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 목소리] 민족통일 대축전에 다녀와서
[지곡골 목소리] 민족통일 대축전에 다녀와서
  • 김선태 / 기계 2
  • 승인 2001.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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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기회가 되어 서울에서 열린 2001 민족 통일 대축전 행사에 개인적인 차원에서 다녀왔다. 1990년 8월 15일부터 해마다 개최되어 한반도를 통일 열기로 달아오르게 한 통일축전은 분단된 조국의 통일을 염원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이는 행사다.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2박 3일간의 이번 통일 대축전 서울 행사는 예전보다 훨씬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참여했다. 한낮에는 뜨거운 햇살이 사람들의 얼굴을 검게 그을리고 행사가 시작되는 저녁이면 어김없이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청년, 학생, 노동자, 농민의 얼굴에는 활기가 가득 차 있었다. 통일축전을 위해, 아니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올라와서 며칠 동안 씻지 못해 지저분한 옷차림이지만, 함께 노래부르고 함성 지르고 춤을 추는 그들에게서 나는 하나됨을 느낄 수 있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마지막 날 오후 여의도에서 민화협, 통일연대, 7대 종단이 참여한 민족공동행사 추진본부(약칭)가 개최하는 행사였다. 대부분의 행사가 진보면 진보, 보수면 보수만 모이는 반쪽 짜리 행사라면, 이번 행사는 문화관광부, 행정자치부, 통일부, 서울시가 후원하고 ‘이적단체’로 낙인 찍힌 한총련, 범민련 그리고 많은 관변단체가 참가한 진보와 보수, 민과 관이 하나된 자리였다. 이를 보면서 민족의 통일은 이제 사상이나 이념을 넘어 누구나 동감하는 민족의 과제임을 느꼈다.

나는 ‘범민련 한총련 이적 규정 철회와 국가 보안법 폐지를 위한 국민대회’에는 아쉽게도 참가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이적(利敵)’, 적을 이롭게 하는 단체라는 말에서 도대체 누가 적이고, 왜 적이어야 하는지 우리도 한번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당시도 그렇고 또, 지금도 정론지임을 자부하고 있지만, 이제는 누구도 극우파 언론임을 부정하지 않는 일부 기성 언론사들에 의한 왜곡된 보도에 의해 사회적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변질되어 버린 이들 단체이지만, 합법적이든 비합법적이든 이 땅의 그 누구보다 통일의 일선에서 뛰어온 그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단순히 TV나 신문에 나오는 모습으로 그들을 평가하고, 우리와 다르다고 배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생각이나 그것을 실천하는 방법에 있어서 우리와 다를지라도 그들도 결국 우리와 함께 분단된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