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실성 및 입시공정성 제고가 요망된다
연구진실성 및 입시공정성 제고가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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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1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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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둘러싸고 온 나라가 한 달이 넘도록 시끄럽다. 여야가 명운을 건 정쟁과 시위를 벌이고 온 언론이 특종이니 단독이니 하며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그와 그의 가족과 관련된 많은 의혹 중 일부가 대학과 연관되면서 우리의 주의를 강하게 환기시키고 있다. 먼저 그의 딸이 고등학교 시절에 모 대학에서 연구참여 후 영문 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한 사실에 대한 비판이 연구진실성 제고에 대한 주의를, 그의 자녀가 학부 또는 대학원 입시를 위해 제출한 각종 서류의 진위 및 서류 관리 문제가 입시공정성 제고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처음 영문 논문을 접한 후 자신이 제1 저자가 된 SCI나 SCIE 급 영문 논문이 최종적으로 제출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렸는지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얼마나 고통스러운 성장 과정을 겪었는지 다들 기억한다. 다행히 어떤 이에게는 그것이 불과 수개월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많은 이들에게 그것은 훨씬 긴 시간이었고, 그것이 단 2주였던 이는 본인도 주위에서도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경험과 합리적인 추론으로부터 그 분야에 대해 사전에 아무것도 몰랐던 고등학생이 단 2주 만에 SCIE 급 논문의 제1 저자가 될 정도로 기여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물론 대학입시와 관련해서 한 유명인사가 잘 지적한 대로 폰 노이만 급의 천재적 연구자라면 그것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제1 저자가 바로 그 논문과 관련된 과목을 의과대학 진학 후 수강했을 때 거의 낙제했다는 사실은, 그가 결코 폰 노이만급의 천재적 연구자가 아니므로  2주 만의 SCIE 급 영문논문 제1 저자 등극은 매우 부당한 일이라는 것을 잘 말해 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연구진실성 문제라 하면 많은 것이 포함돼 있으나 가장 기본은 각 저자의 기여도를 제대로 반영해 이를 인정해 주는 일일 것이다. 뒤늦게 교육부는 이달 초 각 대학에 초중고생 저자 논문게재 실태를 조사할 것과 저자소속 기재 시 정확성을 기할 것을 요청했다. 이번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대학이 학계와 사회를 실망시키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성원들이 부단히 연구진실성을 제고해 나가야 한다.    
학부와 대학원 입시를 위해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의 진위를 입시 사정 과정에서 오류 없이 검증하는 것은 수사권이 없어서 가능한 일은 아니다. 대학은 제출된 서류에 특별히 이상한 점이 발견되지 않는 한 이를 신뢰하고 입시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원자가 입학한 후에라도 제출된 서류의 진위가 문제 될 때, 대학은 입시 관련 서류를 관계 기관에 제출함으로써 의혹이 제대로 밝혀질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 그래야만 부정한 서류를 제출해 입학한 사실이 밝혀졌을 때 입학 및 그 후의 학위 취득 등을 대학이 모두 무효로 함으로써 입시의 공정성을 사후에나마 부분적으로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의혹과 관련해서 한 대학은 보존 연한이 채 지나지 않은 입시 관련 서류들을 학과 사무실에 보관하다 분실했고, 또 한 대학은 법적인 보존 연한이 지났다고 관련 서류를 파기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몇 년 전 국가대표 승마 금메달리스트인 모 선수의 입시 및 학사관리 부정 사건이 발생하자 교육부와 대교협은 이미 입시 관련 서류의 보존 연한을 4년에서 10년으로 변경했다. 따라서 보존 연한과 관련된 문제는 앞으로 발생하지 않을 것이지만, 보관 중이어야 할 서류가 분실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대학도 주의해야 할 것이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달 말부터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특목고생의 입학 비율이 높은 우리대학 및 12개 대학에 대해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우리대학 학부 입시는 그동안 철저한 관리를 통해 공정성을 확보해 왔지만, 면접 비중이 매우 높은 100% 학생부종합전형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면접관에 따라 채점에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면접전형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학원 입시의 경우 관리의 많은 부분이 각 학과에 위임돼 있어, 관련 기관 및 부서에 의해 엄격하게 관리되는 학부 입시에 비하면 공정성 등의 측면에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전혀 없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대학의 입시 관련 업무는 공정하게 운영돼왔지만, 이번 기회에 더욱 엄격하게 운영해 불미스러운 사건이 우리대학에서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