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삶을 지향하는 것의 중요성
자유로운 삶을 지향하는 것의 중요성
  • 김기환 / 기계 15
  • 승인 2018.11.2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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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은 철학자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의 저서인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 나오는 구절이다. 그녀는 아돌프 아이히만(Adolf Eichmann)에 대해 저서에서 “그는 아주 근면한 인간이며, 근면성 자체는 절대 범죄가 아니지만, 그가 유죄인 명백한 이유는 아무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처지를 생각할 줄 모르는 생각의 무능은 말하기의 무능을 낳고 행동의 무능을 낳는다”라고 말했다. 아이히만이 실제로 어떤 사람이었는가에 대한 논쟁은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 자체에는 공감하기 어렵지 않다. 악이 절대적이고 먼 것이 아니며, 우리가 스스로 하는 일에 대해 충분히 사고하지 않는다면 모두가 악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악의 평범성’이 모두가 악을 저지를 수 있다고 해서 악을 정당화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악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우리가 노력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스스로 자유로워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유를 ‘외적 구속과 억압의 부재 상태’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소극적 의미의 자유로, 더 나아가 적극적 의미의 자유를 지향해야 한다. 즉, 법적 규제나 외부의 권위뿐 아니라, 사회적 통념이나 편견, 오래된 관성과 도덕, 익숙해진 습관을 맹목적으로 내면화하지 않고 매 순간 자기 생각과 행동과 삶의 주체로 살아가야 한다. 또한, 자기 자신의 반성적 사유에 기초해 가치 있다고 판단한 것을 성취하고 갖춰야 한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권력은 개인의 신체와 행위를 사회적 기준, 가치, 규범에 맞추도록 조절하고 통제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는 권력이 권력 관계 또는 권력 망으로 존재하며 규율 권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권력은 사회 속에서 구성원을 유능하게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권력에 복종하는 주체가 되도록 한다. 이렇기에 우리가 자유를 추구하는 것은 어렵다.
우리가 자유로운 삶을 누리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 사유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선택과 판단, 행위를 합리화하지 않고 객관적인 거리를 둬 문제시할 줄 아는 합리적인 사고과정과 자신의 선택과 판단, 행위로 인한 자기실현의 가능성, 그리고 타인과 사회에 미칠 영향력을 숙고하는 반성적·자기성찰적인 태도를 갖춰야 한다. 두 번째로, 용기가 필요하다. 오래된 습관과 관행, 사회적 고정관념이 내 삶을 지배하려는 힘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익숙함과 편안함, 이기적인 욕망, 일시적인 쾌락과 같은 많은 유혹을 벗어나야 한다. 따라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용기가 필요하며 용기의 대가로 자기실현을 이룰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문학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상상력은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현상이나 사물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그려보는 능력이다. 인문학적 상상력은 매 순간 자기 생각과 행동과 삶의 주체로 살아가는 ‘나’의 존재를 상상하는 힘으로써, 경험하지 못한 타자의 입장과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나아가 다양한 가치관과 삶의 방식이 공존하는 사회의 실현을 꿈꾸는 능력이다. 이 능력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유일무이함과 무한한 가능성을 깨닫고, 이전에 미처 지각하지 못했던 현상을 보고 이해하지 못했던 현상들을 이해하게 되며, 겪어 보지 못한 타인의 경험에도 공감할 수 있다.
자유로운 삶은 우리가 스스로 자기 자신을 지배하고 다스리는 관계를 확립한 것이다. 사유하는 능력, 용기 그리고 인문학적 상상력을 갖춰 모두가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되고 사회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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