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과학고의 이전에 맞춰
경북과학고의 이전에 맞춰
  • .
  • 승인 2019.03.29 16: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곡로 127번길(구 가속기로)과 지곡로가 만나는 삼거리에 지난 겨울방학부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바로 경북과학고등학교(이하 경북과학고)를 우리대학 인근인 지곡동 산 22번지로 확장해 이전해 오기 위한 공사이다. 확장 이전이 완료되는 2021년 7월에는 이 삼거리가 사거리처럼 변하게 되는 것이다. 
경북과학고는 1993년에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서 개교했으나 같은 해 이전해 온 경상북도교육청과학원과 그동안 좁은 부지를 나누어 사용하다 보니, 학년당 학급수가 전국의 과학고 평균인 4.3학급에 크게 못 미치는 2학급인 최소규모 과학고로 운영돼 왔으며 과학원 방문자로 인한 소음에 시달려 왔다고 한다. 이에 경북과학고의 확장 이전이 추진됐으나 이전 대상지로 최초 고려됐던 포항 테크노파크 내 부지가 부적격 판정을 받으며 한때는 경북내 타 도시로의 이전도 고려됐다고 한다. 다행히 포항시가 적극적으로 노력해 재작년에는 포스코 인재창조원과 제철중학교 사이의 부지가 이전 대상지로 확정됐고 작년에는 포항시에서 도시 계획 결정심의를 통과하면서 이제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 것이다. 
언론 보도에서 볼 수 있듯, 지역 사회는 이번 경북과학고가 우리대학 인근으로 이전해 오는 데 대해 큰 기대를 품고 있다. 과학 분야에 재능을 갖춘 지역의 우수 고교생들이 우리대학이 갖추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 및 연구 인력과 각 학과의 연구실 및 방사광 가속기, 나노융합기술원 등 첨단 연구 시설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이들이 고교 대학 연계 교육을 통해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인 것이다. 
전통적으로 대학 교원의 활동은 연구, 교육, 봉사로 나뉘며 이런 활동에 대해 평가를 받는다. 이 중 특히 봉사는 학과, 학교, 대외 봉사로 나뉘며 대외 봉사는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를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대학 교원의 활동을 지원하는 대학 조직이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를 주요 활동의 하나로 삼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그렇기에, 연구중심대학으로서 우리대학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세계를 선도할 첨단의 연구 성과와 연구 인력을 배출해 내는 것이지만, 경북 포항에 위치한 대학으로서 우리대학은 이 지역에 설립된 대학으로서의 역할도 다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 경북과학고의 확장 이전은 우리대학 구성원들이 지역 사회에 대한 보다 높은 수준의 봉사를 시작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물론 지금까지 우리대학은 지역사회 기여를 위한 여러가지 활동을 개인적, 조직적으로, 간헐적,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다. 지역 리더들의 소통의 장으로서 AP(Advanced Pohang)포럼을 주관해 포스코 국제관에서 수년째 개최해 오고 있으며, 포항, 울산, 경주 지역의 대학과 지방정부, 상공인 단체, 기업과 함께 지역 발전을 위한 유니버시티(Univer+City) 포럼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인근 포스코 교육재단의 초중고교에서 일부 학과는 전문성을 살려 특강을 개설해 왔으며, 학부생들은 컴퓨터 관련 수업의 실습 조교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지역의 과학고인 경북과학고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봉사 이상의 활동은 지금까지 크게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번 경북과학고의 확장 이전에 맞춰 우리대학이 조직적 체계적인 교육 및 연구 지원계획을 세우고 적극적인 연계 교육에 나선다면, 몇 년 내로 우리대학은 체계적인 고교, 학부, 대학원 연계 교육을 본격적으로 실시하는 국내 유일의 대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미 일부 대학이 부속 고등학교와 부설 영재학교 등을 가지고 있으나 해당 고교가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와 동떨어진 사범대학에 속해 있거나 지역적으로 대학과 지나치게 떨어져 있어 사실상 독립적인 교육 및 연구 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두 학교의 협력은 특히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연계 교육이기에 궁극적으로는 국제적 연구 인력의 양성이라는 우리대학의 건학 이념을 구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어떤 어려움도 지역사회의 기대를 압력으로 삼아 두 학교 간의 협의를 통해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적극적인 활동을 지속해서 추진한다면 그 성공의 역사는 이미 예정돼 있다고 하겠다. 
대학의 보직교수들과 직원들은 경북과학고와의 연계 교육을 위한 우리 구성원의 여러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안을 점검해야 할 것이며 우리 구성원들은 이러한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지역과 대학이 인재 양성이라는 공동목표 하에 성공적으로 협력한 모델을 국가와 사회 앞에 자랑스럽게 제시할 수 있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