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 5G가 이끌어나갈 미래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 5G가 이끌어나갈 미래
  • 국현호 기자
  • 승인 2019.04.2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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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5G와 함께 도시의 모든 인프라가 연결되는 스마트시티를 계획중이다(출처: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는 5G와 함께 도시의 모든 인프라가 연결되는 스마트시티를 계획중이다(출처: 국토교통부)

아침에 일어나 교통정보를 먼저 확인한다. 예전처럼 도로를 직접 확인하며 교통상황을 파악하던 시대는 지났다. 모든 자동차의 위치정보가 실시간으로 전달돼 가장 빠르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경로를 알려준다. 방을 나가면 이미 아침밥이 준비돼 있다. 집안의 모든 전자제품은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돼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서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집안일을 돕는다. 출근하기 위해 자동차에 앉는다. 한손에는 커피를, 다른 손에는 신문을 들고 있지만, 운전에 지장은 없다. 자율주행 인공지능이 운전해주기 때문이다. 퇴근 후 초고화질 영화를 보기 위해 다운로드 버튼을 누르면, 몇 초 뒤 설치가 끝난다. VR(Virtual Reality) 콘텐츠를 즐겨도 끊김이 없고, 외국에 있는 친구와 영상통화를 해도 완벽한 화질로 얘기할 수 있다. 공상과학 소설 이야기가 아니다. 머지않은 미래, 5G와 함께 변화할 우리 생활의 모습이다.

▲전세대 이동통신인 4G와 5G의 주요한 차이점(출처: ITU)
▲전세대 이동통신인 4G와 5G의 주요한 차이점(출처: ITU)

5G 상용화 시작, 4G보다 발전한 기술
지난 3일 오후 11시,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5세대 통신 기술, 즉 5G 서비스가 시작됐다. 약 10년간 무선 데이터 송수신을 담당했던 4G를 이어받아 미래 산업을 주도해나갈 것으로 주목받는 5G는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 세 가지를 주요한 특징으로 갖고 있다.
먼저 초고속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자. 5G의 최대 속도는 20Gbps로, 지난 세대의 기술인 LTE(Long Term Evolution)의 최대 속도인 1Gbps에 비해 20배나 빠르다. 이는 HD급 영화(용량 약 2GB)를 다운로드받는데 LTE가 16초 정도 걸렸다면, 5G는 0.8초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말이다.
다음으로 초저지연을 알아보자. 빠른 속도도 중요한 특징이지만, 5G가 주목받는 진짜 이유는 초저지연에 있다. 기존 LTE의 지연 시간이 10~20ms에 달했다면, 5G의 지연 시간은 1ms로 무려 10배에서 20배나 향상됐다. 이는 여러 미래 기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는데, △원격 작업 △자율주행차 △VR △로봇 수술 등 수많은 분야가 그 혜택을 받게 된다.
초연결 또한 아주 중요한 특징이다. 5G에서는 반경 1km2 내에 100만개에 달하는 기기가 동시에 접속할 수 있다. 이는 4G에 비해 10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로 인해 수많은 사물인터넷이 동시에 같은 네트워크에 접속해서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제품에 통신 기능을 달아 사물인터넷에 편입시킬 수 있으며, 제조업에서도 모든 기계를 무선으로 작동하는 ‘스마트팩토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기술적인 측면으로 들어가면, 5G는 중간 대역으로 3.5GHz의 주파수와 300MHz의 대역폭, 초고주파 대역으로 28GHz의 주파수와 1GHz의 대역폭을 사용하는 등 높은 주파수와 넓은 대역폭을 활용한다. 이런 높은 주파수의 사용으로 인해 회절성이 떨어져 많은 기지국이 필요하지만, 빠른 속도와 낮은 지연 시간을 보장할 수 있다. 또한, 기존에 주파수로 업로드와 다운로드 데이터를 구분하는 FDD(Frequency Division Duplex) 방식을 사용했다면, 이제는 시간으로 구분하는 TDD(Time Division Duplex)를 사용한다. 이로 인해 업로드와 다운로드 시간을 적절하게 분배함으로써 효율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5G가 이끌어나갈 미래 기술
이런 5G의 장점을 통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 중 하나는 자율주행차다. 자율주행차란, 인공지능이 카메라 등의 장치를 이용해 주변 정보를 수집해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운전해주는 자동차를 말한다. 기존과 다르게, 앞으로 5G를 활용한 자율주행차는 더 많은 정보를 더 낮은 지연 시간으로 주변의 모든 차량과 소통하며 주고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는 시각적인 카메라 정보와 레이더 정보만을 이용해서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대처했다면, 5G 기술을 도입하면 주변 도로의 교통 정보와 주변 자동차들의 위치 정보 등을 모두 빠른 속도로 받아서 더욱 안전하고 빠르게 주행할 수 있다. 또한, 낮은 지연 시간 덕분에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순식간에 대처할 수 있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도, 지연 시간이 20분의 1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제동거리는 그만큼 짧아진다. 또한, 초연결적인 특징을 이용해 모든 주변 자동차들과 자신의 상태를 주고받으며,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다면 주변 모든 자동차가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미디어 콘텐츠 분야에서도 많은 변화가 이뤄질 것이다. 현재 영상미디어 분야는 FHD(1,920*1,080의 해상도)가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만약 UHD(3,840*2,160의 해상도)와 같은 고해상도 콘텐츠를 송신한다면 FHD보다 4배나 많은 용량의 데이터가 송신돼야 한다. 또한, VR 같은 경우에는 60FPS(Frame Per Second) 영상보다, 144FPS와 같이 초당 144장 이상의 이미지가 전송되는 것이 사용자의 눈에 훨씬 편한데, 이런 영상은 더 많은 데이터의 송수신이 필요하다. 기존의 4G로는 이런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전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최대 20배 이상의 속도 향상이 이루어진 5G로는 가능하다. 게임 산업 또한 영향을 받는데, 구글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인 ‘Stadia’가 그 예시다. Stadia는 게임을 실행하면 정보 처리는 중앙 데이터 센터에서 이루어지고, 사용자는 마우스나 키보드 조작만 서버에 전달해 게임 화면만 실시간으로 전송받는 서비스다. 좋은 기기가 없어도 고사양의 게임을 할 수 있는 서비스지만, 지연 시간이 길고 전송 속도가 낮아 사용자가 입력한 정보가 몇 초 뒤에 반영되는 둥 실용성이 없었다. 하지만 5G의 도입으로 이 문제 또한 해결될 수 있다.
이 외에도, △의사가 원격으로 수술실의 의료 기계를 조작해 치료하는 로봇 치료 기술 △빅 데이터의 수많은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주고받는 기술 △도시 전체를 사물 인터넷으로 연결해 관리하는 ‘스마트 시티’ 기술 등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법했던 것들이 5G의 등장으로 현실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

