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몇 번으로 주문을! 키오스크 전성시대
터치 몇 번으로 주문을! 키오스크 전성시대
  • 박민해 기자
  • 승인 2019.03.2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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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킹 매장에서 고객이 키오스크를 사용해 음식을 주문하고 있다(출처: 매경이코노미)
▲버거킹 매장에서 고객이 키오스크를 사용해 음식을 주문하고 있다(출처: 매경이코노미)

학생식당, 스낵바에 들어서면 거대한 기계가 우리를 반긴다. 기계의 모니터를 터치해 주문할 음식을 선택하고, 카드나 스마트폰 앱으로 스스로 결제한다. 이 기계의 이름은 바로 ‘키오스크(Kiosk)’다. 기술이 발전하고 매장의 무인화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키오스크는 우리 일상 속에 차츰 자리 잡고 있다.

직원 필요 없는 매장
키오스크는 물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규모의 점포, 또는 공공장소에 설치되는 무인정보단말기를 뜻한다. 영어권 국가에서는 한쪽 창문을 열고 신문, 잡지, 담배, 사탕 등을 판매하는 노점을 키오스크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본 기사에서는 그보다도 설치형 무인정보단말기를 의미하는 대화형 키오스크(interactive kiosk)에 집중하고자 한다.
이미 키오스크는 패스트푸드 체인점이나 대형 푸드 코트를 비롯한 음식점과 버스 터미널, 기차역, 공항 등의 교통 시설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나아가 학교의 무인증명서발급기나 동사무소의 무인민원발급기, 영화관의 무인티켓발권기도 키오스크다. 이렇듯 키오스크의 자동화 수준은 높아지고, 키오스크가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점점 다양한 분야에 키오스크가 광범위하게 도입됨에 따라 키오스크의 시장 규모 역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시장조사회사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세계 대화형 키오스크 시장은 2015년 473억 달러에서부터 매년 연평균 9.2% 성장해 2020년에는 734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7년부터 키오스크 시스템이 빠르게 도입되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세븐일레븐의 완전 무인 편의점이나 신한은행, 우리은행의 완전 무인 은행 영업점이 속속 문을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완전 무인 은행 영업점은 예금 입출금, 공과금 납부 등 단순한 업무만 가능했던 일반 은행 ATM과 달리, 카드 발급을 포함한 대부분의 은행 업무를 고객이 키오스크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이제 키오스크는 단순히 업무를 보조할 뿐만 아니라, 직원 한 명 없이도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사업자와 고객에게 키오스크는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에서 진행한 키오스크 만족도 설문 조사 결과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에서 진행한 키오스크 만족도 설문 조사 결과

사업자 입장에서 키오스크는 많은 장점이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아무래도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매장 직원을 키오스크로 대체하면 인건비가 현저히 줄어든다. 업계에서는 키오스크를 설치하면 직원 최소 1.5명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매장에 키오스크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500만 원 내외의 초기 비용이 소요되는데, 최근에는 키오스크를 월 15만 원 수준에 대여할 수 있어 초기부담도 크지 않다고 한다. 한편 사람을 대신한다는 측면에서, 사람이기에 발생할 수 있는 주문 관련 실수, 금전적 부정행위 등의 매출 누수, 고객과 대면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마찰을 미리 방지할 수 있기도 하다.
언제, 누가, 어떤 상품을 샀는지 등에 대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수집된다. 이로써 재고관리 비용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분석해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부가적으로는 키오스크 모니터에 광고를 넣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고객들 역시 키오스크 사용을 선호하는 추세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에서 진행한 한 설문 조사 중 키오스크가 직원보다 편리한지, 불편한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74%가 ‘키오스크가 직원(사람)보다 편리하다’라고 응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차례를 기다리는 대기 시간이 짧아서’, ‘직원을 통하는 경우보다 처리 시간이 짧아서’, ‘직원과 직접 대면하지 않을 수 있어서’가 순서대로 꼽혔다. 이처럼 많은 사업자와 고객이 키오스크의 비용 절감과 편리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고, 미래에도 키오스크의 보급과 확산은 계속될 것이다.

더욱 인간적인 키오스크
다만 이런 키오스크 시스템이 모두에게 좋기만 한 것은 결코 아니다. 어린이나 노인, 그리고 장애인의 경우 키오스크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키오스크 시스템은 고객의 키오스크에 대한 학습을 전제한다. 키오스크 사용 방법이 지나치게 어렵거나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지 않으면 고객에게는 편리하기는커녕 오히려 주문 시 부담이 가중되는데, 따라서 혼자 키오스크를 사용하기 어려운 어린이, 노인, 장애인에게는 키오스크가 하나의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이들의 키오스크 접근성과 관련한 법령은 아직 제안만 됐을 뿐, 실제로 통과되지는 않은 상태다. 모두에게 편리한 키오스크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다양한 사람들을 배려한, 조금 더 ‘인간적인’ 키오스크 문화가 형성돼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