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포항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요”, 장지원 교수 인터뷰
“한적한 포항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요”, 장지원 교수 인터뷰
  • 유민재 기자
  • 승인 2019.10.18 17: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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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본지는 우리대학 연구기획팀, 대학원 총학생회와 ‘신임 교수 인터뷰’를 함께한다. ‘신임교수 인터뷰’는 우리대학에 새로 부임한 교수를 인터뷰해서, 독자들에게 연구와 관련된 인터뷰이의 경험을 소개함으로써 우리대학의 연구문화를 한층 더 발전시키기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세포/발달생물학, 만능줄기세포 연구실의 장지원(생명) 교수
▲세포/발달생물학, 만능줄기세포 연구실의 장지원(생명) 교수

 

포항 생활은 좀 어떤지?
우리대학에 온 지 1년 7개월 정도 됐는데, 학부, 대학원 생활을 한 서울에서 바로 포항으로 왔다면 엄청 심심했을 것 같다. 하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박사 후 연구원 생활을 하고 왔기 때문에 괜찮다. 포항의 한적한 분위기가 샌타바버라와 매우 비슷하다. 사람이 많지 않아 편안하고 가족적인 분위기여서 개인적으로 만족하고 있다.

연구 분야와 그 분야를 선택한 계기는?
기초줄기세포생물학을 연구하고 있다. 1998년 인간배아줄기세포, 2006년 유도만능줄기세포가 발견되면서 머지않아 불로장생약이 개발되겠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이 열광했다. 이런 사회적 압력 때문인지 현재 줄기세포 연구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응용 연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물론 이것도 굉장히 중요한 일이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세포 자체에 대해서 아직 잘 모르는데 섣부르게 응용 쪽으로 진출을 하는 게 맞는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기초적인 부분에 관심을 두게 됐고, ‘줄기세포는 어떻게 우리 몸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분자, 세포 차원에서의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다. 물론 줄기세포 생물학자로서 기초적인 발견을 바탕으로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은 궁극적인 목표다.

학창 시절 때는 어떤 학생이었나?
학부 때는 성적이 꽤 안 좋았고, 교수님께서 싫어하시는 타입이었다. 군대 가기 전에는 수업을 거의 듣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알아야 재밌는데 모르니까 재미가 없었다. 군대를 다녀와서 졸업은 해야 하니까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알수록 재미가 붙었다.
그런데 인생은 반복이라고, 대학원에 들어가서 맡은 프로젝트는 또 재미가 없었다. 처음 3년은 말 그대로 실험에 중독돼서 단순히 실험하는 것에 보람을 느끼며, ‘오늘도 열심히 살았다’라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의미 없이 보냈던 것 같다. 그렇게 살다가 새롭게 찾게 된 연구분야가 확실히 재밌었다. 재미를 찾는 순간 크게 달라졌다.

연구실은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가?
실험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생명과학 랩이지만, 밤에 연구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 위험하기도 하고, 내가 아침형 인간이기 때문에 트레이닝을 받기 위해서 적어도 9시까지는 왔으면 좋겠다. 물론 전날 술을 많이 마셔서 못 오는 것은 괜찮다. (웃음)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연구실에 오기 싫으면 매일 실험하기 힘드니까 말이다. 그리고 인원이 많으면 지도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우선 규모를 작게 유지하려 한다. 학생들과 매일 아침 이야기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랩 미팅이 있다. 또, 논문 읽는 법과 데이터를 해석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매주 저널 클럽을 열고 있다.

교수가 되려는 대학원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교수가 되고 싶다’와 같이 작고 구체적인 목표를 잡으면 너무 힘들어진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작은 목표이기 때문에 이루지 못하면 마치 실패한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다시 극복해서 일어나기도 힘들다. 나도 교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그 사실을 스스로 숨겼던 것 같다. 그리고 훨씬 넓은 목표를 잡았다. 연구해서 먹고 살 수 있다면 충분히 행복할 것 같다고. 그러기 위해서 좋은 과학자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좋은 과학자가 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내가 대학원생으로 다시 돌아가 연구실을 고른다면 연구주제는 별로 신경 쓰지 않을 것 같다. 그건 언제든 바꿀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여기가 정말 나를 훌륭한 과학자로 성장시켜줄 수 있는 곳인가 하는 것이다. 좋은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는 곳인지 알기 위해서는 연구 참여를 해보는 것도 좋지만, 선배들을 보면 된다. 랩 미팅 시간에 선배를 봤을 때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라는 마음이 드는 랩에 가는 게 좋다.
좋은 과학자가 되기 위한 방법을 계속 생각해 봤는데, 결국 한 가지밖에 없다. 논문을 많이 읽는 것이다. 나도 대학원생일 때 밤늦게까지 실험을 했는데, 그러다 보니 실험에 취해서 실험만 계속하느라 생각을 하지 않아서 발전이 없었다. 대학원 5년 중 3년을 그렇게 살다가 마지막 2년 동안은 정신을 차리고 무작정 실험을 하기보다 논문을 많이 읽었던 것 같다. 실험은 웬만하면 6시 전으로 끝내고, 집에 가서 논문을 많이 읽기를 바란다.
또 하나 강조하는 것이 체력이다. 시간을 내서 운동하는 게 아니라, 운동하고 남는 시간에 논문을 읽고 실험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결국에는 체력이 좋은 사람이 이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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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샘 2019-10-22 18:41:27
좋은 컨텐츠 감사합니다. 혹시 특정 교수님의 인터뷰를 요청할 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