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시대, 카풀은 왜 안 되나요?
공유경제 시대, 카풀은 왜 안 되나요?
  • 김영현 기자
  • 승인 2019.02.28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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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카풀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건 택시(출처: 연합뉴스TV)
▲카카오 카풀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건 택시(출처: 연합뉴스TV)

지난 16일부터 서울시는 택시비 기본요금을 기존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약 26%, 야간할증은 ‘3,600원’에서 ‘4,600원’으로 약 27%가량 조정했다. 이 같은 대대적인 택시요금 조정은 5년 만에 일어난 것으로 물가상승과 최저임금상승을 고려하면 인상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택시업계의 반대로 카카오 카풀이 중단된 시점에서 많은 소비자는 이와 같은 인상에 큰 불만을 표하고 있다.

카풀은 비슷한 목적지로 향하는 사람들이 차를 공유하는 서비스를 뜻하며, 몇몇 외국에서는 그랩, 우버와 같은 앱을 통해 활발히 소비되고 있다. 카풀은 택시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이동할 수 있고, 교통체증과 환경오염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몇 년 전부터 주목되기 시작했다. 카카오에서는 이런 장점을 극대화해 우리나라에서 카풀서비스를 보편화하기 위한 카카오 카풀 앱을 개발했지만, 이를 상용화하는 과정에 택시기사들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혀 중단됐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 제1항에는 ‘자가용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해서는 아니 되며, 누구든지 이를 알선해서는 아니 된다’라고 기재돼있다. 하지만 단서조항에는 △출퇴근 때 △천재지변 △긴급수송 △교육목적 등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허용된다고 말하고 있다. 카풀업계에서는 위의 단서조항을 근거로 출퇴근 시간은 사람마다 유동적이기 때문에 24시간 카풀을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택시기사들은 택시를 잡기 힘든 보편적인 출퇴근 시간에 카풀을 허용하는 것은 찬성할 수 있지만, 그 외 시간에 이를 허용하는 것은 택시기사들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문제라며 반박했다.

카풀업계에서는 외국 카풀서비스들을 예시로 사용해 카풀의 편리성을 강조하기도 했는데, 사실 카풀이 활발히 이용되고 있는 다른 나라는 우리나라만큼 택시가 보편화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적절치 않은 예시이다. 2018년 11월 30일 기준으로 우리나라 택시기사는 269,378명에 달한다. 이렇게 택시기사 수가 많고, 서울 같은 대도시에는 택시가 집중돼 과포화 상태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현 상황은 카풀이 도입되기에는 조금 적절치 않은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많은 국민들은 카풀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인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한 달 택시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찬성 의견이 약 59.2%, 반대 의견이 약 12.5%로 찬성이 반대에 비해 많았다. 이런 결과의 이유는 서울시의 ‘최근 5년간 택시 불편 민원신고의 유형별 현황’ 자료를 통해 짐작할 수 있는데, 자료에 의하면 △불친절 △승차 거부 △부당요금 징수 순으로 민원접수가 많았다. 이에 대해 택시기사들은 근로환경의 열악함을 피력했다. 택시기사 수가 너무 많고 승객은 한정돼 있다 보니 아무리 장시간 일해도 일한 시간만큼의 최저임금보다 더 적게 버는 경우가 허다하다. 더구나 법인택시의 경우에는 매일 일정 금액의 사납금을 내야 하므로 어떻게든 사납금 액수 이상을 벌기 위해 장거리 고객만을 선호하게 돼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 현 실정이다. 또 택시기사들의 평균 나이가 다른 직업들보다 고령인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노동이 불가피해 더 힘들다고 말하며 택시기사의 근로환경 개선이 급선무라는 의견을 전했다. 상황이 이런데 카풀이 상용화된다면 지금도 먹고살기 힘든 30만 명에 달하는 택시기사들의 생활은 어떻게 할 것이냐며 정부와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현재는 카카오 카풀이 무산됐지만 계속해서 카풀의 상용화에 대한 논의는 계속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택시기사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소비자들도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택시기사들의 근로환경과 처우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해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또한 카풀이 범죄 용도로 사용되지 않도록 관련법을 규정하고, 카풀 드라이버 등록 절차도 꼼꼼하게 손봐야 할 것이다. 

바야흐로 공유경제를 표방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자칫 잘못해 공유경제를 표방했던 사업이 대기업만 수수료로 막대한 돈을 얻고, 소비자는 오히려 피해를 보는 상황이 되지 않게 충분한 논의와 타협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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