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도시를 향한 동행
미래도시를 향한 동행
  • 곽지영(산경) / 산학협력전담교수
  • 승인 2018.11.07 15: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 가을, 계절이 딱 이맘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연세대 국제캠퍼스 방문 일정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인천 송도로 향했다. 우리가 연세대와 개방 공유 협력을 추진하게 되었고 상견례를 겸해 첫 회의를 하기로 했다는 설명이었다.


그날을 기점으로 ‘미래도시’는 ‘바이오’와 함께 연구 분야 협력의 양대 축 중 하나로서, 우리대학과 연세대 간의 개방적 협력 노력의 선발대가 됐다. 그 후 몇 번의 회의를 더 거치며, 대학의 혁신에 대한 양 대학 총장님들의 의지에 참여 구성원들의 노력이 더해져, 처음의 그 생소해 보이던 주제는 몰라볼 만큼 구체화됐다. 협력의 범위도 점차 넓어져, 바이오와 미래도시 이외에도, 교무/학생, 에너지 소재, 블록체인 캠퍼스 등 여러 ‘분과’가 만들어지며, 분과 간에 경쟁이라도 하듯 빠른 진척을 보이기 시작했다.

 


협력의 이유: 미래도시의 가능성, 국가 차원의 대비는 충분한가?


미래도시 분과의 협력이 시작된 시점은 양 대학에 서로 비슷한 이름을 가진 연구소가 이제 막 출범한 상태였다. 연세대는 ‘미래도시와 사회 연구원’, 우리대학은 ‘미래도시 연구센터’로 이름이 서로 유사할 뿐 아니라, 각 대학 내 연구 역량을 집결하고 대외적으로 개방적 협력을 끌어내어 미래도시 분야의 실질적 연구개발 허브 역할을 표방한다는 면에서도 공통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건설환경공학, 도시공학, 건축공학, 정치학 등 기존의 도시 관련 분야를 중심으로 미래도시와 사회 연구원을 발족한 연세대 측에서는 미래도시의 발전 패러다임의 하나로서 스마트시티를 주목하게 됐다. 우리대학에서는 인공지능, IoT,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이 스마트시티 핵심기술로 주목받으면서, 가치창출대학을 표방한 우리대학 비전과 지역 협력 상생의 Univer+City 철학에 따라 스마트시티 연구가 시작됐다.


이렇듯 양 대학이 미래도시에 주목하는 이유는 서로 달랐으나, 양 대학이 미래도시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일에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하고, 양 대학 간 개방적 공유 협력을 통해 상호 보완적 역할을 함으로써 그 효과가 배가될 수 있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미래도시 분야 협력 전략과 단계별 목표는?
협력의 취지와 가치에 공감한 우리는, 이른 시일 안에 보다 실질적인 협력의 기대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에서 수시로 소통하며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다. 그 결과, 미래도시 분야 연구개발 협력을 통해 연구 시너지를 도모하고, 스마트시티 기술의 국가 경쟁력 향상에 기여한다는 목표 아래, 양 대학의 미래도시 분야 협력은 크게 3단계로 정의됐다.


2019년까지 1단계 협력에서는 양 대학 간 연구 현황 공유 및 교류를 목표로, 연 2회 ‘미래도시 연구 포럼’을 개최하기로 했다. 스마트시티 정책, 분야별 솔루션, 핵심 기술 관련 연구 현황 공유와 양 대학이 연구 협력 가능한 주제 발굴을 주된 내용으로, 2019년 1월 포항에서 제1회 미래도시 연구 포럼을 열고, 양 대학 연구진과 학생은 물론, 국토부, 지자체 관계자, 관련 기업 등을 초대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Smart City Summit Asia, 한국경영과학회에서 공동 세션을 진행하는 등 교류 협력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2020~2021년까지 2단계 협력에서는 실질적 공동 연구/과제 수행을 목표로, 분야별 공동 연구팀 구성 및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공동 연구 프로젝트의 예로는 스마트 에너지, 교통, 보안 등 데이터 기반 지능형 스마트시티 솔루션의 실험적 연구가 가능한 캠퍼스 규모의 마이크로 테스트베드 구축, 지자체 협력을 통해 연구 결과의 실증을 위한 시범 사업 공동 추진, 국토부, 과기정통부, 중기부 등 스마트시티 관련 연구개발 과제 공동 제안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2022년 이후 3단계 협력은 공동 연구/교육 센터 설립을 궁극적 목표로 잡았다. 과제 단위의 협력에서 나아가, 범국가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동 연구기반을 확보함으로써, 미래도시 관련 국내외 학계 전문가들 간의 학술 교류의 중심 역할, 스마트시티 평가 기준/지표, 기술 분야별 표준화를 비롯한 연구개발, 교육 및 사업화를 주도해 나간다는 목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지혜의 대륙 아프리카의 오랜 속담이다. 혼자 공부하고 혼자 일해도 성과가 나는 것은 단거리 경주일 때나 가능한 일이다. 멀리 달려야 하는 길에는 때론 동료로, 때론 경쟁자로 함께 뛰는 사람들과의 호흡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미래도시를 향한 먼 길, 그 긴 여정을 연세대와 함께할 수 있어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