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목소리] 주차문제, 합리적 해결 방안은 없는가?
[지곡골목소리] 주차문제, 합리적 해결 방안은 없는가?
  • 김성재 / 화공 박사과정
  • 승인 2001.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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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부로 학내 주차문제 해결의 일환으로 여러 제도가 시행된다는 공지가 나간 후 포스비와 팀스에는 연일 이에 관한 게시물이 넘쳐났다.

누가 봐도 공정하게 정책을 결정하여 구성원들의 불만을 최소로 하는 것은 정책결정자가 신중히 고려해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번 정책은 구성원들 중에 가장 큰 불만을 가지는 것은 가장 큰 구성원인 학생들이다. 학생 배당 면이 10%라는 숫자에 불만을 가진 학생도 있겠지만 나는 입장을 바꿔보는 시각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합리적인 사고를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불만이다.
학생들을 밖으로 내모는 것도 아닌 학교내부에 있는 체육관 주차장에 주차하라는 것이 문제가 되는가? 문제는 없다. 나도 그렇게 하고 15분 정도 걸을 수 있다. 하지만 학생은 학생들이라고 한 마디로 얘기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구성원이다. 19살짜리 학부 1학년도 있지만 36살의 초등학교 학부형 학생도 있다. 연구과제 때문에 하루에 서너 번씩 포철을 왕래해야 하는 학생들도 많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면서 강의 들으러 다니고 젊은 데 무슨 차가 필요하겠냐며 학생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토론할 가치를 못 느낀다. 정책 토의 단계에서 학생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고 아파트 자치회에서의 의견은 결국 5동 부지에 국한되어 결국 기숙사 생활을 하는 대다수 학생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환경동 근처에 40면이 조금 넘게 교직원 주차면이 생겼다. 화공과 교수님 20여분, 환경공학부 교수님 5여분, 나머지 직원분들 것을 포함해서 40여면이 생겼는데 여기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큰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화공과 교수님 중에 RIST, 대학본부 등에 계셔서 환경동에 계시지 않는 교수님이 열분 정도 된다. 이러한 사항들은 정책에 반영되어있지 않다. 비단 환경동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비슷한 문제가 전교적으로 생기게 된다. 따라서 총 1600여대의 차량이 있고 1000여면의 주차면이 있다고 조사되었으나 학교소속의 차량으로 1600대에 포함되지만 주차 위치는 1000여면에 속하지 않는 가속기나 RIST인 차량도 상당수가 된다. 주차공간에 비해서 차량수가 많다는 것은 사실이며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데 있어서는 보다 합리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차주의 동선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주차면을 배당하는 것은 선진과학기술을 지향하는 포항공과대학교의 모습에 어긋나는 매우 비합리적인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최선의 대안은 부득이 지정 주차장을 필요로 하는 사람만 신청을 받아서 만들고 나머지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자유경쟁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곡회관 근처에 학생전용 주차공간을 만들어 학생 차량의 교사지역의 주차를 막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학생들이 지정 주차장까지 필요로 하는 일은 없을 것이므로 교수, 직원 중 일부가 지정될 것이고 방문 차량용은 물론 따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불법 주차로 인한 소방도로 차단 문제는 어떤 방안으로든 걸림돌이므로 체육관 쪽으로의 견인 등, 강경한 대응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누구든지 동일하게 주차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불법 주차의 조치를 피해 체육관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볼 경우 어떻게 보면 직원들이 가장 피해를 볼 수 있겠지만 학생들의 차가 지곡회관에 주차할 수 있다면 교사지역에는 충분한 주차공간이 남을 것이다.

입장 바꾸어 생각하기, 합리적으로 생각하기는 비록 짧지만 내가 살아오는 동안 반드시 생각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이라고 느꼈다. 비단 이번 일 뿐 아니라 앞으로 결정되는 모든 정책에도 이러한 생각은 정책결정자가 필히 감안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