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환경용 무선 수중카메라 시스템 개발
극한환경용 무선 수중카메라 시스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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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0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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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진 왕피천에 포획된 연어의 모습

 

지구 표면의 71%를 차지하고 생물의 80%가 서식하는 삶의 원천인 바다는 인류 전체 먹거리의 25%를 제공하고 있으나, 기후 변화가 점차 진행됨에 따라서 수산·양식업에는 크게 2가지의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게 됐다. 첫 번째는 기후 변화에 따라 어장이 변화해 어장의 재탐색이 필요하게 됐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기존 오징어 어획량은 울릉도와 같은 동해안 지방이 우세했다면, 해양 수온의 변화 등에 의해서 점점 그 비중이 남해안 및 서해안 지방으로 이동하고 있다. 두 번째는 기후 변화에 따라 수산업의 비중이 줄어들며 양식업의 비율이 늘어나게 됐다는 것이다. 수산업은 이미 있는 물고기를 잡으니 그 포획량이 정해져 있는 데 반해 양식업은 물고기의 대량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위의 2가지의 중대한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첨단 센서’와 같은 장비가 필수적이다. 첨단 센서를 사용하면 어장의 변화에 따른 어장 지도를 빨리 제작해 물고기의 포획량을 비약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다. 또한, 양식업의 비중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수산·양식업에서는 생산량 증대를 위해 수온, 수질의 측정 등 산업의 고도화가 요구되며, 이를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첨단 센서가 요구된다.
이에 경북씨그랜트센터와 우리대학 창의IT융합공학과 극한환경로봇연구실(HERO Lab)에서는 양식 어획량을 증가시켜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해 수산 양식을 위한 무선 카메라 개발에 착수했다. 동해안의 경우 서해안 및 남해안보다 어장의 투명도가 높아서 어획 생산량 증대에 있어 카메라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카메라를 사용할 경우 실시간으로 물고기의 상태 및 수질 등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산업 현장에서 감시 카메라를 활용해 생산성을 크게 높인 것과 같은 기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수산 양식용 카메라 개발의 어려움과 그 해결 방법
이와 같은 수산 양식용 카메라의 개발로 시작한 프로젝트는 극한 환경용 무선 수중 카메라 시스템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바로 경북 수산업의 조업 환경 및 조건이 극한 환경이기 때문이며 이런 어려움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개발한 극한 환경용 카메라는 기초 연구로부터 기술이 개발되는 대다수의 연구와는 다르게 산업 현장의 실용적인 시스템으로부터 기술이 개발된 하나의 예시이기도 하다.
수산 양식용 카메라 개발의 어려움 중 첫 번째는 바로 튼튼해야 한다는 점이다. 군사적 목적이나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특수 장비는 각 장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들에 의해 매우 조심스럽게 다뤄지지만, 어선과 같은 해양 환경에서는 운반 및 조업 환경이 다른 산업 현장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열악하다. 예를 들어, 바다에서는 그늘이 없으므로 한여름에 밀폐된 장치 내부의 온도는 60~70℃를 넘게 상승할 수 있으며, 칼바람이 부는 겨울철 동해는 체감 온도가 - 20°C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또한, 해양 환경에서는 바닷물의 염분 및 해양 생물들에 의한 부식 및 오염이 빠르게 진행되며 파랑에 의한 충격도 매우 크다. 즉, 해양 환경에서 사용되는 장비는 군사 목적으로 이용되는 장비와 마찬가지로 내열성, 내충격성, 내부식성 등 많은 요소가 고려돼 신중히 설계돼야 하는 극한 환경 장비이다.
따라서 이번에 개발한 카메라 시스템에 사용되는 회로 기판의 경우, 진동 및 충격에 약한 커넥터 및 모듈의 조립 방식을 배제하고, 통신 모듈, 전원 제어용 회로, 영상 획득 및 전송 회로까지 모두 단일 보드 상에 구성해 내충격성 및 내진동성을 갖췄다. 또한, 보드에 사용되는 회로의 모든 소자를 125°C의 고열에서도 작동이 가능한 자동차 전장에 사용되는 부품을 활용함으로써 내열성 역시 확보해 극한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 제작한 것이 큰 특징이다.
이처럼 수산 양식을 위해 사용되는 카메라의 개발은 실제로는 극한 환경에서 사용될 수 있는 카메라를 개발하는 것과 거의 유사하며, 이렇게 고온 및 충격이 가해지는 환경을 모두 고려해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의 개발 기술은 여러 산업 현장에서 매우 필요로 하는 기술이다.
수산 양식용 카메라 개발의 두 번째 어려움은 유선 통신의 어려움이다. LAN 케이블 등 유선을 통해 통신할 수 있는 육상과는 다르게, 수상 및 해상 환경에서는 장비의 설치 위치가 수시로 바뀌며, 통신 및 전원선을 유선으로 매립하는 데에는 많은 설치와 유지 보수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무선 충전 및 통신 기능을 자체적으로 내장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무선 통신을 위해서 육상에서는 Wi-Fi, 블루투스 등의 통신 방식을 이용할 수 있지만, 연안 및 해양에는 육상처럼 통신망이 촘촘하게 깔려 있지 않으므로 다른 방식의 통신을 사용해야 한다. 연안 및 해양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선 통신의 방식 중 Iridium과 같은 위성 통신의 경우 지구상 거의 모든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속도가 느리며 사용 비용이 많이 든다. 이에 반해 무선 RF 통신의 경우 무료 사용은 가능하나 통신 거리가 짧다는 단점이 있다. LTE의 경우 빠른 속도로 통신할 수 있고 육지로부터 10km 연안까지는 사용할 수 있으나 매달 통신 비용이 발생하고 전력 소모량이 많다는 단점이 있으며, LoRa(Long Range) 기술의 경우 전력 소모량이 적고 무료이며 원거리(15km)까지 통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비교적 느리다.
위와 같이 각 통신 방식에는 뚜렷한 장단점이 존재하므로 개발한 수산용 카메라에서는 각 통신 방식의 장점만을 취해서 하나의 통신 방법이 실패할 경우 다른 통신 방식으로 계속 작동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사용했다. 그중 영상 전송을 위해서는 주로 LTE를 사용해 빠른 속도로 실시간 영상을 촬영한 후 서버로 전송, 어민이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을 이용해 영상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LTE와 함께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사용하는 LoRa 통신의 경우 수산 양식용 카메라 개발의 세 번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적용했다.
세 번째 어려움은 통신과 마찬가지로 수중 카메라가 유선 전원 공급이 어렵다는 점이다. 바다 한가운데에서는 유선으로 전원을 공급받기 어렵기에 개발한 카메라는 태양광을 이용해 배터리를 자가 충전하고, 영상 전송을 하지 않을 때는 시스템을 절전 상태로 바꾸는 방식을 사용해 전력 소모를 최소화했다. 구체적으로는 수산 양식용 카메라 전용 전원 관리 보드를 개발하게 됐는데, 해당 보드는 LoRa 통신을 사용해서 매우 낮은 전력의 대기 상태에서 실시간 영상을 보고 싶다면 원격 무선 스위치로 전원을 켜면, 비로소 카메라와 LTE 장치가 켜져 영상을 전송하고 영상 확인이 끝날 시 다시 LoRa 모듈을 제외한 장치를 끔으로써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도록 한 모듈이다.
이와 더불어 LTE와 LoRa 방식을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사용하므로 평소에는 LTE를 이용해 빠른 속도로 카메라 영상을 전송하지만, LTE 신호가 도달하지 않는 원거리로 카메라가 이동하거나 실시간 영상 확인이 필요하지 않으면 LoRa 기술을 사용해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위와 같은 하이브리드 통신 방식의 개발을 통해서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고 충전되는 전력을 최대화해서 전체 카메라 시스템은 유지 보수 없이도 해양 환경에서 수개월 이상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있다.

