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나라도 같이 갈래?
이런 나라도 같이 갈래?
  • 이신범 기자
  • 승인 2018.11.0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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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백 / 2018.10.11 개봉 / 감독 : 이지원 / 주연 : 한지민, 김시아, 이희준
미쓰백 / 2018.10.11 개봉 / 감독 : 이지원 / 주연 : 한지민, 김시아, 이희준

 

낮에는 마사지숍, 추운 겨울날에는 손 세차장. 비좁고 가난한 달동네에서 아등바등 살아가는 백상아(한지민)의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순식간에 작품 속 세상에 빠져들게 한다.


김지은(김시아)은 게임중독인 아버지에, 계모 밑에서 학대를 받으며 살아가는 9살 꼬마이다.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화장실에 갇혀 야윈 몸, 수많은 구타로 몸에 새겨진 학대의 자국들은 아직도 한국 사회에 남아있는 아동학대의 현실을 보여준다.


대한민국의 아동학대는 2013년 6800건에서 2016년에는 19000건으로, 해가 지날수록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 중, 원가정 보호는 약 14000건으로, 73%에 달하는 아이들이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하고 학대를 당했던 가정의 품으로 다시 돌아간다. 이런 아동학대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필자는 영화 ‘미쓰백’은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된 ‘고발 영화’라고 생각한다.


‘미쓰백’은 작중 백상아가 자기 자신을 칭하는 별명이다. 술에 찌들어 밤이면 학대를 일삼았던 어머니에게서 도망친 그녀는, 세월이 지나서도 자신의 몸에 남아있는 학대의 흔적을 잊지 못한다. 지은이의 몸에 선명히 남아있는 학대의 자국과 백상아의 가슴에 찌든 지난날의 상처들이 겹쳐지면서, 그리고 아동학대의 이면들이 점점 드러나면서 영화는 극에 달한다.


지은이를 도와주고 싶지만, 보잘것없는 자신이 두려워 ‘나 같은 사람도 엄마가 될 수 있는 걸까요?’라고 되묻는 백상아. 이에 대한 답변은 영화 마지막, 백상아가 지은에게 묻는 말 한마디와 함께 관객들의 가슴속에 맺어진다.
“이런 나라도 같이 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