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외환위기 속 우리의 모습
1997년, 외환위기 속 우리의 모습
  • 장호중 기자
  • 승인 2018.12.12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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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의 날> 2018.11.28 개봉 / 감독: 최국희 / 주연: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 선진국 그룹 OECD 가입, 경제 성장률 최대치 기록. ‘아시아의 네 마리 용’에 등극하며, 최고의 경제 호황을 누리던 1997년, 하루아침에 대한민국이 무너져 내렸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외환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구(이하 IMF)와의 협상을 위한 비공개 대책팀이 있었다는 한 줄의 기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영화는 외환위기가 한국을 강타하기 일주일 전,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 분)에서 시작한다. 영화에서는 크게 3개의 줄거리가 평행을 이루며 진행된다. △경제 위기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한시현과 그에 대립하는 재정국 차관(조우진 분) △위기를 예견하고 위기에 투자하는 금융맨 윤정학(유아인 분) △가족과 공장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중소기업 사장 갑수(허준호 분)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고 완벽하게 편집된 세 갈래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마치 내가 신이 돼 그 사태를 직접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그 당시 실제 TV에 방영됐던 뉴스나 영상, 신문 기사 등은 사태의 비극성을 보다 사실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최고의 장치였다.
이 영화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지나치게 이분법적으로 나뉘어버린 선악 구조이다. 한시현은 △정부 △IMF △미국이라는 악으로부터 국민을 지키기 위해 힘쓰는 절대선으로 표현된다. 반면, 감독에 의해 의도적으로 국가 경제 위기의 원인이자 부정부패의 집합체로 표현된 재정국 차관은 절대악으로 설정된다. 게다가 갑수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연출함으로써, 관객들의 응원은 절대선을 향해, 분노는 절대악을 향하게 한다. 이 영화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관객이 감독의 생각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보다는 자발적인 사고를 하는 주체로 만들어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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