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오!’, 영화관에서 떼창을
‘에~오!’, 영화관에서 떼창을
  • 정유진 기자
  • 승인 2018.12.12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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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메가박스 코엑스장에서 열린 '보헤미안 랩소디' 메모리얼 싱어롱 상영회 모습(출처: 메가박스)
지난달 24일, 메가박스 코엑스장에서 열린 '보헤미안 랩소디' 메모리얼 싱어롱 상영회 모습(출처: 메가박스)

 

‘We will, we will rock you!’, 노래에 맞춰 손뼉 치고 객석마다 응원 도구가 가득한 이곳은 콘서트장이 아닌 영화관이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상영관에서는 영화 속 음악을 따라 부르는 관객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영화관에서 노래를 부르면 관람 예절에 어긋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일반 상영관에서는 다른 관객의 관람을 방해하므로 노래를 부르면 안 된다. 그러나 싱어롱(Singalong) 상영관에서는 가능하다. 싱어롱은 함께 노래 부르는 모임을 뜻한다. 싱어롱 상영관에서 관객들은 영화를 조용히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를 부르고 손뼉을 치며 영화 속 음악을 즐긴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밴드 ‘Queen’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로, 총관객 700만 명을 넘기며 흥행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개봉 전, 10월 24일 이벤트성으로 진행된 싱어롱 시사회에서 관객들이 떼창을 즐겼다. 이는 개봉 후, 관객들의 싱어롱 상영 요청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5일, 이십세기폭스코리아는 6일부터 이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싱어롱 버전 상영에서는 △‘Bohemian Rhapsody’ △‘We Are The Champions’ △‘We Will Rock You’ 등 9개 곡에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도록 가사를 삽입한 영화가 영사됐다. 관객들은 싱어롱 상영관에 마이크와 탬버린을 챙겨가는가 하면, 프레디 머큐리 코스프레를 하고 오기도 했다. CGV리서치센터에 따르면 10월 31일부터 지난달 18일까지, 전체 사운드X의 좌석 점유율은 54.2%였다. 이에 싱어롱을 더했을 때, 좌석 점유율이 91.6%까지 올랐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 영화는 싱어롱 상영으로 오랫동안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통해 싱어롱이 대중들에게 알려졌지만, 이전에도 싱어롱 상영을 한 영화는 있었다. 밴드 ‘ABBA’의 노래를 전면에 내세운 음악 영화 ‘맘마미아!’도 그중 하나이다. 이는 영화사가 아닌 개인 영화 팬의 기획으로 진행돼 다른 싱어롱 상영보다 소규모로 열렸다. 그러나 팬이 직접 마련한 자리인 만큼 관객들의 열기는 매우 뜨거웠다. 팬들은 직접 스티커와 포토카드 등 굿즈(Goods)를 나누고, 야광봉을 들고 오는 등 팬 문화를 즐겼다. 지난 8월에는 ‘맘마미아! 2’ 개봉을 기념해 극 중 ‘Dancing Queen’ 싱어롱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기도 했다.
국내 첫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도 싱어롱 상영을 진행했다. 900만 관객 돌파 기념 이벤트로 상영됐다가, 당시 이벤트에 참여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요청이 잇따르자 정식 상영을 결정했다. 싱어롱 버전에는 △‘Let It Go’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 등 큰 사랑을 받은 OST의 반주가 흘러나왔다. 자막에는 눈꽃 모양으로 박자가 표시돼 영화 분위기를 살렸다. 관객이 ‘Let It Go’ 중 엘사가 얼음 계단을 만들고 뛰어 올라가는 장면을 따라 하는 등 유쾌한 싱어롱 상영이 이뤄졌다. 이외에도 영화 ‘라라랜드’와 ‘미녀와 야수’가 충무로뮤지컬영화제의 프로그램을 통해 싱어롱 상영을 선보였다. 싱어롱 상영은 지난 7일 개봉한 영화 ‘트와이스랜드’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영화뿐만 아니라, 뮤지컬에도 싱어롱 열풍이 불고 있다. 이에 동참해 뮤지컬 ‘광화문 연가’는 관객들과 전 배우들이 함께 부르는 ‘싱어롱 커튼콜’을 진행한다. 뮤지컬 ‘난쟁이들’, ‘이블데드’ 또한 ‘싱어롱 데이’를 진행해 관객들과 특별한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다 같이 즐기는 모습을 상상하며 싱어롱 상영을 예매한 관객들이 실망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아직 영화관에서 노래를 부르는 문화가 생소한 탓이다. 막상 노래가 나오면 조용한 환경에서 한두 명만 노래를 부르는 등 노래와 소음 사이의 모호한 경계에서 관객 간의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 영화관에서는 조용히 해야 한다는 교양과 신나게 노래를 즐기고자 하는 상반된 두 분위기가 충돌하고 있다. 그러나 싱어롱 문화가 전파되며 이는 점차 자연스러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너 나 할 것 없이, 다양한 분야에서 관객과 소통하는 싱어롱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소통과 교감이 중요해진 현대 관람문화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영화관을 콘서트장으로 만드는 싱어롱 상영에 함께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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