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밖의 핵폐기장 유치지역은···
그밖의 핵폐기장 유치지역은···
  • 기석 기자
  • 승인 2004.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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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곳 모두 난항···단기간 해결 힘들듯
핵 폐기장 유치 신청을 한 곳은 부안의 위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위도말고도 7개 시, 군의 10개 지역이 있다. 군산의 소룡동과 옥도면, 장흥의 용산면, 영광 홍농읍, 완도 생일면, 고창 해리면, 울진 기성면과 근남면, 북면, 강화의 서도면이다. 이들 지역에서도 부안과 마찬가지로 반핵 시위가 일어났었다.

강화군에서는 가톨릭환경연대와 인천녹색연합 등이 “서도는 11개 유치 신청 지역 중 핵발전소와 가장 멀리 위치하고 있어 폐기물 수송과정에서 위험성이 존재하며 서도 일대가 천연기념물 저어새 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생태적으로 보전되어야 할 곳”이라는 근거를 들어 반핵운동을 계속 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핵 정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제2의 굴업도 투쟁을 할 각오로 강경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지역에 3곳을 유치신청 한 울진군 역시 반대의 목소리가 크다. ‘울진 핵폐기장 반대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를 포함한 반핵단체는 1996년 이후부터 산업자원부장관으로부터 “울진에는 핵폐기장을 절대로 건설하지 않겠다”는 답신을 3차례 이상 받았다. 투쟁위는 만약 산자부가 울진을 핵폐기장 건설 예정지에 포함시킬 경우 행정소송뿐만 아니라 물리적 투쟁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특히 울진은 근래 잇단 지진으로 지반의 안전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반대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이밖에도 영광, 완도, 장흥의 세 지역이 유치 신청지로 등록된 전라남도의 경우 3개 지역의 반핵단체들이 모여 핵폐기장 유치 결사 반대를 위해 공동투쟁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공동투쟁을 약속하기 이전에도 산자부를 방문하여 국민적 합의기구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하였다. 군산 역시 ‘군산참자치심연대’ 등의 시민단체들이 반핵운동을 펴기 위해 세력 규합에 나섰고, 고창군 또한 군의원 14명 중 11명이 반대 의사가 있는 것으로 밝혔다.

8군데의 핵폐기장 예정지 중에서 영광은 울진과 함께 핵발전소가 위치해 있는 곳이다. 원전이 들어선 영광 홍농읍 성산리의 상업은 이미 정지상태이다. 원전에서 들려오는 증기 배출음은 주민생활에 큰 불편을 주었고 배출되는 온배수는 해수의 온도를 상승시켜 관광업과 어업에 큰 피해를 입혔다. 작년 12월 27일, 영광원전 5호기에서 극소량의 방사능이 제한구역 밖으로 유출되었다는 뉴스 보도 이후 영광 홍농읍 계마리 주민들은 더욱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계마리 소재 가마미 해변은 관광객의 발길이 완전히 끊어졌으며 이곳에서 잡힌 어패류는 어디에서도 거래가 되지 않는다.

부안에서 올해 2월14일에 핵폐기장 유치에 대한 찬반 주민투표가 있었다. 주민투표란 주민투표법과 표준안에 따르면 구·읍·면·동의 명칭이나 구역 변경, 주요 공공시설의 설치와 관리, 지방채 발행, 민간투자사업 실시, 주민의 복리·안정 등에 중대 영향을 미치는 결정사항 등에 대하여 만20세 이상의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투표이다. 주민투표법에는 직접적인 법적 효력은 없으나 1996년 8월 4일 일본의 니이카타 현의 마키 정(町)에서 실시된 주민투표법의 결과로 원자력 발전소 건설 안건이 폐지된 예가 있다.

핵폐기장 유치 신청을 한 지역은 부안을 포함한 8개 지역이다. 이 중 부안은 반발이 거세고 강화, 장흥, 영광, 완도, 고창과 울진의 6개 지역은 유치 신청을 취소하였으므로 현재로서는 군산이 핵폐기장 건설 유력지로 꼽히고 있으나, 군산시장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아 새로운 유치지역 선정은 계속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