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관 문제, 예방과 재발방지가 절실
생활관 문제, 예방과 재발방지가 절실
  • 김종은 기자, 유민재 기자
  • 승인 2019.10.1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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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 지나고 곰팡이가 핀 에어컨
▲여름방학이 지나고 곰팡이가 핀 에어컨

 

일과를 끝낸 뒤 우리는 지친 몸을 이끌고 생활관으로 향한다. 그곳은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곳이자, 날마다 함께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학우들 사이에서 생활관에 대한 인식은 그다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포스텍 라운지, 페이스북 페이지 ‘포스텍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곰팡이로 인한 오염과 급격히 늘어난 벌레 등으로 인해 잦은 논란이 있었고, 본지에도 제보가 들어왔다. 본지에서 자체 설문조사와 취재를 통해, 더욱 자세히 확인해 파악된 문제들은 크게 다음과 같다.

폭우 시의 침수 피해
최근 한반도를 강타한 연이은 태풍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고, 우리대학 역시 이를 피해갈 순 없었다. 태풍으로 넘어진 나무가 생활관 1, 2동으로 가는 길을 막는가 하면, 생활관과 학생회관 천장에서는 빗물이 샜다. 이와 관련해 생활관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제17호 태풍 ‘타파’가 내륙을 관통할 당시에는 생활관 20동 상남관 안으로 물이 들이쳐 학우들이 물을 퍼내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자신을 여학생 생활관 3동 거주자라고 밝힌 한 익명의 제보자는 “비가 올 때 4층에서 물이 새는데, 이는 새벽 잠결에 화장실을 가다가 미끄러질 수도 있는 큰 문제”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또한 “빗물이 새더라도 특별한 조치 없이 바가지를 두는 것이 전부이고, 그냥 물이 떨어지는 곳도 있었다”라며 현재 이 같은 침수 피해에 대해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밝혔다. 침수 피해에 대한 학교 차원에서의 구체적인 대응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쥐, 벌레 등의 출몰
전북의 한 대학교 기숙사에 나타난 ‘화상 벌레’가 화제다. 이와 관련해 최근 우리대학 생활관에서도 해충 출몰이 잦아져 학우들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지네, 개미, 바퀴벌레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며, 지난 7월 여학생 생활관 1동에서는 쥐가 출몰해 많은 학우를 충격에 빠뜨렸다. 박태우(무은재 19) 학우는 “개인적으로 생활관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벌레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최근 부쩍 늘어난 해충 출몰에 대한 고통을 호소했다. 또한 “생활관 21동에 바퀴벌레가 출몰한 이후 방역 업체가 다녀갔지만, 화장실을 잠시 소독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었다”라며 학교 차원에서의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곰팡이로 인한 오염
지난 여름방학 동안 습하고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생활관 벽과 에어컨, 화장실 곳곳에 곰팡이 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생활관 2동에 거주했던 박 모 학우는 “퇴사 2주 후 다시 본래 사용하던 생활관에 돌아오자 벽과 침대가 곰팡이로 뒤덮여있었다”라며 “주말에 입사하는 학생들은 시설 신고가 어려워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으니, 학생들이 입주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비어있는 생활관도 관리가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설문조사 결과 개개인이 곰팡이를 청소하기는 쉽지 않을뿐더러 청소하거나 임시방편으로 페인트를 칠하더라도 다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니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냉난방 공급 문제
현재 생활관에서는 특정 기간에만 냉난방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교차가 크고 습도가 높은 상황에서 냉난방 시설을 이용하지 못해 많은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다. 류다현(무은재 19) 학우는 “최고 기온이 29도까지 올라갔던 때에 방이 너무 덥고 습했다. 빨래를 하기도 어렵고, 샤워를 하고 나서도 금방 땀범벅이 되어 생활에 불편함을 겪었다”라며 고충을 토로했고, “냉난방기 가동 방식을 개선해 일정 온도 이상이나 이하일 때면 사용할 수 있게 하거나 습도를 고려해 추가로 냉난방기를 가동하기를 희망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런 논란에 대해 생활관운영팀에 문의한 결과 다음과 같은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누수 문제에 대해서는 “시설운영팀에서 매번 단계적인 시설 점검을 실시하고 있고, 누수 발생 시 빠른 조치를 통해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연차적으로 우선 순위를 검토해 방수 공사와 보수를 실시하고 있다”라고 밝혔으며, 태풍 발생 시 창문 닫기와 누수 발생 시 시설 신고를 부탁했다. 해충 문제에 대해서는 “월 1회 생활관 전 지역에 대해 방역을 실시하고 있으며, 하절기에는 추가 방역을 통해 해충 박멸에 힘쓰고 있다. 또, 올해부터는 메이저급 방역전문회사로 계약을 변경했으며, 방역 기간 이외에도 생활관실에서 추가방역을 요청하거나 필요물품을 지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곰팡이 문제에 대해서는 “여름철에 너무 낮은 냉방온도 설정에 따른 결로 현상으로 곰팡이가 발생한다. 냉방온도를 24℃ 이상으로 설정해줄 것을 당부하고, 공용 공간에 대해서는 이를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곰팡이 발생 시에는 생활관운영팀이 청소를 실시하고, 페인트 및 도배 작업으로 보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냉난방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생활관의 시스템은 냉방과 난방을 동시에 공급할 수 없는 시스템으로, 이를 전환하는 데에도 일정한 기간이 필요하다.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에 대응이 어려운 시스템이고, 이를 별도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공간과 많은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다”라며 입장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생활관운영팀에서는 “사생들이 겪는 문제에 대해 생활관실에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관련 부서와 함께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