 나와 관련돼 온라인상에 수집된 개인 정보를 자신의 동의하에 삭제할 것을 요구하는 권리이다. 해외에서는 2014년 5월 유럽연합의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uropean Court of Justice)가 스페인 시민이 구글을 상대로 요구한 ‘부적절한 검색 결과 삭제 요청’을 받아들이며 처음으로 잊힐 권리가 인정됐다. 이는 한 스페인 시민이 2010년 3월 구

▲구글 로고(출처: AFP=연합뉴스)
▲구글 로고(출처: AFP=연합뉴스)

 

글에 자신의 이름을 검색한 결과, 자신의 빚 문제와 재산 강제매각 내용에 대한 공고가 신문에 게재됐다는 것을 알고 구글에 정보 삭제를 요구한 사건이다. 그는 검색 당시에는 사회보장 분담금 빚을 청산했으며 10년도 지난 시점의 금융정보를 노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삭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구글은 기사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는 이유를 근거로 삭제 요청을 거부했고 이에 불만을 가진 그는 스페인 법원에 재판을 신청했다. 이후 스페인 법원은 유럽사법재판소에 해석을 의뢰했고 유럽사법재판소는 그와 관련돼 신문에 게재된 정보가 시간이 오래 지났다는 점을 들어, 구글이 웹 사이트의 링크를 삭제하도록 판결했다.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 이후, 유럽연합국의 국민이 온라인상 자신에 관한 검색 결과가 ‘부적절하거나 과도한’ 내용이면 삭제 요청을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검색 엔진 회사들은 해당하는 정보로 얻을 수 있는 공적 이익이 사생활 권리보다 크다고 판단하면 요청을 거절할 수 있다.
2014년 유럽연합에서 잊힐 권리가 인정된 이후, 지난달 24일 기준 접수된 개인 정보 삭제 요청은 약 86만 건이며, 이와 관련된 웹 사이트 링크는 약 343만 건에 달한다. 이중 약 133만 건의 웹 사이트 링크가 삭제됐다. 가장 많은 웹 사이트 링크가 삭제된 도메인은 페이스북이며 트위터, 유튜브 도메인에서도 많은 웹 사이트 링크가 삭제됐다. 삭제 요청 대상은 소셜 미디어 및 웹 사이트에서의 개인 정보 삭제를 포함해, 보도기관 혹은 정부 페이지에 있는 기록 및 전문적인 정보 삭제 등이 있었다. 또한, 삭제 요청된 콘텐츠의 종류는 개인 정보, 직업상의 부정행위 등으로 다양했다. 

프랑스 vs 구글
한편, 2014년 판결이 있기 전, 유럽연합은 1995년에 정보보호법(Data Protection Directive)을 제정해 검색 사업자를 데이터 수집 업체로 규정하고 규제의 대상으로 삼아왔다. 프랑스 정보 보호 기관인 정보자유국가위원회(CNIL)는 지난 2015년, 개인의 인터넷 검색 기록을 삭제할 수 있는 잊힐 권리를 유럽연합 외의 전 세계 사이트에서도 보장할 것을 명령했다. 유럽연합에서 검색 엔진 링크 삭제를 요청하면, 유럽연합 회원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가의 검색 엔진에서 링크 삭제가 수행되도록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구글은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검색 엔진에서 특정인에 관한 정보를 모두 삭제한다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해칠 우려가 있고, 인권 유린과 같은 상황을 은폐하려는 독재 정권에 의해 남용될 수 있다”라고 주장하며 방침을 이행하지 않았다. 프랑스 당국은 명령을 수행하지 않은 구글에 이듬해 1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했으나 이에 반발한 구글은 유럽사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다. 결과적으로 지난 9월 24일, 유럽사법재판소는 온라인상에서의 잊힐 권리가 유럽연합 국경을 초월해 적용할 필요가 없다고 결정했다. 이는 구글이 사용자로부터 삭제 요청을 받았을 때, 유럽 내에서만 해당 링크를 제거하면 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의 잊힐 권리
우리나라에서 잊힐 권리는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보장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4조에 따르면, 정보 주체는 자신의 개인 정보 처리와 관련해 △개인 정보의 처리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 △개인 정보의 처리에 관한 동의 여부, 동의 범위 등을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 △ 개인 정보의 처리 여부를 확인하고 개인 정보에 대해 열람을 요구할 권리 △개인 정보의 처리 정지, 정정, 삭제 및 파기를 요구할 권리 △개인 정보의 처리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신속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구제받을 권리가 있다. 그리고 2016년 6월부터 ‘인터넷 자기 게시물 접근배제요청권 가이드라인’이 시행됐기에 본인의 게시물임을 입증할 수 있으면 게시판 관리자에게 접근 배제 조치나 게시 중지를 요청할 수 있다. ‘e프라이버시 클린서비스’ 웹 사이트를 통해 개인정보내역을 통합적으로 조회하고 탈퇴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할 때 스스로 경각심을 갖고 자신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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