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 가격 폭등과 철강산업
국제 원자재 가격 폭등과 철강산업
  • 이현준 기자
  • 승인 2004.04.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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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원자재 공급원 확보와 비축량 늘려야
‘원자재 블랙홀’로 떠오른 중국

최근 원재료와 중간재, 연료 등의 원자재 가격이 계속 상승하면서 지난 3월, 정부가 ‘원자재 수급안정을 위한 장단기 대책’까지 발표하는 등 국제 원자재 가격변동에 따른 공급불안이 우리 경제의 큰 골치거리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원자재 가격 폭등에는 일본과 유럽에서의 환율 불안, 이라크에서의 전쟁과 OPEC의 원유 감산에 따른 유가 상승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였지만, 단순 원재료 수출국에서 거대한 원자재 소비국으로 변모한 중국의 변신이 기인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체 세계경제에서 4%의 비중을 차지한데 비해 철강·시멘트 등 원자재 소비비중은 30~40%나 달해, 중국은 ‘국제 경제의 원자재 블랙홀’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게 되었다. 이는 매년 7~9%에 달하는 중국의 엄청난 경제 성장률과 이에 따른 산업구조의 고도화가 중국 내의 원자재 소비증가율을 빠른 속도로 높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한해만해도 철강겱첩璇츃알루미늄 가공산업 등에 투자가 100%나 급증하면서 중국의 제조업은 80년대 이후에 또다시 호황을 맞고 있다. 또, 선진국에 비해서 산업화의 과정이 늦었기 때문에 전반적인 산업에서의 에너지 소비와 원자재 소비에 있어서 효율 자체가 떨어진다는 것도 중국이 ‘원자재 블랙홀’이 된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제10기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현재의 성장 일변도의 경제 목표를 수정하여 2004년의 경제 성장률을 2003년의 9.1% 보다 하향조정하여 7.0%로 잡고, 지역간 균형성장을 목표로 세우고 이를 위해서 원자재 및 에너지 다소비형의 비효율적 경제구조를 개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서방식 사유재산 보호를 인정하는 헌법 수정안도 채택되면서 중국이 효율성과 자유를 중시하는 시장경제쪽으로의 변모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중국은 기업의 산업 신규진입 시의 원자재 및 에너지 소모기준 강화, 과잉 중복투자 억제를 위한 업종별 산업정책 계획, 공단정리 등 개발로 인한 토지난 방지, 대출억제, 조세우대 정책 남발 금지 등의 구체적 정책을 실시해 시장의존적인 경쟁체제로 유도해 갈 계획이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경제 성장률을 구가하고 있는 중국이 당분간은 국제 원자재 시장에 있어서의 불안요인으로서 계속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재 가격 폭등 경과와 그에 따른 파장

정부가 이번에 ‘원자재 수급안정을 위한 장단기 대책’을 발표한 것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예상외로 오래 이어져 우리 경제에 계속되는 큰 부담으로 작용해, 국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에까지 도달했음을 암시하고 있다.

실제로 산업자원부의 발표에 따르면 향후 3개월동안의 국내외 시장동향이 하반기 원자재 가격형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어 올해 상반기의 원자재 가격 분석마저도 정확히 해내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미국과 유럽겴瞿?등 선진국들의 경기회복과 환율, 중국의 경제정책을 주시하며 기다리는 수 밖에 뾰족한 방안을 찾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편, 이렇게 국제 원자재 가격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경제 각 부문에 걸쳐서 원자재 수급에 따른 영향을 적지않게 받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먼저 중간재 및 원료재 수입액 증가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철강산업 등 몇몇 가공산업들은 벌써 원자재 확보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3,4월중 SOC(사회간접자본) 공사에 필요한 철근의 수요량만해도 20만t 이상에 달하는데 1,2월동안 부족했던 철근의 양은 약 7만t에 달해 주택공급 등의 정부정책에도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또, 국제 원유가 상승은 추가 물가 상승마저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다. 보통 원유가가 10% 상승하면 생산자 물가 0.37%, 소비자 물가 0.22%상승이 불가피해 이대로 OPEC의 감산 조치가 지속된다면 하반기에는 물가 상승률에 추가적인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정부는 수시로 원자재 구입계약을 변경하거나 수의계약을 택할 수 있도록 국가계약법시행령을 개정해 건설업체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과, 카스피해 원유개발사업, 러시아 이르쿠츠크 가스전 사업, 광물 매장량이 높은 국가들과의 외교경로 확보 등 자원외교에 힘쓰기로 하는 방안 등을 골자로 하는 ‘원자재 수급안정을 위한 장단기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국제 시장에 있어서 아이러니하게도 점차 자유 무역이 확산됨과 동시에 ‘자원의 무기화’도 동시에 확장되고 있어서 국제 정세에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는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통로 확보와 동시에 원자재 비축량 증가와 효율적인 산업구조로의 유도정책도 함께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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