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 목소리] '따뜻한 공돌이’가 되자
[지곡골 목소리] '따뜻한 공돌이’가 되자
  • 권익환 / 산공 3
  • 승인 2001.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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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과에서 병역 특례에 관련해 특별 세미나를 한 적이 있었다. 공식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후배들을 생각하는 마음에 사회에 나가계시던 선배들이 특별히 시간을 내어 마련해 주신 것이었다.

그 때, 한 선배님께서 학생들이 평가는 어떻게 받고 있는가에 대해서 짤막하게 한 말씀 하셨다. 실력은 KAIST와 함께 서울대나 수도권의 다른 학교들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어딜 가나 우리 학교 학생들 일 잘한다는 건 인정해 준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일하는 거, 그러니깐 사회 생활을 하는 능력은 딴 데보다 훨씬 밀린다. 그래서 회사들이 KAIST 사람들을 가장 선호한다.

실제로 우리 학교의 많은 학생들이 방에 틀어박혀 숙제와 오락에만 묶여 사는 듯한 모습이다. 컴퓨터, 인터넷, 그리고 네트웍 시설들이 워낙 발달하다 보니 혼자서도 심심하지 않게 시간을 때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사람수가 적은 학교인데, 그런 식으로 스스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날 기회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소위 네트웍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런 네트웍 시대에선 혼자 할 수 있는 일의 크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개인의 실무능력 뿐 아니라 사회생활 능력의 중요성이 점점 커질 것이다.

다행히 우리 학교엔 다양한 동아리도 있고, ‘넓세바’라는 훌륭한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일부 적극적인 사람들은 스스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 ‘연변 봉사 활동’이나 ‘초등학교 영어캠프’와 같은 곳에 참여하기도 한다.

많은 학우들이 방에만 틀어박혀 있지 말고 다양한 사회 경험을 할 기회를 스스로 찾는 노력을 했으면 한다. 그리고 그로 인해 다양한 사람들과 원만하고 발전적인 관계를 만들어나갈 줄 아는, ‘따뜻한 공돌이’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