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적인 게 뭐 어때서
내성적인 게 뭐 어때서
  • 김영현 기자
  • 승인 2018.11.0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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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들과 같이하는 것보다는 혼자 하는 것을 즐기고 ‘고독’의 시간이 꼭 필요한 내성적인 성격이다. 어렸을 때는 이런 내성적인 성격이 싫어서 일부러 다른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고 많은 도전을 했었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성격을 어느 정도 바꾼 것 같았으나 고등학교 때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아직도 나의 성격이 내성적이라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다. 친구들이나 룸메이트가 불편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기숙사 특성상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갖지 못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내 성격이 이상한 건 아닐까?’라고도 많이 생각했었다. 하지만 대학교 입학 전 한 TED 강연을 듣고 나는 내 성격을 이해하고 좋아하게 됐으며 굳이 고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음을 깨달았다. 그 강연은 ‘콰이어트’의 저자 수잔 케인의 ‘내성적인 사람들의 힘’이라는 제목의 강연이었는데 내성적인 성격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통념을 꼬집고 있었다. 우리 사회는 외향적인 성격을 칭송하며, 학교나 직장에서는 개인보다는 팀으로서의 협력을 중요시하고 사교적인 환경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믿는다. 하지만 연사는 그런 사회적 통념은 옳지 못하다고 하며 내향적인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고독’의 시간만 있다면 충분히 창의적이고 능력 있는 인재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결국 내성적인 것은 잘못이 아니며 외향적인 사람을 키우려는 사회의 분위기를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강연은 나에게 큰 용기를 줬다. 내성적인 것은 틀린 게 아니다. 그저 다른 사람들과 살아가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탁월한 리더가 된 사람도 많고 조용한 환경 속에 차분한 태도로 생각하는 내성적인 사람이 더 창의성이 높은 경우도 있다. 내성적인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으니 내 삶은 더 편안해졌다. 예전에는 외향적인 사람들을 보며 부러워했지만, 대학에 입학한 후 ‘내성적인 게 뭐 어때서’라는 생각으로 살아가니 그저 다른 성격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전혀 부러워하지 않게 됐다. 결국 나는 내성적인 성격을 갖고 그대로의 나로서 살아가고 있다.