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사회로의 발걸음, 매장 내 일회용 컵 규제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발걸음, 매장 내 일회용 컵 규제
  • 장호중 기자
  • 승인 2018.11.07 1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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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시고 가세요? 아니면 나가서 드세요?” 카페를 자주 가는 사람에게는 최근 들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대사일 것이다. 지난 8월 2일 자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이른바 자원재활용법 10조에 근거해 환경부가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매장 내부에서의 일회용 용기 사용을 단속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매장 내부에서 손님은 일회용 용기 대신 머그잔이나 유리잔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됐다. 시행 3개월 차에 접어든 지금, 규제가 닥친 매장 내 분위기 변화는 어떤지, 기존의 우려들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보자.

 

No 플라스틱, No 일회용 컵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98.2kg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렇듯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으로 인한 환경 문제의 부각과 중국의 폐플라스틱 수입 금지가 맞물리면서 환경부가 카페와 패스트푸드점에 칼을 빼 든 것이다. 환경부는 자원재활용법 10조의 시행령 강화를 선언하며, 해당하는 매장 내에서 플라스틱 컵 사용을 금지했다.


시행령에 따라 담당 공무원들이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단속을 하는데, 단속기준은 △매장 내 다회용 컵 적정량 비치 확인 △주문 시 판매자의 테이크아웃 확인 여부 △매장 이용 시 다회용 컵 제공 알림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 금지이다. 아직 적발되거나 처벌을 받은 사례는 없지만, 이를 위반하면 △평상시 1회 이용 인원수 △객실과 객석의 총면적 △적발 횟수의 기준에 따라 최소 5만 원에서 최대 200만 원의 과태료가 사업장에 부과된다.
이에 카페에서는 머그잔과 유리잔 등을 꺼냈다. 카페 안에는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매장 내 일회용 컵(플라스틱 컵) 사용이 금지돼 있습니다’라는 문구의 포스터가 붙어있다. 테이크 아웃 손님에게만 플라스틱 컵을 제공하고 매장에서 조금이라도 머무는 손님에게는 머그잔을 제공한다. 잠시 매장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나가는 손님일지라도, 처음에는 머그잔을 사용하다가 나갈 때가 되면 일회용 용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많은 이들의 우려를 품고 시행된 정책이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위반 행위가 적발된 사례는 없었다. 규제는 매장 내 풍경을 바꿔 놓았고, 머그잔과 유리잔 사용은 우리들의 일상이 돼가고 있다.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 금지를 알리는 포스터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 금지를 알리는 포스터

 

일회용 컵 규제를 둘러싼 문제점


이런 제도 정착에 진통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시행 초기에는 일회용 용기를 요구하는 손님과 이를 거부할 수밖에 없는 점원 간 실랑이가 비일비재했다. 또 차별화 전략으로 독특하고 예쁜 머그잔을 준비한 카페 같은 경우에는 머그잔을 도난당하는 사건도 더러 발생해 머그잔에 도난 방지 문구가 새겨지기도 했다.


이런 문제들은 시행 초기 이후로 잦아들었지만, 그렇지 않은 문제들도 있다. 점원들의 늘어난 업무 부담이다.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사이트인 알바몬에서 카페 아르바이트생 1,09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87.2%가 ‘일회용 컵 규제 이후 일이 더 힘들어졌다’고 답했다. 인력은 그대로인데 설거지도 하면서 손님을 응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일일이 손님의 의사를 구두로 조사를 해야 하므로, 점심시간같이 바쁜 시간에는 주문이 밀리는 일도 많다고 한다.


카페 점주들도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바쁜 매장에서 머그잔을 사용하려면 식기세척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런 장비가 준비돼 있지 못한 매장이 많다. 있더라도 대형 세척기는 수도세와 세제값 등이 많이 나와 이 비용은 고스란히 점주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는 최저임금 인상 문제와 맞물려 점주들은 카페 내 인력을 증원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는 또다시 점원들의 업무 과중으로 이어진다.


그뿐만 아니라 머그잔을 씻는 데 사용하는 세제와 낭비되는 물로 인해서 정책의 실효성도 의심을 받는 상황이다. 심지어 매장에 머물다가 음료를 들고 나가는 손님의 경우, 머그잔과 일회용 컵을 모두 사용해 이중으로 낭비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지난 3개월을 돌아보면, 이번 규제는 절대 쉽지만은 않았지만, 우리 일상생활에 성공적으로 녹아들었다. 그리고 이번 규제를 시작으로 스타벅스의 종이 빨대나 엔제리너스커피의 리드 컵 등을 비롯한 기업들의 ‘노 플라스틱 정책’이 가속화된 것도 의미 있는 변화이다. 더 좋은 결실을 보아 우리나라가 친환경 국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인식 개선도 함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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