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으로 만들어 먹는 술
내 손으로 만들어 먹는 술
  • 연제원 / 기계 18
  • 승인 2019.10.1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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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되고 자주 가진 술자리는 항상 소주와 함께였다. 17도 정도 되는 도수에 적당히 빠르게 취하고, 어딜 가나 싼 가격에 먹을 수 있지만 사실 소주가 그닥 맛있는 술은 아니다. 그렇다고 대학생의 지갑으로 양주나 칵테일을 마실 수는 없었다. 그러던 중 ‘사먹기 비싸다면 직접 만들어 먹으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됐고 직접 술을 담그게 됐다. 필자가 직접 만들어본 술과 마시는 방법을 추천해 보고자 한다.
흔히 양주라고 하는 위스키, 진, 보드카 등의 술은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고 어렵다. 포도주와 같은 발효주는 사용되는 재료에 비해 나오는 결과물이 너무 적다. 필자가 추천하는 방법은 시중에 파는 소주에 과일과 설탕을 타서 1달 정도 재워두는 것이다. 필자는 딸기, 레몬, 사과로 만들어 봤지만 개인 기호에 맞는 과일을 사용하면 된다. 
우선 담금용 소주를 준비한다. 일반 소주는 17도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숙성기간이 길어질 경우 과일이 상할 우려가 있다. 담금용 소주는 25, 30, 35도짜리가 있는데 숙성 기간이 짧다면 30도를, 길다면 35도를 추천한다. 다음은 담금주를 담을 병을 준비한다. 담그고 싶은 양의 1.3배 정도 들이면 충분하다. 과일을 담아야 하기 때문에 입구가 큰 병이 좋다. 가까운 시장이나 마트에 담금주 병을 판매하니 원하는 사이즈를 구매하자. 3L들이 이상 되는 담금용 소주를 산다면 그 통을 1회용으로 사용해도 좋다.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과일을 준비한다. 과일이 많이 들어갈수록 술의 도수가 조금 떨어지고 과일향이 더 강해진다. 대신 과일을 많이 넣을수록 재료의 가격은 비싸지니 지갑 사정에 맞게 적당한 가격대의 과일을 구매하면 된다. 제철 과일이 보통 맛도 좋고 가격도 싼 편이니 추천한다. 여전히 가격이 부담된다면, 상처 난 과일이나 늦은시간에 마트에서 떨이하는 과일을 사면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늦봄에는 딸기, 초여름에는 매실, 늦여름에는 복숭아와 포도, 가을에는 사과를 추천한다. 단, 수박같이 수분이 너무 많은 과일은 추천하지 않는다. 필자는 용기의 1/4 정도 선까지 과일을 담았다. 마지막으로 설탕을 준비한다. 과일의 종류에 따라 들어가는 설탕의 양이 다르다. 필자가 담근 과일주의 경우 레몬, 사과, 딸기 순으로 설탕 비율이 높았다. 딸기주를 기준으로 1L당 100g의 설탕을 넣었다. 개인 기호에 따라 설탕을 넣지 않아도 좋다. 
재료가 모두 준비됐다면 술을 담그면 된다. 우선 과일을 깨끗이 씻어 손질한다. 물러지거나 깨진 부분이 있으면 도려낸다. 큰 과일은 담금주 병에 들어갈 정도의 사이즈로 썰어 넣는다. 개인 기호에 따라 설탕을 넣어준 뒤 설탕이 녹을 때까지 병을 잠그고 기다린다. 12시간에서 24시간 정도면 거의 녹는다. 이후 준비한 소주를 병에 넘치지 않을 정도로 가득 부어준다. 공기와의 접촉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 병 입구를 비닐 랩으로 감싸준 뒤 뚜껑을 꽉 잠근다. 1달~3달 정도 숙성시킨 뒤 과일을 빼고 마시면 된다. 무른 과일 일수록 형태가 다 뭉개지기 전에 건져내는 것이 좋다. 필자는 모두 1달 정도 숙성시킨 뒤 과일을 건져냈다.
한 시간 동안 재료를 준비하고, 한 달 동안 기다리면 맛좋은 과일주를 얻을 수 있다. 매일 먹는 소주, 맥주가 지겹다면 원하는 과일로 직접 담그는 과일주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