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벤처 CEO에게 듣는다
[인터뷰] 벤처 CEO에게 듣는다
  • 이현준 기자
  • 승인 2004.05.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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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창업, 기술력만으로 성공할순 없어”
우리대학 창업보육센터와 전자전기공학과에서 공동 주관한 제1회 ‘POSTECH 벤처포럼’ 강연자로 나선 양덕준 (주)레인콤 CEO를 만나 이공계인의 벤처설립에 대한 얘기를 들어 보았다.

보통 벤처의 성공확률은 천분의 일이라고 할 정도로 매우 낮은데, 안정된 직장이 있었음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벤처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 나름대로 디지털 쪽에서 큰 변화가 오리라고 예감을 했다. 나뿐만 아니라 같이 창업을 했던 직원들도 이에 공감하고 이 기회를 놓치지 말자는 생각이 강했다. 당시 젊은 직원들이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에 쉽게 공감하고 창업을 할 수 있었다.

벤처 창업의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 대기업에서 근무할 때와 비교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역시 돈과 사람이다. 대기업에 있을 때는 가장 걱정이 없던 부분이 돈과 사람이었지만, 막상 창업을 해보니 이 두가지가 가장 절실했다. 창업 초기에는 몇 명의 핵심인력만이 필요했지만, 나중에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인력 구하기가 생각 외로 힘들어서 고생을 많이 했다.

80년대 후반부터 벤처 캐피탈이 시작된 것으로 아는데, 그 도움은 받을 수 없었나

- 벤처 캐피탈의 지원은 받을 수 없었다. 쉽게 받는 사람은 쉽게 받았었겠지만, MP3 CD player생산을 굴뚝산업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서 투자를 쉽게 받을 수 없었다. 그래서 홍콩의 기업에서 투자를 받았는데, 그 기업은 투자 한번 잘해서 나중에 기업 자산보다 레인콤에서 얻은 투자 이익이 더 많을 정도로 성공했다.(웃음)

보통 이공계 출신이 벤처를 설립하면 경영의 문제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나는 이공계 출신이 경영의 전반까지 꼭 모두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벤처 CEO는 산업의 흐름과 시대의 변화에 대해서만 알고 기본적인 자금흐름만 알면 되지 모든 사항에 대해서 그렇게 잘 알 필요는 없다. 레인콤의 경우에도 창업 초기에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연봉을 주고 유능한 CFO를 영입했다. 혼자 하려고 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꾸려나가려고 생각해야 한다.

벤처에서 기술력과 경영전략의 비중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

- 한국의 경우에는 벤처가 왜곡되어 있는 경향이 있다. 기술 90%에 경영이 10%라고 생각하는 현재의 벤처설립 관례로는 상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어렵고, 성공한 벤처가 나오기 어렵다. 아이리버의 경우에도 초기에 외부 브랜드를 쓰다가 성공하려면 독자 브랜드를 써야 한다는 생각에 독자 브랜드 확립에 힘썼다. 또 온라인에서 얼리어댑터(early adopter)들을 공략하고 게시판을 상시 운영해 입소문을 퍼뜨리는데 힘썼고, 계속 시장에 화두를 던지기 위해서 후기 상품을 준비했다. 초기에 광고에 쓸 돈이 없어 마련한 궁여지책인데, 다행이 맞아 떨어졌다. 마케팅에 대한 이 정도의 고민없이 기술력만 가지고 벤처를 시작한다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벤처 CEO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벤처는 물론 실패 확률이 크다. 하지만 지금의 생각으로는 좀 더 일찍 창업하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될 정도이다. 벤처를 하면서 중요한 것은 역시 말 그대로 벤처, 즉 모험정신이다. 모든 일이 마찬가지이지만 두려워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또 자신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자신에게 부족한 것은 남에게서 얻으면 된다. 충분한 준비와 산업에 대한 흐름만 제대로 파악한다면 벤처 성공도 결코 요원한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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