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도 ‘여장’을 한다
여자도 ‘여장’을 한다
  • 김주희 기자
  • 승인 2019.02.28 0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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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코일기 / 2019.02.26 출간 / 작가 : 작가1
탈코일기 / 2019.02.26 출간 / 작가 : 작가1

코르셋(Corset)이란 가슴부터 엉덩이 위까지, 배와 허리를 졸라매어 체형을 보정하거나 교정하기 위해 착용하는 여성용 속옷을 말한다. 최근 들어 쓰이는 코르셋이란 용어는 사회적 의미로 사회 구조적인 측면에서 여성에게 사회적인 ‘여성성’을 따를 것을 강요하거나, 이를 무의식적으로 당연시하도록 하는 것으로 뜻이 확장됐다.
‘오늘은 오전 수업 없으니까 1시간 전에 일어나서 씻고 옷 고르고 머리 드라이하고 입술 바르고 나가야지’, ‘니트랑 치마를 샀는데 어울리는 가방이랑 신발이 없네’, ‘나는 턱이랑 다리만 좀 고치면 더 예뻐질 텐데’
위에 있는 말들은 내가 지난 1학기 때 일상적으로 했던 생각들을 나타낸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평범하게 살아온 나는, 분홍색만을 좋아하진 않지만 예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저체중이었던 때에도 허벅지에 있는 살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밥을 굶던 아이였다. 이렇게 주체적 코르셋을 나 자신에게 씌우면서도, 여자는 예뻐야 한다는 생각이나 성 상품화에 대해서는 강력히 반대했다. 하지만 입술을 좋아하는 색으로 칠하고, 춥고 불편해도 예쁜 치마를 입는 나의 모습은 내 가치관과는 모순돼 보였다. 그래서 나는, 천천히 하나씩 코르셋을 버리기 시작했다.
나는 대단한 여성주의자가 아니다. 오히려 나는 아직도 코르셋을 벗지 못한 채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탈코르셋을 한 주인공과 코르셋의 존재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 하는 주인공의 친구가 살아가는 삶을 담은, 내가 살아가는 삶과 비슷한 모습을 그린 만화를 통해 코르셋의 실체를 더욱 뚜렷이 직시할 수 있었다. 또한, 외모에 대한 코르셋을 완벽히 벗어 던질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훗날 ‘인간’으로서의 나의 모습으로 살게 될 때, 이 모든 것이 나였다는 것을 부정하진 않겠지만 다시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멍청했던 과거로 남을 것이다.
작가는 이 만화에 ‘보이는 자에서 보는 자로 가기위한 여정’을 담고, 약자를 잡아먹은 ‘예쁜 허상’과 코르셋의 거대한 구조를 비췄다고 말한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을 죄어 오는 코르셋의 줄을 끊고, 온전히 자기 자신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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