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고 불편한 대강당, 조금씩 변화하는 중일까
낡고 불편한 대강당, 조금씩 변화하는 중일까
  • 권재영, 이신범 기자
  • 승인 2018.11.2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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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의 최고 공연장, 대강당
무은재기념관 앞 광장, 우리대학 중심지에 버젓이 자리하고 있는 대강당은 대학 공연·강연장 중 가장 큰 무대와 많은 객석을 보유하고 있다. 대강당은 현재 외부 공연은 물론 우리대학 동아리들이 음악과 춤, 이야기를 동반한 각종 공연으로 대학 생활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총무팀 통계자료에 따르면 대강당 사용 빈도는 연간 120회로, 1년간 대강당을 이용하는 인원은 총 100,000명에 이른다. 학년당 300명 남짓한 작은 학교에서 이 정도의 사용량을 자랑하는 대강당은 가히 우리대학 최고 공연장이라고 부를 만하다.

화려한 조명과 음향을 자랑했던 대강당(출처: Postech Web Gallery)

 

대강당은 지금?
개교기념일인 다음 달 3일, 개관 32주년을 맞아 우리대학과 긴 시간 함께해 오고 있는 대강당은 여전히 건재할까? 취재 결과, 오랜 세월 동안 많이 낡아버린 대강당은 시설에 크고 작은 문제가 많다는 점이 밝혀졌다. 현재 단연 크게 떠오른 문제는 무대장비의 고장 및 노후화다. 20년간 교체되지 않은 노후장비들이 속속 문제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공연 동아리를 비롯한 학생단체가 대강당을 사용할 시 많은 애로사항이 따른다. 노후화된 각종 시설로 인해 공연 도중에 갑자기 소리가 나오지 않거나, 조명이 켜지지 않는 등 공연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본지에서는 대강당 시설 노후 및 대강당 사용 문제와 앞으로의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묻기 위해 총무팀을 직접 찾았다. 대강당 관리 담당자인 총무팀 김필진 씨와 송광영 총무팀장이 인터뷰에 응했다.

낡은 시설과 전자 장비
먼저 대강당 시설이 언제부터 고장 나 있었는지를 묻자, 총무팀에서는 특별한 원인이 있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장 시기를 정확히 판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필진 씨는 오랜 세월로 인해 노후화된 장비들이 올해 들어 속속 말썽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필진 씨는 “전자장비의 경우 내용연수가 5년이다. 길면 7~8년 정도의 수명이고, 수명이 다한 장비는 교체해 주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총 82개에 이르는 대강당 내 전자장비 중 최종 교체 후 10년 이상이 지난 장비는 51개(62.2%)이며, 20년 이상 지난 장비 또한 28개(34.1%)로 적지 않은 수를 차지했다. 낡은 장비를 교체하지 않고 지금껏 사용하고 있는 주된 원인에 대해서 김필진 씨와 송 팀장은 “예산 부족으로 인해 어쩔 수 없다”라며 입을 모았다. 송 팀장은 전반적인 공사에는 예산이 많이 소모되지만, 대강당 시설에는 분명 교체가 필요한 부분이 많다며 장기적인 시설 개선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열악한 대강당 시설의 일례로 조명 문제를 살펴보자. 최근 몇 달간 대강당 무대조명의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지난 5월에 총무팀에서 파악한 바로는 무대조명 절반 이상이 고장 나 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특히, 최근 열린 슈투트가르트대-포스텍 합동연주회와 같은 주요 외부 행사들의 경우 대강당 자체 조명을 사용하지 않고 외부 업체에서 조명을 빌려 사용해야만 했을 정도였다. 이에 대해 송 팀장은 현재 조명시설 관련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시설이) 완전히 갖추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연에 필요한 기본적인 무대조명 교체가 이번 달 말에 완료되기 때문에, 다음 달부터는 어느 정도 대강당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사용영역별 대강당 노후설비 비중

