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 위한 고분자-고분자 계면의 자발적 도핑
고성능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 위한 고분자-고분자 계면의 자발적 도핑
  • 노용영 / 화학공학과 교수 / 허성민 / 화학공학과 통합 과정
  • 승인 2019.06.1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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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ET 구조와 절연체-반도체 계면의 쌍극자
▲OFET 구조와 절연체-반도체 계면의 쌍극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삼성의 갤럭시 폴드와 LG의 롤러블 TV를 시작으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고정된 형태에서 벗어나 종이처럼 얇고 유연하게 손상 없이 휘거나, 구부리거나,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라고 한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가볍고 깨지지 않으며, 넓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이 확보되면 모든 IT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여러 형태로 표현할 수 있고, 공간과 크기의 제약 없이 편리하게 휴대할 수 있어 웨어러블 기기, 센서 등 새로운 영역에서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유연성을 지닌 기판, 배터리, 전극 등의 분야에서는 개발이 상당히 진척된 상태이며, 시제품 수준의 다양한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는 유연한 기판, 다층박막을 이용한 절연체, 전도성 고분자나 무기물의 전도층 성장, 새로운 광전물질 개발 등이 존재한다.  

▲절연체에 따른 성능 비교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구동하기 위한 반도체 소자 기술이다. 플렉서블 기판의 재료는 대부분 플라스틱이다. 기존의 실리콘 트랜지스터는 높은 공정 온도로 인해 낮은 유리전이 온도를 가진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는 유기 반도체를 이용해 넓은 면적 구현을 구현하기 쉬우며, 플라스틱 기판을 통해 저온에서 용액 공정이 가능하고, 공정이 간단하며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유기물을 이용한 트랜지스터 이용이 필수적이다.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는 반도체, 절연체, 전극(소스, 드레인, 게이트), 기판으로 구성되어 있다. 게이트에 전압을 가하면 전압에 의한 전기장에 의해 정공들이 위로 올라가게 된다. 그로 인해 절연체와 가까운 부분에 전하가 없는 공핍층과 전하의 양이 많은 축적층이 생성되어 소스와 드레인 사이에 흐르는 전류의 양이 제어된다.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는 위와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우수한 성능의 트랜지스터는 전자/정공의 이동도, 전류량의 점멸비(on/off ratio)가 높아야 한다. 고성능 트랜지스터가 실용화되기 위해 소자를 이루고 있는 재료의 연구와 유기물 공정에 적합한 프린팅 공정의 연구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유기 고분자 반도체-고분자 절연체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용 유기 고분자 절연체는 반도체층과 계면을 형성하며, 절연체 계면의 특성에 따라 반도체의 결정성, 형태 등이 바뀌게 된다. 즉, 절연체의 표면과 반도체-절연체층의 계면 상태는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의 전하 수송에서 핵심적인 부분이다. 따라서 트랜지스터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계면 요인, 절연체 표면의 변형, 절연체-반도체층의 계면 특성을 이용한 트랜지스터의 응용에 관한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유기 반도체 층은 전자 주개(Donor)와 전자 받개(Acceptor)로 구성되어 있으며, 동일 평면성과 체인 간 연결성에 의해 뛰어난 전하 수송능력을 가진 D-A 공중합체에 대한 연구가 중점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D-A 공중합체는 전하의 이동이 뛰어나며 작은 밴드 갭에 의해 양극성으로 전하가 이동하는 특성이 있다. 양극성 트랜지스터는 오프 전류가 높기 때문에 높은 전력 소모를 유발한다. 오프 전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양극성 전하 이동에서 단극성으로 전하 수송을 조절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 전자 주개 부분에 D-A 공액 폴리머를 도핑하는 방법이 사용됐는데 제조 비용을 증가시키고 반도체 막 형태를 저하할 수 있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a)-(d) UPS 분석, (e)-(f) ESR 분석
▲(a)-(d) UPS 분석, (e)-(f) ESR 분석

불소기 고분자 절연체를 이용한 자발적 도핑 트랜지스터
본 연구실에서는 그림1과 같은 구조로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를 제작했다. 유기 반도체 층에는 D-A 공중합체 종류 중 IDT-BT와 DPPT-TT를 이용했다. 절연체로 사용된 CYTOP과 Teflon은 절연 상수가 낮으며 불소기(-F)가 들어있는데, 절연체-반도체층의 계면에서 불소에 의해 쌍극자(Dipole)를 형성하게 되어 자발적 도핑을 일으킨다. 전기적 도핑에 의해 양극성 전하 이동이 단극성 p형으로 변화되고, 페르미 에너지 레벨이 조정되어 유기 트랜지스터의 성능이 향상된다. 기존 용액 공정의 유기 트랜지스터 절연체층으로 많이 사용된 PMMA와 비교한 결과 CYTOP과 Teflon을 사용했을 때 단극성 p형으로 바뀐 것을 확인했다. IDT-BT는 비정질 고분자로 절연 상수가 감소할수록 정공 이동도가 증가하고, DPPT-TT는 다결정질 고분자로 절연 상수 값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정 구조의 차이 때문에 IDT-BT 트랜지스터의 경우 정공 이동도가 1.71cm2/Vs로 PMMA 트랜지스터보다 성능이 높지만, DPPT-TT 트랜지스터의 경우 이동도가0.22cm2/Vs로 PMMA 트랜지스터보다 성능이 낮았다. UPS (자외선 광전자 스펙트럼 분석)와 ESR (전자스핀공명) 측정을 통해 절연체-반도체 계면의 페르미 레벨이 조정된 것[그림3 (a)~(d)]과 화학적 도핑이 아니라 전기적 도핑이 진행된 것[그림3 (e)~(f)]을 확인했다. 저온 측정을 통해 반도체-절연체의 활성화 에너지를 분석했고, 전하 수송과 절연체의 쌍극자 관계를 확인했다.
기대 전망과 도전과제
화학적 도핑이 아닌 절연체 물질의 특성을 이용한 자발적인 전기적 도핑을 통해 제작된 유기 트랜지스터는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바로 활용할 수 있으며, 추가 공정이 필요 없기 때문에 산업체에서 비용을 절감하면서 고효율 디바이스 및 회로를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 될 것이다. 또한, 소비전력을 낮추어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배터리 한계를 극복하는데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 나아가 신축성 있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완벽히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안정성, 내구성 등의 기술적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