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 듣는 책, 오디오북
귀로 듣는 책, 오디오북
  • 정유진 기자
  • 승인 2019.03.2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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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GOT7 진영이 ‘어린 왕자’를 낭독하고 있다(출처: 네이버 오디오클립)
▲가수 GOT7 진영이 ‘어린 왕자’를 낭독하고 있다(출처: 네이버 오디오클립)

요즘 직장인 A 씨는 출근하며 책을 듣는다. 책을 읽어주는 성우의 목소리에 손 뻗을 틈 없는 만원 지하철 안에서도 책 속으로 푹 빠져든다. 눈으로 볼 때는 그렇게 안 읽히던 책 한 권을 두 시간 만에 술술 모두 들을 수 있어 오디오북을 애용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그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책을 읽어줘 더욱 만족스러운 독서 생활을 즐기고 있다.
디지털 기술은 현대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독서 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인공지능 스피커 기술 개발과 보급이 확산하면서 출판업계에도 음성 콘텐츠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런 흐름 속, 눈으로만 읽어야 했던 책이 오디오북으로 재탄생하며 귀로 ‘듣는’ 책의 즐거움을 알린다. 오디오북은 성우가 직접 책을 낭독해 눈으로 읽는 대신 귀로 들을 수 있게끔 제작한 디지털 콘텐츠다. 국내 오디오북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국내 오디오북 제작 및 유통 업체인 오디언소리에 따르면, 2018년 2분기 국내 오디오북 유료 이용 회원 수는 35만 1,5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377% 급성장했다. △팟빵 △네이버 △구글 등 오디오북을 다루는 플랫폼도 증가했다. 팟빵은 지난해 12월 총 1만 3,000권이 넘는 오디오북을 판매했다. 같은 해 9월에 처음으로 오디오북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 역시 서비스 개시 한 달 만에 5,000권을 판매했다. 
오디오북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스트리밍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을 쉽게 이용하는 20~30대를 겨냥해 책에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 휴대가 간편하고 일반 종이책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한 권을 읽는 데 필요한 시간도 감소해 독서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한국출판콘텐츠 김혜영 팀장은 “오디오북은 스트리밍 서비스 환경을 잘 갖춰 이용자들이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없앴다”라고 설명했다.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것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출퇴근과 등하교는 물론, 청소나 샤워를 하면서도 들을 수 있다. 이에 독서 시간을 따로 갖기 힘든 바쁜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독서 환경을 마련해 줄 수 있다. 책을 읽어주는 성우의 인기도 오디오북 열풍에 한몫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은 배우 정해인이 낭독한 ‘오 헨리 단편선’과 가수 GOT7 진영이 낭독한 ‘어린 왕자’와 같이 연예인이 낭독한 오디오북을 출시했다. 두 작품 모두 다운로드 10만 건을 넘기며 신규 독자를 유입시키고 있다. 
전자책의 성장세가 주춤하며 침체한 출판업계에 오디오북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오디오북을 먼저 만들어 종이책의 판매량을 가늠하는 저자와 출판사도 생겨났다. 오디오북은 종이책과 경쟁하지 않고, 종이책을 홍보하는 효과를 지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다. 특히 디지털 매체를 잘 활용하는 20~30대 청년을 주요 독자로 유입하는 데 큰 역할을 해 출판업계는 강력한 잠재 독자층을 얻었다. 이에 따라 많은 출판사가 오디오북을 만들고 있거나 제작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높은 제작비가 큰 걸림돌이 된다. 오디오북은 △낭독 △편집 △마스터링 △프로듀싱까지 필요해 종이책보다 약 3~4배 높은 제작 단가를 갖는다. 또한, 플랫폼 수가 적어 독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유통망이 발달하지 않았다. 콘텐츠를 늘려도 판매처가 부족해 출판사들은 오디오북 제작과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이유로 오디오북 시장이 태동기를 끝내고 자리 잡기 위해선 공공 지원을 바탕으로 제작비를 낮추고, 제작과 유통, 판매의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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