5G, 아직은 갈 길 먼 기술
안타깝게도, 이런 꿈만 같은 기술인 5G의 갈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지난 3일 출시 이후 일주일 만에 가입자 수 15만 명을 넘어서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여전히 다양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출시 전에는 요금제로 논란이 일었다. 통신사 중 KT의 5G 요금제를 살펴보면, △슈퍼플랜 프리미엄(월 13만 원) △슈퍼플랜 스페셜(월 10만 원) △슈퍼플랜 베이직(월 8만 원) △5G 슬림(월 5만 5천 원) 이 세 가지로, 가장 낮은 요금이 월 5만 5천 원부터 시작한다. 이는 기존 저가 요금제부터 고가 요금제까지 넓게 나뉘어 있던 것과 달리 프리미엄 요금제만 제공하는 것으로, 다양한 요금제를 원했던 고객들에게 원성을 들었다. 또한, 슬림 요금제는 월 8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 반해 슈퍼플랜 베이직은 무제한 요금제를 제공하는 등 요금제 사이의 틈을 크게 해서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출시 후에는 5G 속도 자체에 대한 불만이 있다. 4G보다 20배 빠른 속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 것과 달리, 현재 4G보다 약간 빠른 정도다. 이는 고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많은 기지국이 필요한데, 아직도 4G 기지국의 10분의 1 정도밖에 설치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5G 전파가 건물 내부를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건물별로 망이 별도로 존재해야 하나 아직 이런 시스템이 미흡하다. 고로 건물 내부에서는 당연히 낮은 속도를 보이고, 외부에서도 기지국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제대로 5G의 속도를 느끼기 어렵다.
이외에도 지연 시간 문제나, 출시 이후 4G의 속도가 느려졌다는 문제가 있다. 출시 전에 1ms의 지연 시간을 보일 것이라고 광고한 것에 비해 현재는 LTE와 비슷한 수준의 지연 시간을 보여주고 있으며, 소문으로만 존재했던 5G 이후 4G의 속도 느려짐 현상은 KT가 인정하면서 사실로 밝혀졌다.
기술이 변화하는 과도기에 있는 지금,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는 3G에서 4G로 넘어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난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사 △제조사가 모인 민관합동협의체를 구성한다고 발표했으며, 통신사에서도 기지국을 지속해서 설치하고, 제조사에서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더 나은 서비스 품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조치를 통해 이른 시일 내에 5G가 개선돼, 우리 삶을 바꿔 나갈 기술들과 어우러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