시설 관리와 개선
노후화된 시설에 대한 관리방법을 묻자 송 팀장은 “대강당을 항상,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총무팀의 주요 업무 중 하나”라며 지장이 있는 시설은 발견하는 즉시 최대한 빠르게 수리하는 것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현재 사용에 지장이 있는 대강당 시설들의 수리 계획에 관해서는, 예산 부족으로 인해 공연에 필수적인 조명과 음향만 수리 및 보수했다며 추후 전반적인 시스템을 손볼 계획이라고 답했다. 교체 혹은 정비를 계획 중인 시설에는 △조명설비 △음향반사판 △음향 장치 △노후화된 객석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대강당의 거의 모든 부분에 대한 공사가 요구되는 만큼, 이에는 앞으로 많은 시간과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적인 대강당 사용을 위해서는 앞선 대강당 사용자들의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조명, 음향 등의 전자장비는 연식이 오래될수록 오작동 및 누전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노후시설로 인해 하나의 실수도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전반적인 시설이 새로 정비되기 전까지는 사용자들이 전자장비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조심스럽게 사용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어 보인다.

대강당 사용 수칙
한편, 대학 구성원들이 대강당을 조금 더 편리하게 사용하면 좋겠다는 의견에 대해서 송 팀장은 “학생들이 문화 활동을 위해 대강당을 사용하는 것은 충분히 동감하는 내용이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행보다 대강당 사용의 편의성이 개선됐으면 좋겠다는 동아리연합회의 의견과 대강당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설비들이 잘 관리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총무팀의 이해관계가 절충안을 찾아간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동아리연합회와 총무팀은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대강당 사용을 돕고, 기존에 있었던 대강당 사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대강당 사용 수칙’을 만들었다. ‘대강당 사용 수칙’에 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학의 대강당 및 정통연 중강당 사용에 대해 대학에서는 POVIS를 통해 예약정보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자체적으로 사용 일정을 조정해 강당사용신청을 한다. 또한, 사용자는 사용계획에 근거해 ‘시설이용신청서’를 작성해 학생지원팀으로 제출해야 한다.
학생지원팀 담당자는 시설이용신청서를 접수해 승인하고, 총무팀에 관련 내용을 전달한다. 총무팀 강당관리자는 예약 신청한 사항에 대해 특별한 사정(외부 행사 및 교내 강연)이 없는 한 즉시 승인하고 통보한다. 이후, 사용자는 강당사용 확인서를 작성해 총무팀에 제출하고 강당사용에 대한 안내와 사용자 교육을 받아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한다.
강당 시설(장비)의 경우 총무팀 관리자와 협의를 통해 그 이용범위를 정해 사용할 수 있다. 강당 사용자는 각종 행사를 종료한 후, 반드시 뒷정리를 하고 사용 중 이상이 생긴 설비에 대해서는 강당관리자에게 즉각 보고한다. 사용자가 고의로 강당 시설(장비)을 파손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용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 원칙이기에 불이익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송 팀장은 “향후 강당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강당 사용수칙과 프로세스에 대해 동아리연합회장과 수차례 논의했다. 대강당 사용 수칙을 100% 반영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강당 관리자라고 해서 대강당에 상주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늦은 시간에 대강당을 사용하며 음향, 조명, 냉난방 등을 스스로 관리할 일이 생길 것이다”라며 대강당 사용에 있어 학생들의 편의, 안정적인 장비 관리를 위해 대강당 이용자들이 장비 사용에 숙련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송 팀장은 “앞으로 대강당 사용 수칙이 공식적으로 사용된다면, 동아리를 대상으로 정기 설명회를 개최하겠다. 또한 대강당 사용 매뉴얼을 제작 및 배포해 담당자의 부재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게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원활한 대강당 사용을 위해서는
송 팀장은 대강당을 사용하는 학생들에게 특별히 바라는 점이 있냐는 질문에 “우리가 학생들에게 바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을 믿고 대강당 사용을 자유롭게 맡기는 만큼, 학생들이 새로운 절차에 충분히 잘 따른다면 그걸로 만족한다는 의미였다. 동아리연합회와 총무팀이 협의해 대강당 사용 수칙까지 설립한 상태이므로, 학생은 대강당을 안전하게 사용한 뒤 다음 이용자가 불편하지 않게끔 정리정돈만 잘 해 준다면 이용자의 의무는 다한 셈이다. 이제는 대강당 시설 개선에 대한 학교 측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