수산 양식용 카메라 개발의 활용 예 및 향후 활용 방안
그림 1과 같이 개발된 수산 양식용 카메라는 현재 하천, 연안 중층 가두리 양식장, 표층 가두리 양식장 등 여러 수산·양식업 분야에 활용돼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울진 왕피천 하류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서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오는 연어의 포획 여부를 실시간으로 관찰했으며(그림 2), 그물에 포획된 전체 연어의 개체 수 및 암수 구별을 하는 데에 성공했다. 표층 가두리 양식장에 설치된 카메라의 경우 표층 양식장은 수온 변화가 심해 양식 방어의 건강 상태를 먹이 활동 관찰을 통해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곳에서는 360°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사료를 투입하는 주기 및 양에 따라 방어의 건강과 발육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는 데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렇게 일반적인 조업 방법으로는 쉽게 획득하지 못하는 데이터 및 영상의 획득과 분석을 통해서 양식 산업의 고도화 및 어획 생산량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기대되며, 수조식 양식장 및 어류 생태 분석 등에서까지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수산 양식용 카메라는 위에서 언급한 이유에 따라 사실상 극한 환경에서 활용되는 카메라로 사용될 수 있으므로 그 활용 방안이 무궁무진하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카메라는 LTE 및 LoRa 통신 모두 사용 가능한 하이브리드 방식의 통신을 하기에 한 가지 통신 방식이 불가능 하더라도 다른 통신 방식을 사용해서 비상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이런 장점으로 이번에 개발한 카메라 시스템은 안정성이 매우 중요한 국가 재난망, 전장, 극지, 원자력 발전소와 같은 극한 환경이나 재난 사고 등에도 유용하게 사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경북씨그랜트센터와 우리대학 창의IT융합공학과 극한환경로봇연구실에서는 카메라를 수상 및 해상 환경뿐만 아니라 원자력 발전소 등의 환경에도 적용하기 위해서 기초 연구에 해당하는 구조 해석, 통신 최적화, 내방사선 성능 추가 등을 진행해 여러 극한 환경에서도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궁극적으로는 넓은 범위의 극한 환경에 사용할 수 있는 범용성 무선 카메라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선철 / 창의IT융합공학과 부교수
강지윤 / 경북씨그랜트센터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