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여덟 78오름돌] 이해와 오해사이
[일흔여덟 78오름돌] 이해와 오해사이
  • 신동민 기자
  • 승인 2001.06.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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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계절학기 수강신청과 관련하여 학생들의 불만 여론이
상당히 높다. 6월 7일 POSIS(Postec h Information System)를
통한 전산 입력으로 시작된 수강 신청에서 계절 학기 수강을
원하는 상당수의 학생들이 정원 초과로 신청을 할 수 없는 처
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는 계절 학기를 들으려는 학생 수
에 비해 개설되어 있는 강좌 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일어난 결
과였다. 이로 인해 나름대로 세워놨던 방학 계획이 뒤틀려버
린 학생들로서는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학생들은 팀즈나 포스비 같은 곳을 통해 강좌의 추가 개
설을 요구했고 그 결과, 두 강좌가 추가 개설되었다. 이번 경
우를 볼 때 학생들의 입장에선 학교에서 계절 학기에 너무 무
관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가질 수 있다. 강좌 수나
인원 수가 너무 적게 편성되어 있어 학생들로서는 방학 동안
에 교육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박탈 당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다.

만약 학교가 이를 간과한 것이고, 개설할 수 있는데 하지 않
은 것이라면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알아두어야 할 것
은 단순한 투덜거림이 아닌, 사안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분석
이 선행된 이후에 문제 제기나 토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이다.

이번 계절학기 혼란의 본질적인 이유는 학교 측의 무성의 때
문이 아닌 강사 수급의 어려움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번에
없어진 일본어 강좌의 경우, 학교가 요구하는 강사 수준이 단
순히 일본어 석사 학위를 딴 정도가 아니라 그 나라에 직접
살면서 일본어를 완전히 마스터한 박사 학위 취득자였다. 그
러나 이러한 고급 인력을 초빙하기는 쉽지가 않다. 그렇다고
강사 자격 조건을 낮추게 되면 강의의 질에 문제가 생기게 된
다.

우리학교 교수들의 입장에서도 한 번 바라보자. 계절학기라
는 것이 교수들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학생들
과 마찬가지로 방학 때 나름대로 계획이 있고, 강의 부담이
없는 방학을 이용해 집중적인 연구를 하려는 교수들에게 일
주일에 다섯 번이나 하는 계절 학기 강의가 꺼려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다른 종합 대학의 경우는 방학 때 전공 수
업을 하기도 하고 학기 중과 별 차이 없는 수의 교양 강좌를
운영하는 곳도 더러 있긴 하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를 우리학
교에도 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들다.

또한 이번 일에 대해 많은 학생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
다. 계절 학기의 규모가 다소 줄어든 것은 기숙사 비품 교체
와 행사동 문제로 인한 기숙사 부족과는 관계 없다. 앞에서
말했듯이 강사 수급 문제로 인한 문제일 뿐이다. 무엇인가에
문제가 있다고 여기면 거기에 대한 막연한 추측과 자기 중심
적인 사고로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번 문제의 핵심은
강사 수급의 어려움인데 헛다리 짚고 행사동 때문에 계절학
기가 줄어들었다느니 하며 딴 길로 빠지는 것은 지성인의 행
동으로 보기 어렵다. 비록 행동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정확
한 사실을 알고 거기에 근거한 비판을 해야하는 것이 수학공
식보다 먼저 알아두어야 할 포항공대인의 덕목이 아닐까?

포항공대는 완벽한 학교가 아니다. 그러나 포항공대생 역시
완벽하지 못하다. 학교는 학교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커다란
것부터 사소한 것들까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학교와 학생은 싸워 이겨야 할 적이 아니라 한 배를 탄
동료이다. 공격적이기만 하거나 현실성 없는 비판은 무조건
적인 옹호나 무관심만큼이나 서로의 발전에 해가 될 뿐이다.
학교가 학생을 공부만 열심히 하는 아이가 아닌 대화를 통해
의견을 나눌만한 파트너로 여기게 하기 위해선 학생들의 성
숙된 비판 의식이 선행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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